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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초의 마술사’, 스타 CF 감독 ‘5대 천왕’

“자알 만들었네, 사람들이 반할 만하나?”

  • 강두필 한동대 교수·언론정보문화학 dpkang@handong.edu

‘15초의 마술사’, 스타 CF 감독 ‘5대 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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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적 은유

광고에만 머무는 것이 지루했던지 박 감독은 몇 편의 뮤직 비디오로 외도를 한다. 이문세의 ‘솔로예찬’, 박지윤의 ‘성인식’, 서태지의 ‘로버트’ 등 장르의 경계를 마음대로 넘나들었다.

최근에는 서태지의 뮤직 비디오에 사용된 로보트들로 스카이 U220K폰 광고를 만들었다. 늘 그렇듯 내레이션이 극도로 절제된 가운데 “감싸안아줄 수 있다면 그건 스카이”라는 알쏭달쏭한 코멘트만 남긴다. 직선형이 아닌 부드러운 라인의 스카이 신형 휴대전화기가 서로를 포근하게 안아준다는, 형태와 감정의 이중적 은유를 표현한 것이다.

그의 최근 작품 목록만 해도 몇 페이지를 넘길 정도다. 특기할 점은 2002년 ‘생각만 해도 SM3’ 시리즈 이후 시도하지 않던 자동차 광고를 다시 제작한 것. 현대차 쏘나타 시리즈를 만들었는데, 그중 영화 ‘친구’의 감독 곽경택과 주연 장동건을 모델로 한 ‘명차의 감동’ 편은 자동차 자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기존 자동차 광고의 패러다임을 뒤바꾸려는 시도로 눈길을 끌었다. ‘잘생겼네, 어떻게 세계가 반할 만하나?’라는 카피가 장동건과 쏘나타를 향해 이중적 의미로 던져지는 게 재미있다. 그동안 시청자는 자동차가 절벽길이나 바닷가를 달리는 것, 기어를 바꾸는 손과 운전자의 웃음 짓는 얼굴말고 다른 스타일로 접근하는 자동차 광고를 보고 싶어 했을 것이다.

얼마 전 독특한 한 광고가 눈길을 끌었다. 웅진식품의 하늘보리 광고로, 배우 현빈이 아무 이유 없이 냅다 골목을 달리는 게 전부다. 구도나 카메라 워킹, 그리고 톤과 기법까지 ‘달리는 캐빈’이라 일컬어진 1997년 NIX 광고와 똑같은 구성이었다.



더 이상 시도할 방법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아마도 완벽하게 같은 구성을 다시 시도하고 싶었을 것이다. 배우가 바뀌고, 장소도 파리에서 지중해의 몰타로 바뀌었지만, 그는 소실점을 향해 달리는 질주의 느낌을 또 한번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표현은 더 성숙해진 게 사실이다. 그 작품으로 감독의 길에 들어선 지 벌써 10년이 넘었으니.

웃겨야 감동하고 감동해야 웃는다 박준원(KTF, SK텔레콤, LIG 손해보험 등)

‘15초의 마술사’, 스타 CF 감독 ‘5대 천왕’
“웃음이란 몸 전체가 즐거워지는 감동이며, 그 감동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다.”

영국 시인 그레빌(Fulke Greville)의 말이다. 웃음과 감동, 인간이 지닌 이 두 가지 감정은 상반된 듯하지만 중요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인간의 감정에 커다란 임팩트를 준다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을 흔들어놓을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다.

웃음과 감동의 두 요소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이가 박준원 감독이다. 그는 전부터 눈에 띄는 유머 광고들을 제작해왔다. TTL의 토마토 편, 오토바이 편 등에서 감각적인 영상을 선보인 바 있는 그는 이후, 영화배우 신하균의 코믹 연기로 인기를 끈 맥도날드 버스 편(2002년 칸 국제광고영화제 은사자상 수상), 호랑이 편 등을 통해 2000년대 초반 유머 광고의 흐름을 주도했다. 그 후로도 KTF의 Na요일, 애니콜의 가로본능 등으로 신선한 웃음을 줬다.

요즘은 KTF의 ‘쇼를 하라’ 시리즈에서 119센터 편, 육아 편 등을 제작하며 유머광고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다시금 발휘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벌어질 법한 에피소드를 토대로 영상통화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을 코믹하게 표현한 광고들이다. 특히 119센터 편은 집에 코끼리가 있다는 아이의 신고를 장난전화로 생각한 119대원에게 영상통화로 진짜 코끼리를 보여준다는 참신한 소재와 코믹한 영상으로 시청자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비슷한 시기에 제작한 육아 편에도 그만의 재치 있는 코믹 컬러가 짙게 배어 있다. 어린아이가 아픈 것처럼 연기를 한 덕분에 엄마가 일찍 퇴근한다는 설정으로 일하는 주부들을 비하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코믹한 구성으로 가족의 사랑을 전달한다는 긍정적 반응도 함께 끌어냈다.

박 감독은 ‘쇼를 하라’의 최신 CF ‘다 사랑하라’ 편도 만들었다. 닥치는 대로 돌아다니며 키스하는 아름다운 아가씨에게 주목하게 만들고는 KTF가 전 국민 누구에게나 전화를 걸어도 30% 할인해준다는 놀라운(이게 과연 놀라운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야기를 자막으로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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