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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깔스러운 경제학 입문서의 향연

  • 고승철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cheer@donga.com

맛깔스러운 경제학 입문서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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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원리 활용해야 선진국 된다”

맛깔스러운 경제학 입문서의 향연

글솜씨가 좋은 윤석범·김학은 교수의 ‘새 거시경제학’과 ‘자유주의 경제학 입문’.

저자들은 ‘자유주의 경제학 입문’(윤석범·김학은 지음, 세경사)이라는 846쪽짜리 두툼한 책을 냈다. ‘자유주의’란 말이 붙은 이유는 머리말에 잘 나타나 있다. 자유주의를 근간으로 해서 경제를 발전시켜야 국민은 격앙가를 부르며 편안하게 산다는 논리다.

“국가는 여전히 영토를 벗어날 수 없지만 시장은 전세계를 영토로 삼고 있다. 교회가 전세계에 성경 하나를 들고 하나님의 가르침을 전파하듯이 시장은 상품 하나를 들고 전세계를 찾아간다. 전에는 국가와 교회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한 국가가 선진 강국이 되었듯이 앞으로는 ‘국가와 시장’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는 국가와 국민이 선진강국이 될 것이다. 국가와 교회의 시절에는 신학이 중심이었듯이 국가와 시장의 시대에는 경제학이 중심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인문학 소양을 충분히 발휘했다. 세계사 에피소드, 철학 이야기, 문학적 비유가 넘쳐난다. “제1차 세계대전 이전 독일 제국주의 마지막 단계에서 아프리카 식민지의 22개 코코아 대농장 중 4곳만이 배당금을 지불할 수 있었고, 58개 고무 대농장 가운데 8곳만이 배당금을 지불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미국의 시인 칼 샌드버그의 시도 인용됐다.

이 책은 오랜 세월의 숙성을 거쳐 탄생했다. 윤석범 교수는 소장 학자 시절부터 경제학 입문서를 저술하고 싶었으나 스승 최호진 교수의 저서가 있었기에 중복되는 책을 쓸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 후 집필을 시도하려다 원로 스승 김상겸 교수가 입문서를 쓴다는 사실을 알고 또 포기했다. 윤 교수는 이 책의 맨 앞 페이지에 ‘고 김상겸 교수님을 추모하며’라고 썼다.



‘글로벌 시대의 경제학’(송병락 지음, 박영사)의 저자 프로필에 독자는 압도당하지 않아도 된다. 서울대 부총장을 지낸 경제학자라…. 책을 펼치기도 전에 “경제 전문용어가 수두룩해 골치 아픈 책이 아니겠는가”고 지레 겁을 먹는 사람이 상당수 아닐까.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경제를 이렇게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하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다. 술술 읽힌다 해서 건더기 없이 멀건 국물만 그득한 책이 아니다. 저자의 깊은 내공 덕분에 푸짐한 건더기가 곰삭았다.

피해야 할 책들

맛깔스러운 경제학 입문서의 향연

송병락 교수의 ‘글로벌 시대의 경제학’.

이 책의 특징은 이야기 형식으로 서술됐다는 점이다. 여느 경제학 서적과는 달리 수식과 도표가 거의 없다. 소설처럼 흥미롭게 읽다가 보면 책 내용에 공감해서 무릎을 치는 경우가 있으리라. 한국의 장래를 매우 밝게 전망하는 것도 또 다른 특징이다. 저자는 경제학의 필요성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더글러스 노스 교수는 경제학은 오락처럼 즐길 수 있는 것이고, 니시무라 가즈오 일본 교토대 교수는 일본인들이 21세기를 맞이하여 활력을 찾는 최선의 방법은 경제원리를 잘 공부하는 것이라고 했다.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은 기본 경제원리이다.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우리 기업과 산업, 나라의 경쟁력과 우리 생활수준을 세계 수준으로 높이는 길은 이런 경제원리를 잘 이해하고 잘 활용하는 것뿐이다.”

저자는 서울대 부총장 시절에 많은 외국 귀빈을 맞았다. 그들에게서 선물을 받고 뭘 답례로 줄까 고민하다 갓을 골랐다.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공식 모자가 바로 이것”이라 설명하며 뫼 산(山)자 모양의 대감 갓을 주자 모두들 대단히 좋아하더라는 것이다. 저자는 서울대 교육행정연수원이 초중고교 교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연수강의에서 ‘최고 명강사’로 자주 뽑힌다. 이 강의를 직접 듣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으며 명강의를 듣는 것으로 갈음하면 되겠다.

경제학 교과서, 입문서는 종류가 엄청나게 많다. 각 서적마다 특징이 다르다. 기피해야 할 책은 저자가 예닐곱 명이나 되는 대학교재이다. 이런 책은 주로 수강생이 의무 교재로 선택하도록 급조한 것이다. 그러니 아무래도 함량이 떨어진다. 또 공무원 수험서 비슷한 형식의 경제학 입문서도 피해야 한다. 표지만 번지르르하고 내용은 조악한 것이 대부분이다.

신동아 2008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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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철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che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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