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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성찬’ 노무현 복지담론, 상처 얼룩진 ‘진보적 복지’

노무현 2003-2008, 빛과 그림자 - 복지

  • 김연명 중앙대 교수·사회복지학 ymkim@cau.ac.kr

‘말의 성찬’ 노무현 복지담론, 상처 얼룩진 ‘진보적 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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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성찬’ 노무현 복지담론, 상처 얼룩진 ‘진보적 복지’

참여정부의 대표 ‘복지상품’은 아동복지의 향상이다.

국민 노후소득 보장의 기본축인 국민연금에서는 노 대통령의 선거공약과는 정반대로 제도가 변경됐다. 노 대통령은 2002년 대통령선거 운동 당시 국민연금의 급여수준을 대폭 인하하겠다는 이회창 후보의 주장을 비판하면서 국민연금액을 인하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회창 후보의 공약이 관철되고 말았다. 2007년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부여당이 주도한 연금개혁으로 소득의 60%에 이르던 연금액이 2028년까지 40%로 인하되는 ‘무자비한’ 연금액 축소가 이뤄졌다.

더욱이 국민연금의 평균 가입기간이 21.7년임을 감안하면 실제 소득 대체율은 20%를 약간 넘어 평균적인 소득을 가진 사람의 연금액이 1인 가구의 최저생계비에도 미달하는 ‘용돈연금’ 수준이 되어버렸고, 이로 인해 연금의 노후빈곤예방 기능이 현저히 축소됐다.

연금액 인하로 국민연금기금의 고갈 시기는 10여 년 늦춰졌으나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빈곤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 결과적으로, ‘친복지적’이라 자부하는 참여정부의 대표적인 ‘반복지적’ 정책이 되고 말았다. 물론 65세 이상의 현세대 노인을 위한 기초노령연금제도를 도입해 전체 노인의 60%(2008년만 70%)에게 월 평균 8만원 정도의 수당을 지급함으로써 축소된 연금액의 일정부분을 보완했다. 하지만 기초노령연금제도가 보편주의적 기초연금의 성격을 갖지 못하기에 전체적으로 참여정부에서 노후소득보장제도가 상당히 후퇴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신사회위험 대책, 시작에 의의

극빈층을 대상으로 한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는 일정한 진전이 있었다. 극빈층의 생계보호를 가로막던 부양의무자 기준과 자산 평가기준이 완화되면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수가 2002년 135만명에서 2007년 167만명으로 약 32만명 증가했으며 관련 예산도 같은 기간에 3조2000억원에서 6조2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즉 빈곤층에 대한 사회적 보호 수준이 향상됐다고 볼 수 있다. 극빈층에 대한 보호 수준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앞에서 본 것처럼 외환위기 이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절대빈곤층과 ‘근로빈곤층’으로 표현되는 새로운 빈곤집단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후기산업사회에서 나타나는 저출산·고령화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 노동시장의 유연화 현상은 아동 및 노인의 보살핌 문제, 여성의 일과 가정 양립 문제, 그리고 특정 계층 사회적 배제의 영속화 등 소위 ‘신사회위험(new social risks)’을 만들어낸다. 신사회위험은 후기산업사회로 진입한 선진국에서 1990년대 이후 당면한 최대의 복지 문제이며 아동보육, 여성친화적인 사회서비스의 확충, 직업훈련의 강화 등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사회복지정책을 필요로 한다.

한국도 노무현 정부에서 신사회위험이 핵심적인 사회 문제로 부상했고, 여러 가지 정책적 대응이 이뤄졌다. 이 중에서도 아동보육 부문에서는 참여정부의 복지정책 중 대표상품이라 할 정도로 적극적인 대응이 있었다. 아동보육 예산이 2002년 2461억원에서 2006년 1조574억원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그 결과 아동보육시설의 수나 보육시설 이용아동수가 급속하게 늘어났다. 반면 일과 가정의 양립을 보장하기 위한 핵심적 정책인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등 여성친화적 사회정책에서는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동에서 파생되는 문제점에 대응키 위해 참여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국가 차원에서 인구 문제에 대비하는 국가계획을 만들었다(새로마지플랜). 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국가 차원에서 처음으로 조직화했다는 점에서 일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으나 실제 실효성이 있는 정책수단을 집행하는 데에서는 많은 한계점을 드러냈다.

고령사회에 대비하는 가장 구체적인 수단으로 평가받을 만한 것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입법화한 것이다. 이 제도는 일단 노인 돌봄의 문제를 사회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으나 수혜 범위가 제한됐다는 점에서, 또 최소한의 공적 노인요양시설과 관련 인력의 확보 등 기초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제도부터 무리하게 출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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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명 중앙대 교수·사회복지학 ymkim@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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