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호

‘문국현 X파일’ 검증

‘진짜경제’실험한 ‘문국현 특위’ 실패 속사정 “출마 위해 50억대 스톡옵션 포기”는 ‘오버’?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입력2007-10-09 18: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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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국현 X파일’ 검증
    온라인상에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맞설 범(汎)여권 후보로 문국현(文國現·58)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 전 사장은 8월23일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그는 언론으로부터 많은 조명을 받았다. 문국현 후보를 지지하는 모임도 생겼다. “감동 받았다” “눈물 흘렸다”는 네티즌들도 있다.

    그의 지지율은 지난 8월16일 ‘한겨레’ 여론조사에선 0.1%였다. 그런데 한 달이 못 된 9월10일에는 3%대를 획득하면서 대선주자 중 4, 5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이명박 51.6%, 손학규 8.5%, 정동영 4.7%, 문국현 3.6% : MBC-코리아리서치).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이 흥행 면에서 대박이 나지 않는 점과 맞물려 문 후보는 ‘범여권의 마지막 카드’로 꼽힌다. 문 후보가 ‘상품성’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문 후보 지지자들이 말하는 문 후보의 장점을 정리하면 대략 8가지다.

    ▲유한킴벌리를 동종업계 1위로 키운 경영 능력 ▲다국적 회사 전문경영인 출신으로서의 국제감각 ▲YK(4조2교대)로 상징되는 ‘신(新) 노사모델’ 주역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의 ‘친(親)환경’ 이미지 ▲중소기업 우선, 직원 재교육 중심의 ‘사람중심 진짜경제’ 메시지 ▲월급 상당액을 기부했다는 ‘청렴’ 이미지 ▲정치 신인으로서의 신선함 ▲가족애와 자수성가형 성공 스토리 등이다.

    문국현의 8가지 ‘상품성’



    문국현 회의론자들은 “환경부 장관이나 노동부 장관감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대통령은 아직…”이라며 고개를 젓는다. “매출 1조원대 회사는 국내에 널렸다. 이 정도 회사 운영 경험밖에 없는 사람에게 어떻게 국가를 맡기나”라는 것이다. 문 후보의 최대 약점은 공직 경험이 거의 없다는 데 있다. 국회의원, 장관 거쳐야 대통령 된다는 법은 없지만 현실적으로 유력 대선주자 가운데 의원, 장관, 자치단체장 경력이 없는 주자는 문 후보가 유일하다.

    대선을 불과 3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문국현 후보는 ‘경력 이상의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거꾸로 문국현의 일천한 ‘공직수행 경력’은 대선주자로서 그를 평가하려는 사람들의 관심 대상이다.

    문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각별한 관심을 받았다. 노 대통령은 2003년 초대 환경부 장관에 주저 없이 문 후보를 지목했다. 그러나 문 후보가 고사했다. 당시 유한킴벌리의 노사화합-직원 재교육 모델이 노 대통령을 감동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 대통령은 이 모델을 만든 문국현 당시 사장의 이상(理想)을 국정 전반에 구현하고자 했다. 그래서 노 대통령은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산하에 ‘사람입국 신경쟁력 특별위원회’를 신설해 2004년 5월27일 문 당시 사장을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비록 회사 경영을 겸임하는 비상임이기는 하지만, 이 공직은 문 후보에게도 자신의 구상을 정책으로 실현시켜볼 좋은 실험 기회였다. 문 후보는 핵심 대선공약으로 “시장경제를 기본으로 하되 고용안정, 평생교육, 복지를 중시하는 사람중심 진짜경제”를 제시했다.

    문 후보는 고용안정, 평생교육의 방법론으로 ‘근로시간의 단축’을 제시했는데, 이는 유한킴벌리의 4조2교대 근무방식이 모델이다. 외환위기를 맞아 많은 기업이 인력을 감축할 때 문 당시 유한킴벌리 사장은 근로자를 4개조로 나눠 토·일요일 없이 365일 공장을 가동하는 한편, 근로자의 전체 근로시간은 줄여 재교육을 받도록 하는 모델을 적용해 인력감축 없이도 생산성을 높였다고 한다.

    ‘사람입국 신경쟁력 특위’는 문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제시한 핵심 공약을 2년 전인 2004년 이미 국정에 접목시켜본 자리였다. 문 후보는 2004년 5월27일 대통령에게 특위의 활동 방향에 대해 “뉴 패러다임의 핵심은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직장을 평생 재충전, 평생학습의 장으로 전환하는 것으로서 이를 통해 근로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건강하게 평생 일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보고했다. 당시의 특위 목표가 현재 그의 ‘진짜경제’ 대선공약과 거의 비슷한 정책적 지향점이었음을 보여준다. 노 대통령도 이에 공감, 문 당시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한다. 이후 위원회는 4조2교대 근무제의 범사회적 확산 등 목표의 실현을 시도했다.

    ‘문국현 특위 무용론’

    ‘문국현 X파일’ 검증
    그렇다면 그 결과는 어떠했을까. 포스코, 한국전력, 보건복지부는 ‘사람입국 신경쟁력 특위’와 협정을 체결해 평생학습제를 도입했다. 포스코의 경우 시범사업장에서 직원들이 연간 5~10일 ‘평생학습일’을 지정해 관련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방식이었다. 한전은 직원 대상 국내외 석·박사과정을 확대하는 방법을 도입했다. 유한킴벌리 모델이 정부조직, 기업 등에 바로 이식되지는 않은 것이다.

    1년여 동안 ‘문국현 특위’의 활동 내용은 언론에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목표를 정책 실행으로 옮기는 데 그만큼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대다수 사람은 문국현 후보가 그런 특위의 위원장을 역임했는지도 잘 알지 못한다. 2005년 들어서 ‘문국현 특위 무용론’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위원회가 너무 많다. ‘사람입국 신경쟁력 특위’를 정책기획위원회로 통합하는 방안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한국경제신문 2005년 1월1일자 보도)

    문국현 특위는 ‘위원회 공화국’이라고 평가받는 노무현 정부의 ‘유명무실 위원회들’ 중의 하나로 인식되어 갔다. 전문가들은 문국현 특위의 ‘일자리 창출 효과’에 회의를 나타냈다. “현재 일자리 창출 관련 기구가 5~6개에 달한다. 이 시점에서 명실상부한 일자리총괄 기구를 구성해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2005년 4월27일 산업연구원의 ‘성장과 일자리의 동반 추진 세미나’ 발표)

    야당은 문국현 위원장의 ‘사람입국 신경쟁력 특위’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사람입국 일자리위원회’까지 설치된다면서 반발했다. 한나라당 맹형규 당시 정책위 의장은 2005년 6월3일 “교육혁신위와 별도로 사람입국 신경쟁력 특위가 설치된 데다 ‘사람입국 일자리위원회’까지 설치를 준비 중이라 업무에 혼란을 초래한다”라며 대통령자문위원회의 업무 중복을 막는 법안의 제정을 경고하기도 했다. 결국 2005년 7월 ‘사람입국 신경쟁력 특위’는 사실상 ‘실패’로 평가받으면서 와해됐다. 문 후보도 노 대통령에게 특위 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뒤 유한킴벌리 경영에만 전념하게 됐다. 한 달 뒤 청와대 측은 “사람입국 신경쟁력 특위를 확대개편해 사람입국 일자리위원회를 출범시켰다”고 설명했다.

    1년 만에 와해

    그러나 ‘신동아’가 최근 입수한 ‘2007년 5월 사람입국 일자리위원회 운영백서’에 따르면 이 위원회는 문국현 특위의 과제 중 2개(▲직장 내 평생학습 체계 구축 및 여가 및 문화생활 혁신 ▲근로자 과로해소를 위한 근무시스템 개편)만 계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서는 사람입국 일자리위원회가 사람입국 신경쟁력 특위뿐 아니라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고령사회위원회의 과제도 이어받았다고 밝혔다.

    문국현 후보는 이처럼 1년여의 기간에 본인이 직접 ‘사람중심 진짜경제’의 이상을 국정에 접목해봤지만 정책으로 착상되지 못한 채 수명을 마치고 말았다. 문 후보가 회사 경영을 함께 해야 하는 비상임위원장이었고 문 후보에게 정부의 인적, 물적 자원이 충분히 지원되지 않은 측면도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2년 여 전의 특위 활동에 대한 평가만 갖고 문 후보의 공직수행 능력이나 그의 공약의 가치를 재단할 수는 없다.

    “더 드릴 게 없다”

    그러나 일부 인사들은 문 후보의 진짜경제론에 대해 “유한킴벌리라는 회사의 특수한 사례를 지나치게 일반화해 적용한 것은 아닌지, 지나치게 이상론적으로 노사관계를 접근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기표 신문명새정치연대 대표는 그의 홈페이지에서 “문국현의 사람중심 진짜경제야말로 가짜다”라고 주장했다.

    “4조2교대 24시간 가동 모델은 업계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는 유한킴벌리와 같은 특수한 경우에나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한국경제가 침체한 것은 생산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하루 8시간만 가동해도 생산한 제품을 판매할 곳이 없는 것이 문제다. 문국현씨는 평생학습을 강조하는데, 그것으로 대량실업과 소득 양극화에 따른 오늘의 경제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 100만명 가까이 취직할 곳이 없어 실업상태에 있는데 평생학습을 못해서 취업을 못하는 것이 아니다.”

    문국현 후보는 ‘사람중심 진짜경제’라는 대표 공약을 실천할 4대 핵심 정책방향으로 민생안정 평생교육, 중소기업시대 개막, 남북경제공동체 건설, 공정한 신뢰사회 구축을 제시했다. 이어지는 17개의 세부 공약은 다음과 같다.

    ‘문국현 X파일’ 검증

    유한킴벌리의 환경보호 캠페인.

    1. 일자리 500만개 창출 2. 근로시간 선진국 수준 감축, 비정규직 비율 감축(55%→27%) 3. 반의 반 값 아파트 공급 4. 중소-벤처기업 위한 수출고속도로와 학습고속도로 건설 5.남북경제공동체-환동해(남·북·미·일·러)-환황해(한국·증국·인도)벨트 구축 6.사회특권계층에 엄정한 법치 적용 7. 노동자 학습 강화 및 기능 유연화 8. 초중고 공교육 강화 및 사교육 부담 해소 9. 중소기업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의 평생학습 지원 10. 사회투자형 복지 추구 11. 재벌의 하도급 비리 척결 12. 한국문화와 한글의 국제화 13. 농산어촌의 상생 발전 지향 14. 정부기구 리모델링-토건 도로 등 물적 자본 관련 정부기능 대폭 축소 15. 사람에 대한 투자 확대 방향으로 조세개혁 16. 국민적 합의하에 FTA 추진 17. 노사정(勞使政) 넘어 비정규직 여성 농민 실업자 시민단체 등 다자간 사회적 대타협 추진

    문국현 후보가 홈페이지에 올린 대선공약은 A4지 3장 분량 정도로 다른 유력 대선주자에 비해 절대량 자체가 부족했다. 일부 유력 주자와는 달리 문 후보는 각 광역단체별 지역개발 공약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문국현 캠프에 “정책 검증에 필요하니 문 후보의 대선공약과 관련된 부가적 설명 자료 일체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캠프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올린 내용 외에는 더 드릴 자료가 없다. 당분간은 홈페이지 내용이 전부라고 보면 된다”고 답해왔다.

    대선 후보의 공약은 분야별로 국정구상을 정리해 실행 가능성을 면밀히 검증한 다음 내용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의미에서 ‘문서’와 ‘자료’로서 일차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후보 본인이든 캠프든 말로 하는 공약은 의미가 없기에 문 후보의 공약에 대해 캠프측에 구두설명을 요청하지는 않았다.

    ‘일자리 500만개’ 솔루션은?

    문 후보가 내건 17개 세부 공약 중 1번 공약의 제목인 ‘일자리 500만개 창출’은 유권자로부터 큰 관심을 모을 만한 내용이다. ‘500만개’라는 숫자가 일단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문제는 ‘솔루션’이다. 다음은 문 후보 홈페이지의 1번 공약 전문(全文).

    “일자리 창출을 국정 최고의 목표로 추진합니다. 일자리 창출은 성장의 수단이자 최선의 복지정책입니다. 중소기업의 생산성 제고와 내수 및 해외시장 확대 등 다양한 수단으로 500만개의 안정된 일자리를 창출하겠습니다. 대량 일자리 제공으로 고용률은 64%에서 70%로 높이고 청년실업률은 8%에서 4%로 줄여 나가겠습니다.”

    수사(修辭)를 빼고 ‘방법론’으로 제시된 내용은 “중소기업의 생산성 제고와 내수 및 해외시장 확대 등 다양한 수단”이라는 표현이 전부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생산성 제고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내수 및 해외시장의 확대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가 빠져 있다.

    나머지 2~17번 공약의 내용 중 1번 공약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내용은 수출고속도로, 학습고속도로, 근로자 평생학습, 중소기업-대기업의 상생협력 등인데 홈페이지에는 다른 공약에 들어 있는 이런 내용들을 통해 1번 공약을 실현하겠다는 얘기는 없었다.

    문 캠프측에서 공약 관련 설명 자료가 더 이상 없다고 하니 현재로선 문 후보의 ‘일자리 500만개 창출 공약’은 방법론이 빠져 있는 상태이며 다소 공허해 보이는 측면도 없지 않다.

    문국현 후보가 언론에 집중 노출되기 시작할 무렵 “문국현 유한킴벌리 시장은 50억~60억원대의 스톡옵션을 포기하면서 나라를 위해 몸을 던지겠다는 결심을 굳힌 상태”라는 문 후보와 친분 있는 모 환경운동가의 발언이 한동안 여러 언론에서 보도됐다. 사적 이익을 과감히 포기하고 대의를 추구하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그러나 유한킴벌리 한 관계자는 “문 후보는 2007년 3월경 본사와 3년 임기의 고용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3월 이전의 임기 중 발생한 실적에 대한 성과급은 이미 받아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50억원대의 스톡옵션이란 문 후보가 향후 3년간의 사장 임기를 모두 채우고 그 기간에 목표 이상의 탁월한 실적을 올렸을 때 회사측이 사장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 후보는 올 3월 사장 임기를 새로 시작한 지 5개월 정도 지난 8월경 사직했기 때문에 스톡옵션과는 무관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가 50억원대의 스톡옵션을 과감히 포기했다”는 문 후보 지인의 말은, 문 후보가 상당히 긴 임기를 남겨두고 퇴직했다는 유한킴벌리 관계자의 설명에 비춰봤을 땐 ‘오버’한 표현으로 보일 수도 있다.

    “환경 공약 누락에 실망”

    문 후보는 글로벌 기업의 전문경영인이면서도 소형 아파트에서 오랫동안 살았고 억대 연봉의 상당액을 사회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동아’는 최근 문국현 캠프에 “문 후보의 재산내역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캠프 관계자는 “지금 재산내역을 정리하는 중이다. 내일 중 상세한 내용을 보내드리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다음날 자료가 오지 않아 다시 캠프측에 연락했다. 캠프측은 “작업이 조금 늦어지고 있다. 내일 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다음날에도 자료는 오지 않았다. 캠프측은 “후보의 재산 내역은 민감한 부분이라서 나중에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국현 후보는 노무현 정부에서 늘 ‘환경부 장관 1순위’로 거명됐다. 환경운동과 관련된 그의 이력은 환경정의 이사, 유엔환경개발기구(UNEP) 한국위원회 이사, 생명의 숲 국민운동 공동대표, 동북아산림포럼 공동대표, 평화의 숲 국민운동 공동대표, 천리포수목원 재단이사장, 자연환경국민신탁 이사장 등 다양하다. 환경관련 저서도 3권이나 된다(지구온난화의 부메랑, 도시의 생명력 그린웨이, 녹색공동체를 위한 실천). 문국현 후보의 사장 재임 시절 유한킴벌리의 환경보호 운동도 많은 사람에게 깊이 각인돼 있다.

    그러나 이렇게 ‘환경 전도사’ 노릇을 해온 문 후보의 대선 공약에는 ‘환경’이 빠져 있다. 문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 이후 개별 언론 인터뷰에선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문 후보 홈페이지의 ‘미래를 향해서’ ‘문국현의 약속’ ‘희망제안’ ‘정책자료’ 등 그의 대선 공약 전문엔 환경 문제 관련 공약이 없으며 ‘환경’이라는 단어 자체를 찾기 어려웠다.

    이는 일부 환경운동가 사이에서는 ‘실망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다수 유력 대선주자도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여서 문 후보만을 탓할 수는 없지만, 그러나 그의 화려한 ‘그린(Green) 이력’에 비춰봤을 때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환경운동가는 “환경 문제는 환경부의 소관 사항만이 아니다. 향후 5년 내 ‘이산화탄소 배출권’ ‘지구 온난화’ 등 환경 문제의 윤리적, 정치적, 경제적 가치가 국경 안팎을 넘나들면서 엄청나게 상승할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환경운동가 출신 기업인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미래의 비전 중의 하나로 환경 이슈를 제기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선 “문 후보는 유한킴벌리 사장 시절 기업 경영을 위해 환경 문제를 이용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다음은 일부 정치권 인사가 전하는 한 일간지의 과거기사 내용.

    “유한킴벌리는 환경을 살리는 기업이라기보다는 환경을 ‘이용’하는 기업에 가깝다. 유한킴벌리가 생산하는 제품들은 화장지, 기저귀 등 위생용지들이라 원료인 펄프를 얻기 위해서는 나무를 파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한킴벌리가 친환경기업으로 일반인에게 각인된 것은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환경캠페인 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가 시작된 것은 1984년이다. 문국현 사장이 해외 연수차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 등지를 둘러보면서 잘 가꾸어진 아름다운 숲에 감명을 받고 귀국 후 숲 가꾸기 캠페인을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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