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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뒷얘기

“망연자실 2002년보다 힘든 상황… 이명박 자충수가 유일한 카드”

  • 조인직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cij1999@donga.com

‘따로 또 같이’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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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뒷얘기

통합신당의 선거전략통인 김한길 의원과 정대철 전 의원은 이번 대선이 힘겨운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아킬레스건은 없나

손학규 후보의 약점은 두말할 나위 없이 한나라당 탈당 경력이다. 감성적인 유권자 정서상 “한나라당에서 14년 동안 누릴 영화는 다 누리더니…” 하는 식의 비판 논리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대선 4개월 뒤에 있을 총선을 생각하는 통합신당의 현역 국회의원들은 ‘손학규 당 대표’ 구도로 이른바 민주평화개혁세력의 정체성을 갖춘 정당을 만들어 한나라당과 대적할 수 있을지에 회의적이다.

정동영 후보는 ‘콘텐츠 부족’ ‘여전히 TV 앵커’라는 꼬리표가 해결되지 않은 눈치다. ‘개성공단 후보 대 청계천 후보’ 식의 그럴듯한 대결구도를 만들어 보지만, 같은 편이랄 수 있는 유시민 후보조차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이미 설계가 다 끝난 개성공단 프로젝트를 고작 자기 순서에 실행만 한 것도 업적이냐”며 직격탄을 날렸다. 유 후보는 TV토론에서 틈날 때마다 “정동영 후보는 지난 5년 동안 선거운동해서 고작 지지율 5%다. 50% 만들려면 50년 걸릴 것”이라면서 정 후보의 표정을 구겨놓기도 했다.

이해찬 후보는 ‘버럭 해찬’ ‘갈매기 눈썹’이라는 인터넷 공간 속 별칭답게 차갑고 독설적이면서 포용과는 거리가 먼 듯한 편협한 이미지가 한계로 지적된다. 이런 때문인지 6월19일 출마선언 후 3개월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그의 지지율은 3% 언저리에서 정체상태다. 국가 운영에 관한 큰 그림보다는 숫자가 많이 들어간 세부 정책을 세일즈하는 데 능해 대통령에 대한 민심의 기대수준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모든 후보에게 공히 적용되는 것이지만 정책공약으로 차별화할 만한 상품이 없다는 것도 약점이다. 좋건 싫건 ‘대운하’처럼 유권자에게 회자되는 키워드가 없다는 얘기다. 후보들은 대체로 10월 남북정상회담 무드에 편승하기 위해 ‘대동강의 기적’ ‘북한 종단 고속도로 건설’ ‘제2의 개성공단 20개 추가 건설’ 등의 대북 경제공약을 내놓고 있는데, 규모로만 보면 ‘대운하’ 몇 배의 토목공사 프로젝트라서 아무리 한반도 평화체제를 염두에 둔 공약이라 해도 대놓고 선전만 하기엔 다소 허황돼 보이는 측면이 있다.



경선 구도 형성에 있어 김대중, 노무현 두 전·현직 대통령의 복심(腹心)이 얼마나 더 작용할지도 관심사다. 겉으로 보기에 노무현 대통령이 더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것 같지만,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민주주의자다. 손학규 후보가 범여권으로 묶이는 데 불편한 심경이 있긴 하지만, 나머지 후보들에 대해선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노심(盧心)과 김심(金心)의 향배

DJ는 어떨까. 동교동 정서 판독에 나름 일가견이 있는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DJ는 현실주의자다. 2002년 경선 때도 애초에는 동교동 인사들이 모두 DJ의 뜻을 받들어 이인제 의원을 밀었지만, 광주 경선이 끝나고 당시 노무현 의원이 판세를 정리하자 그쪽으로 서둘러 손을 들어준 바 있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동교동 멤버들이 티 나지 않게 분산돼 유력후보들을 돕겠지만 DJ는 결국 ‘되는 쪽이 내 편’이라는 생각을 갖고 계실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7월 동교동의 ‘막내’로 불리는 설훈 전 의원이 손학규 후보 경선캠프의 상황실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권노갑 의원 보좌관 출신의 김동철 의원이 일찌감치 손 후보 특보자리를 맡은 것을 두고, 여권에서는 ‘DJ가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고 이 여파로 호남 쪽에서 손 후보 지지도가 소폭 상승하기도 했으나 최근의 분위기는 약간 다르다. “동교동에서 손(孫)을 뗀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정동영 후보 측에는 1997년 DJ의 대선 기획을 맡고 2006년 보궐선거에서 김홍업 의원을 도운 전 스포츠서울21 사장 윤흥렬씨 등이 캠프의 핵심 포스트로 영입되면서 이 같은 관측에 신빙성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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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직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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