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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암학회는 항암제 치료의 경우 일반적으로 암의 크기가 얼마나 작아졌는지를 보는 ‘축소율’을 효과판정의 기준으로 삼는다. 이를 4단계로 나눈다. ▲A : 종양이 축소되고 재발이 보이지 않음 ▲B : 종양의 크기와 전이 상태에 변함이 없음 ▲C : 종양이 조금씩 커지고 있지만 진행으로는 보이지 않음 ▲D : 치료와 관계없이 암이 진행하고 있음이다. 이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종양이 줄어들거나 최소한 더 커지지 않는 환자(A+B)가 134명으로 전체의 42%에 육박하는 결과를 보였다. 3기와 4기 암 환자만 따로 떼어 봐도 36%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았다.
요시다 병원장은 “의학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암의 진행단계를 불문하고 암 환자의 평균 5년 생존율을 45%로 본다. 하지만 3기 이상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면 5년 생존율을 따진다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낮은 게 현실이다. 그런데 이들의 36%가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았다. 또한 나빠지지 않은 사람들 가운데 30% 이상이 최소 3년 이상 살았다. 특히 췌장암은 생존가능 시한이 평균 6개월인데, 18명의 환자 중 8명이 암 성장이 정체 내지는 축소돼 1년 이상 생존했다”고 강조했다.
물론 암이 더 이상 커지지 않는 것과 암이 완치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다. 따라서 면역요법으로 암이 완치될 거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목소리도 높다. 이에 대해 샘안양병원 암연구소 김태식 소장은 “면역요법이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암 치료 보조요법으로 암의 크기가 더 이상 자라지 않게 억제하는 것은 분명하다. 종양을 없앨 순 없지만 환자가 일반인처럼 생존할 수 있다면 그것도 ‘유효’하다고 본다. 병원에서 6개월 이상 생존할 수 없다고 진단받은 사람에겐 별다른 치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에게 마지막 방법으로 면역치료를 권할 만하다”고 했다.
현재 국내의 면역치료 수준은 걸음마 단계다. 몇몇 바이오벤처기업에서 해외 기술을 들여오거나 자체적으로 면역요법을 연구개발 중이다. 골격은 요시다병원의 자기면역세포 이입요법과 대동소이하다. 단지 배양하는 면역세포가 무엇인지, 배양액과 배양기술의 노하우 등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인데, 물론 이것이 ‘핵심기술’이다.
치료비 ‘1000만원+α’
최근 NK바이오가 림프암 치료제 NKM을, 이노셀이 간암치료제 ‘이뮨셀-엘씨’를, 이노메디시스가 폐암치료제 ‘이노락’을, 크레아젠이 신장암 치료제 ‘크레아박스-알씨씨’를 각각 3상 임상을 조건으로 식약청으로부터 사용 허가를 받았다.
모두 의료행위(면역요법)가 아닌 약(면역세포 치료제)으로 분류돼 있으며, 조건부 허가 상태이므로 해당 암에 대해서만 치료제로 판매할 수 있다. 이들 면역치료제는 현재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적어도 3상 임상이 끝나는 2~3년 안에는 의료보험 혜택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제품에 따라 다른데, 한 사이클에 2400만~3000만원으로 추정된다.
요시다병원의 자기면역세포 이입요법은 면역주사를 6회 맞는 비용만 126만엔(약 1000만원)가량 들어간다. 여기에 왕복 비행기 값, 숙박비 등의 경비가 추가된다. 국내 면역치료제들보다는 저렴하지만 그래도 고가다. 샘안양병원 암연구소 김태식 소장은 지난 8월 요시다병원과 ‘활성화 자기 림프구·NK세포’를 이용한 자기면역세포 이입요법을 공동연구하기로 협력조인식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