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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보건·의료 특성화 종합대학’ 을지대학교

특성화, 현장실무교육으로 ‘을지 헬스 테크노 벨트’ 구축

  • 백경선 자유기고가 sudaqueen@hanmail.net

국내 유일 ‘보건·의료 특성화 종합대학’ 을지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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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을지대 총장 인터뷰

“실력 있고 마음 따뜻한 보건·의료인을 양성합니다”


국내 유일 ‘보건·의료 특성화 종합대학’ 을지대학교
박준영(朴俊英·48) 을지대학교 총장은 젊다. 나이에 견주어 이력은 화려하다. 1993년 학교법인 을지학원 서울보건대학 및 서울을지병원 이사장 선임, 1996년 을지의과대학교 설립, 1998년 서울보건대학 학장 및 을지중앙의료원장 취임, 2001년 을지의과대학교 총장 취임, 2005년 을지의료원장 취임 등.

▼ 2001년부터 을지의과대학교 총장직을 맡아왔는데, ‘젊은’ 총장으로서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요.

“현재 국내 대학에서 가장 젊은 총장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젊은 총장의 가장 큰 장점은 학생들을 더 잘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빨리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깨어 있는 사고로 사회의 변화와 요구에 앞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도전과 개척정신이 강하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젊다는 것이 대학을 이끌어가는 데 장애가 된 적은 없던 것 같습니다. 다만 젊어서라기보다 주로 병원 경영을 해왔기 때문에 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다 보니 거기서 생기는 어려움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성교육 부분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많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원로 교수님들로부터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 ‘실무인’을 기르는 것이 을지대의 모토입니다. 실무 위주의 교육을 하다 보면 인성교육은 소홀해지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보건·의료는 특히 생명을 다루는 학문이니만큼 다른 어떤 학문보다도 인성교육이 중요합니다. 아파서 병원에 오는 사람들은 작은 것에도 쉽게 상처를 받거든요. 그래서 환자들을 세심하게 배려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실무에 강한 동시에 ‘가슴이 따뜻한’ 보건·의료인을 양성하는 것이 우리 대학의 목표이자 바람입니다.”

▼ 인성교육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학생을 선발할 때부터 인성을 고려합니다. 즉, 인성면접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면접 시에 사회봉사 마인드가 얼마나 있는지를 살피고, 사회봉사 경험이 있으면 그만큼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선택’이던 국내외 의료봉사를 내년부터는 ‘필수’로 바꿀 계획입니다. 기존 ‘을지봉사단’과 ‘을지응급구조단’에서 재학생들의 활동이 활발했지만, 그것은 다만 선택 활동이었습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재학 중에 적어도 한 번은 국내외 의료봉사를 반드시 다녀와야 졸업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같은 제도를 위해 내년에 을지대 의료봉사단을 새롭게 만들 예정입니다. 봉사는 습관입니다. 학생 때부터 봉사 습관이 몸에 배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을지대를 나오면 뭔가 다르구나’ 하고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일본에서 외롭게 투병 중이던 전 세계프로레슬링 챔피언 김일 선수를 1994년에 데려 와서 지난해 사망할 때까지 무료로 치료해준 것으로 압니다. 이처럼 소외 계층을 위한 의료 지원과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라고 들었습니다.

“원래 봉사란 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야 하는 건데…. 농촌 주민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로 1996년 1월부터 10년 넘게 충남 내 오지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농어촌 무료 진료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3년 북한의 조선적십자병원과 인연을 맺은 후부터는 대북 보건·의료 지원사업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의료는 의식주보다 앞서는 기본적 인권임에도 기본적인 의료시설과 장비, 약품이 턱없이 부족한 북한의 실정을 보고 그냥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상과 체제를 떠나 대북 의료 지원은 누구라도 해야 할 일이란 생각에 발 벗고 나선 것입니다. 대북 의료 지원은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민족의 장래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실천할 생각입니다.

그 밖에 국내에서도 의료 지원이 필요한 곳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생각입니다. 의료 봉사활동은 지역주민에게 믿음직스럽고 따뜻한 의료기관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또한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는 본보기가 되길 바라는 취지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의료인으로서 당연한 일이라 생각해서 하는 겁니다.”

▼ 통합 후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라면.

“기존의 보건계 교육을 심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임상병리학과나 방사선학과 등 기존 보건계 학과들은 전문대에서 3년제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돼 있었습니다. 문제는 대학원이나 학부과정에 연속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학생들은 자기계발이나 학위에 대한 아쉬움을 가졌습니다. 기초의학이나 보건·의료 분야의 공부를 폭넓게 하고 싶어도 제도상 제약이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우리 대학에서 4년제가 되면서 석·박사로 나아갈 길이 열린 거죠. 사실, 성남캠퍼스 학생들은 그동안 수도권 4년제 대학보다 커트라인이 더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전문대 졸업생이라는 이유로 알게 모르게 열등감을 갖고 상처를 받아왔습니다. 그 상처를 보듬을 수 있게 돼 기쁩니다.”

▼ 마지막으로 을지대 총장으로서의 각오를 들려주시죠.

“다른 분야에 욕심을 내지 않을 겁니다. 오로지 보건·의료 분야에만 힘쓸 것이고, 그래서 이 분야에서만큼은 국내 최고의 대학으로 만들 겁니다. 아니, 국내를 넘어 세계 속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계속 도전하고 개척할 각오입니다.”


세계를 향해

2008년 신학기에도 박 총장의 도전은 계속된다. 국내 최초로 여가디자인학과와 중독재활복지학과를 신설한 것. 박 총장은 “근무 여건의 변화에 따라 여가가 늘어난 만큼, 여가를 기획해주고 잘 놀기 위한 각종 기술을 가르칠 전문인을 양성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 여가디자인학과를 새로이 만들었다”고 말한다. 을지대는 지난 8월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을 여가디자인학과 교수로 임용하는 등 교수진을 보강하고 있다.

박 총장은 또한 “약물 중독, 알코올 중독, 성 중독, 인터넷 중독, 쇼핑 중독, 게임 중독, 일 중독 등 현대사회가 낳은 만성 중독 환자를 치료해 사회로 복귀시킬 만한 제도적 장치가 아직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면서 “앞으로 중독재활복지학과가 그 일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3년 구성된 국제교류팀은 을지대의 세계 속 위상을 높이고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6개국 12개 대학과 자매결연을 했다. 자매결연한 대학에는 일본 교린대학·게이오대학·메이지약학대학, 미국 하와이 퍼시픽대학, 호주 뉴캐슬대학·RMIT대학·라트로브대학, 캐나다 밴쿠버 커뮤니티 칼리지·BCIT대학, 뉴질랜드 CPIT대학, 중국 옌볜대학, 랴오닝사범대학 등이 있다. 국제교류팀은 자매결연 대학과 연계해 교환학생 프로그램과 연수 프로그램을 비롯해, 해외 인턴십 현장실습 프로그램과 현지 학기제 등을 운영하고 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보건·의료 인력이 더 많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을지대는 보건·의료 특성화 교육을 통해 ‘생명존중의 차세대 보건·의료인’을 양성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건강하고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보건·의료 분야에 있어 국내 최고를 자부하는 을지대학교는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신동아 2007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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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선 자유기고가 sudaque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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