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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폐기비용 ‘청구서’, 한국에 날아든다?

‘임시 불능화’ 넘어 ’영구 처분’ 가려면 수십년, 수조원 필요한데…

  • 황주호 경희대 교수·원자력공학 joohowhang@khu.ac.kr

북핵 폐기비용 ‘청구서’, 한국에 날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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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폐기비용 ‘청구서’, 한국에 날아든다?

북핵 불능화 실무팀장을 맡고 있는 성 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이 11월1일 베이징의 한 호텔 로비에서 불능화 작업 일정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북한이 신고한 플루토늄이 검증되면 이것을 폐기하는 방법은 미국과 북한 간의 합의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남북한은 1990년대 초 핵 문제와 관련해 상호 공동사찰을 합의한 적이 있지만, 앞으로 진행될 핵 물질의 검증과 폐기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개입할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는 것이 중론이다. 영변 핵 단지의 주요 시설에 대한 처리방식을 최근 진행되는 불능화와 조만간 거론될 폐기·해체 단계로 나누어 설명해보기로 한다.

그렇다면 불능화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못 쓰게 한다는 뜻일까. 북한은 우라늄 광산부터 재처리시설까지 여러 가지 핵시설을 가지고 있으나, 이번에 불능화하고자 하는 시설은 영변에 있는 5MW 흑연감속원자로(이하 영변 원자로), 재처리시설, 핵연료 제조시설이 주 대상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건설을 추진하다가 중단한 50MW 원자로와 200MW 원자로는 핵 물질을 생산할 수 없는 상태이고 북한도 추가 건설을 추진할 여지가 없다고 보이므로 불능화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원자로 불능화, 유효기간은 수개월

우선 원자로를 불능화하는 과정을 살펴보자. 영변 원자로는 6년 동안 건설한 끝에 1986년부터 운전을 시작했다. 1950년대 영국의 콜더홀(Calder Hall) 원자력발전소를 기준으로 자력으로 설계했다고 알려졌으며, 운전 초기에는 운전기술과 핵연료 기술이 부족해 잦은 방사능 누출 사고를 겪었다고 한다. 핵연료를 감싸는 물질을 마그네슘 합금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마그녹스형 원자로라고도 부른다. 한국의 원자로들이 물을 감속재와 냉각재로 쓰는 데 반해 영변 원자로는 흑연을 감속재로, 이산화탄소가스를 냉각재로 쓴다.

한국 원자력발전소는 100만KW를 생산하면서도 핵연료를 담고 있는 강철 원자로 용기의 직경이 4m 정도밖에 안 되지만, 영변 원자로는 5000KW로 용량이 200분의 1에 불과한데도 원자로 용기의 직경은 6m가 넘는다. 우리는 농축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는 데 비해 북한은 천연우라늄을 핵연료로 쓰고 감속재로 흑연을 사용한다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1년에 한 번 정도 연료를 교체하기 위해 원자로를 세우고 원자로 뚜껑을 열어야 한다. 반면 영변 원자로는 운전을 하면서 핵연료를 교체할 수 있어 플루토늄 생산용으로 적합하다.



그렇다면 원자로를 불능화한다는 것은 어떤 작업을 벌인다는 뜻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간단하게 원자로의 운전원리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영변 원자로는 우라늄의 핵분열에서 나온 열을 이산화탄소 가스로 식히기 위해 펌프로 가스를 공급한다. 가스가 가지고 나온 열을 보일러처럼 사용해서 증기로 만들 수 있고, 열을 잃은 가스는 다시 원자로 속으로 들어간다.

원자로가 발생시키는 열을 제어하는 것은 핵분열을 제어함으로써 가능한데, 이는 핵분열을 일으키는 중성자를 흡수해서 핵분열을 억제하거나 중성자 숫자를 늘려 핵분열을 증가시키는 제어계통이 담당한다. 제어계통은 중성자 흡수력이 좋은 제어봉을 원자로 속으로 깊이 밀어넣어 원자로 출력을 줄인다. 출력을 높일 땐 반대로 제어봉을 빼내면 된다.

앞서 영변 원자로는 운전 중에도 핵연료를 교체할 수 있다고 했다. 핵연료 교체장치는 원자로 용기 위 두꺼운 콘크리트 바닥에 뚫린 구멍과 연결된 원자로 내부의 핵연료 채널로, 이 채널을 통해 새 연료봉을 넣거나 타고난 연료봉을 꺼낼 수 있다.

영변 원자로를 불능화하려면, 다시 말해 영변 원자로에서 핵무기를 제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핵물질을 얻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려면, 위에서 설명한 설비들을 못 쓰게 만들면 된다. 그러나 아예 원자로 자체를 없애지 않는 이상, 못 쓰게 한 설비는 일정 기간 복구한다면 다시 사용할 수도 있다. 손목이 부러지면 당분간 일을 못하지만 몇 달 치료받고 나면 다시 일터로 복귀하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불능화를 끝낸 제어봉 장치나 연료교체 장치를 복구하는 데는 2~3개월이 걸릴 것이고 냉각계통을 불능화하면 더 긴 복구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영변 원자로 주요 부분에 아예 콘크리트를 부어버리면 영구히 불능화되지 않겠느냐고도 한다. 그러나 언뜻 간단해 보이는 이 방법은 향후 원자로를 해체하거나 철거하는 작업에 큰 어려움을 줄 수 있으므로 좋은 대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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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호 경희대 교수·원자력공학 joohowhang@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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