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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화물수송 세계 1위 대한항공

반도체, 코끼리, 시신(屍身)… 산 사람 빼곤 다 실어나른다

  • 이 설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now@donga.com

화물수송 세계 1위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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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수송 세계 1위 대한항공

화물기 앞머리에는 여객기에는 없는 노즈도어(Nose Door)가 있다.

손바닥만한 것부터 사람 키 높이까지 화물의 크기는 천차만별이다. 덩치가 커서 엑스레이가 소화할 수 없는 화물들은 어떻게 검색하나 궁금해진다.

“보안검색대가 수용할 수 없는 크기의 화물은 개봉 검색을 하거나 폭발물 탐색기를 사용하는 등 별도의 절차를 거칩니다. 삼성 등 건교부가 자체 검색이 가능하다고 인정한 몇몇 기업의 화물 외에는 검색을 피할 수 없습니다.”

곽승훈 차장과 함께 엑스레이 모니터를 볼 수 있는 사무실로 들어갔다. 직원 3명이 2개의 모니터를 말없이 주시하고 있다.

“색상과 밀도를 보니 반도체 같네요. 주로 총기, 화약 등 불법 화물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핍니다.”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직원이 말한다.



신기에 가까운 ‘빌드업’ 작업

수만개의 크고 작은 짐더미 사이, 1초 만에 허리를 굽혔다 펴는 신기에 가까운 동작으로 차곡차곡 짐을 쌓고 있는 직원이 보인다.

“일종의 규격화 작업인 ‘빌드업’을 하는 모습입니다. 빌드업은 탑재용기인 ULD, 즉 정해진 크기의 컨테이너 또는 팔레트에 짐을 싣는 작업을 뜻합니다. 탑재하기에 적합한 크기로 화물을 묶는 것이지요. 모든 화물은 이 빌드업 과정을 거쳐야 화물기에 실릴 자격을 얻습니다.”

보안검색 다음의 과정이 바로 빌드업 작업이다. 토미룩과 사람이 나눠서 이 작업을 맡는데, 인력으로 들 수 없는 화물은 토미룩이 운반하고 소형 화물은 수작업을 한다. 그리고 이 작업은 지하로 푹 꺼졌다 위로 솟기도 하는 ‘워크스테이션’에서 이뤄진다. 워크스테이션은 작업자가 키 높이에서 편리하고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 정해진 화물을 적당한 모양으로 쌓아 올리고 너트로 단단히 고정하면 작업이 마무리된다. 워크스테이션에서 화물을 정돈하는 데 열중한 대한항공화물조업사 KAS(한국공항) 직원 이승재씨에게 다가갔다.

“보통 2명이 팔레트 하나를 맡습니다. 노하우라면 큰 화물은 아래에 놓고, 가볍고 위험한 화물은 위로 올리고, 부피는 최대한 줄일 수 있게끔 공간 배치를 잘해야 하고…회사에서 나오는 매뉴얼만 익히면 일은 금방 손에 익습니다.”

큰 화물들 사이 빈틈에 작은 화물을 집어넣으며 이씨가 말을 잇는다.

“팔레트에는 모두 고유번호가 있어요. 팔레트에 어떤 제품이 얼마나 실렸는지 표시하는 거죠. 그리고 그 정보는 모두 화물운송시스템으로 전송돼 그 자료를 토대로 화물기에 팔레트를 어떻게 배치할지를 결정합니다.”

이씨에게 이야기를 듣던 중 한 직원이 다가와서 기자의 신분을 확인했다. 벌써 일곱 번째다. 지나갈 때마다 경비관리 직원들의 의심스러운 눈초리가 등 뒤에 꽂혔다.

“노란 보안선 보이시죠? 그 선을 따라 경비관리 직원들이 서 있지 않습니까. 관계자만 들어갈 수 있는 안전선이지요. 대리점 직원들도 노란 선 밖에서만 짐을 내리고 포장상태를 살필 수 있어요.”

넓고 어수선한 화물터미널은 도난과 테러 등 안전사고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 제1화물터미널은 45개 감시카메라를 24시간 가동하며 모니터링룸에서 세 명의 직원이 상시 감시하고 있다. 제1화물터미널처럼 규모가 크고 관리가 엄격한 곳에서 도난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해외의 소규모 대리점이나 터미널에서는 반도체 같은 고가의 화물이 없어지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화물 안에서 물건만 쏙 빼가고 감쪽같이 포장을 봉합하기 때문에 화물을 받아본 뒤에야 도난사실을 발견하는 곤란한 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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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설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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