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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군부 동명목재 몰수 27년, 강정남 동명문화학원 이사장의 격정 토로

“우리가 ‘악덕기업인’이라니…‘동명인’은 진실을 알고 싶다”

  • 윤희각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toto@donga.com

신군부 동명목재 몰수 27년, 강정남 동명문화학원 이사장의 격정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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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군부 동명목재 몰수 27년, 강정남 동명문화학원 이사장의 격정 토로

동명목재의 창업주 故 강석진 회장(왼쪽)과 강정남 동명문화학원 이사장이 1980년 보안사 부산지부에서 서명한 위임각서.

▼ 신군부가 왜 동명목재를 공중분해했을까요.

“제가 정말로 알고 싶은 부분입니다. 신군부에 찍혔다거나 반발한 적도 없습니다. 군부에서 협조를 요청한 적도 없었고요. 동명목재를 조사하겠다는 연락도 없었어요. 순식간에 벌어진 일입니다. 1970년대 후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회사가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부친과 제가 소유한 부산은행과 부산투자금융 주식 200억원을 매각할 계획이어서 회사 경영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더욱 억울한 거죠. 아버님이 그때까지 받은 훈장이 15개나 됐고 ‘소득세 납부왕’이라 불릴 만큼 변칙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납세의무를 지켰습니다. 동명이 망해야 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자유가 박탈될 정도 아니다’?

▼ 그래도 뭔가 짐작 가는 데가 있을 텐데요.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저희 나름대로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동명목재는 부채보다 부동산 등 재산이 더 많았습니다. 재무구조가 튼튼하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주식회사나 법인이 아니라 개인 소유 기업이었습니다. 이런 점을 눈여겨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쉽게 말해서 기업 해체 과정에서 주주의 반발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고 재산가치가 상당한 기업이기에 신군부가 분해하는 데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게 당시 임원들과 저의 추측입니다.”



▼ 보안사에 감금되고 일주일 뒤 동명목재가 최종 부도처리 되고 다음날 환수조치가 발표 됐습니다. 그 자세한 과정을 기억하십니까.

“신군부가 동명을 악덕기업으로 지목하기 위해 시나리오를 준비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조사해보니 동명이 악덕기업도 아니고 건실한 기업으로 판명됐을 것 아닙니까. 그러면 기업가가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풀어줘야 할 텐데, 반대로 그때부터 억지로 동명 죽이기에 나선 거죠. 국보위 산하에 동명목재처리위원회를 만들어서 한순간에 기업을 날리고 각종 부동산을 부산시와 항만청(현재 해양수산부)에다 헐값에 넘겼습니다. ‘해외에 시장이 많이 있어 운영자금이 충분하다’고 누차 설명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동명을 포기하라는 말만 되돌아왔죠.”

▼ 당시 동명목재는 얼마나 건실한 기업이었 습니까.

“1970년대 석유파동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원목 생산국의 공급량 제한에 따라 원목 확보가 어려웠습니다. 또 국제건설 경기의 둔화로 합판 수요가 급감하는 등 채산성이 악화돼 동명이 한때 위기를 맞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부친과 제가 200억원가량의 주식을 매각하기로 결정해 유동성 위기는 1차적으로 극복됐습니다. 여기에다 1980년 6월15일 정부 고위관계자와 200억원대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기로 약속된 상황이었어요. 그뿐 아닙니다. 목재 가공과 관련해 인도네시아와 합작 투자까지 이뤄낼 정도로 기업의 미래는 밝았습니다.”

▼ 재산포기 각서에 도장을 안 찍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나요.

“각서에 도장을 찍으라면서 보안사 관계자들이 ‘회사는 살려준다’고 했습니다. 분명히 기억합니다. 재산은 몰수되더라도 회사만 남아 있다면 나가서 어떻게든 살려보겠다는 생각에 그런 결정을 했죠. 그리고 제가 도장을 찍었지만 각서의 글씨는 저와 부친의 필체가 아닙니다. 보안사에서 불러주는 대로 동명목재 임원이 강제로 받아쓴 것입니다. 그런 다음 부친과 저에게 들고 온 것이죠. 물론 도장 찍을 때 분위기는 강압적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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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각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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