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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디자인 무대 돌풍 주역, 카이스트 배상민 교수

“I DESIGN, therefore I AM”

  • 백경선 자유기고가 sudaqueen@hanmail.net

세계 디자인 무대 돌풍 주역, 카이스트 배상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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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디자인은 내 운명”

세계 디자인 무대 돌풍 주역, 카이스트 배상민 교수

배 교수는 “아이디어는 생활 속에 있다”고 말한다. 휴대 가능한 워터필터 ‘바텀업(bottomup·맨 위)’, 무료로 디자인한 MP3 ‘나눔(가운데)’, 옷에 대한 정보를 담은 ‘클로스태그(colth TAG)’.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 이는 어머니로부터 영향 받은 바 크다. 그는 초등학교 때까지 단추나 지퍼가 등 뒤에 달리고, 어깨에 뽕을 넣은 알록달록한 여자아이 옷을 입었다. 패션 감각이 남달랐던 어머니는 그에게 평범한 남자아이 옷을 입히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 날, 나는 남자인데 왜 자꾸 이런 옷을 입히느냐고, 입기 싫다고 어머니에게 말했어요. 그랬더니 어머니는 바로 입지 말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러면서 딱 두 마디를 더하셨죠. ‘그걸 하나 소화 못하나, 인격 부족이네.’ 그 말을 듣는 순간 다시 입겠다고 했어요. 어린 마음에 자존심이 상했던 거죠(웃음). 그렇게 어릴 때부터 튀었고, 자연스레 무엇을 해도 다른 사람들과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거예요.”

제대 후 그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사촌형의 권유로 그래픽 학원에 다녔다. 그곳에서 포토그래퍼들을 만나면서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래서 1993년 미국 유학을 떠날 당시엔 사진을 전공할 참이었다.

그런데 학부 시절 사진 관련 수업이 그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학년을 마치고 전공을 선택할 때 그는 고민을 많이 했다. 그 무렵 그를 아끼던 입체 디자인 클래스 교수가 제품 디자인을 해보라고 권했다. 입체 디자인 클래스에서 올 A를 받은 그의 재능과 가능성을 알아본 것이다. 그 교수의 판단을 믿고 제품 디자인을 전공하게 됐는데, 막상 하고 나니 이것이 운명이구나 싶었다. 그는 다시 태어나도 디자인을 할 것 같다고 말한다.



“6개월 정도 지나니까 ‘하느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어요. 내가 이것을 하려고 그렇게 돌아 돌아 왔구나 싶더라고요. 그 다음부터는 물불 안 가리고 했어요. 13일 동안 밤을 새운 적도 있고, 너무 무리한 끝에 길거리에서 쓰러진 적도 있어요. 그렇게 노력한 3년 동안 10kg이 빠지더군요.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지만 그래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제품 디자인이 너무 좋았고 재미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힘든 줄도 모르고 했죠. 덕분에 제품 디자인과에서 늘 1등을 했어요. 제 평생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죠.”

시대 뛰어넘는 디자인

1997년에는 미국 미술대 졸업반 학생들의 작품 경연대회에 학교 대표로 나가 1등을 했다. 덕분에 졸업 후 미대생들이 선망하는 최고의 디자인 회사인 뉴욕 스마트 디자인(Smart Design Inc.)에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 은사가 그에게 모교 강단에 설 것을 권유했다.

“1997년부터 직장을 다니면서 파슨스디자인학교 겸임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어요. 처음엔 교수님이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의무적으로 했는데, 점점 가르치는 것에 보람을 느끼게 됐죠. 지식과 아이디어라는 것이 나눌수록 커지더라고요. 그러다 1999년 가을 즈음 직장에 회의가 들더라고요. 제품을 팔기 위해 멀쩡한 디자인을 6개월마다 바꾸는 등 디자인이 대중의 ‘필요’가 아닌 ‘시장논리’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것이 실망스러웠습니다. 디자인을 통해 대중에게 행복을 주고 싶었는데, 점점 디자인이 ‘행복’이 아닌 ‘비즈니스’가 되어가는 게 싫었어요.”

2000년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학교 옆에 오피스텔을 얻어 자신의 회사를 차렸다. 그리고 강의를 하면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사업도 잘되고 교수로서도 인정받던 그는 2005년 9월 또 한 번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13년 뉴욕 생활을 정리하고 카이스트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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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선 자유기고가 sudaque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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