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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령이 쓰는 이사람의 삶

자연섭생법 정립한 차성훈 오행생식원장

“결핵에는 고춧가루, 위장병엔 흑설탕… 五行 다스리면 건강이 따라와요”

  • 김서령 칼럼니스트 psyche325@hanmail.net

자연섭생법 정립한 차성훈 오행생식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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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갚을 테니 결혼하자”

어떤 암자였는데 풍경에 빨려들어 하루 종일 먹지도 않고 시간도 의식 못하고 한자리에 붙박아 앉아있었다. 해가 져서 할 수 없이 거기서 잤다. 주지스님이 말했다. “여행하시는 분 같은데 이왕 온 곳이니 하루만 절을 해보지 않으시려우?” 밥을 주냐고 하니 준다고 했다. 절하는 게 뭐 어려워? 밥 주고 재워준다니 더 바랄 게 없지 하고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절을 했다. 그게 3일로 일주일로 한 달로 6개월로 늘어났다. 목탁 치는 법과 염불하는 법을 다 배웠다. 승복을 입었되 머리는 깎지 않는 반승반속으로 꼬박 6개월을 다른 것 없이 죽어라고 절만 했다.

나중 알고 보니 그곳이 바로 선운사 도솔암이었고 주지스님은 면벽하느라 엉덩이가 없어졌다는 정인스님이었다. “6개월이 지나자 정인스님이 이왕 절하기 시작한 거 천일을 해보지 않겠냐고 묻대요. 천일이면 3년인데 날더러 중 되라는 소리잖아요? 그래서 물었어요. 난 목탁 치는 스님은 싫소. 세상을 한눈에 보는 공부를 하고 싶은데 중이 되면 그런 공부를 할 수가 있습니까. 스님 대답이 ‘있지!’해요. ‘그럼 얼른 중 하겠소’ 했더니 중 되는 서류를 만들어오래요. 다음날 바로 서류를 떼러 산 아래로 달려내려 왔어요. 내 등 뒤에 대고 스님이 ‘걸림이 없으면 오너라’ 해요. 걸림은 무슨 걸림, 하면서 집에 왔더니 어머니가 앓아누워 계십디다. 막내아들이 연락두절이 됐으니 몸져누우신 겁니다.

‘어머니, 나 중 될래요’했더니 벌떡 일어나서 부엌에 나가 식칼을 가져오시더니 ‘날 죽이고 가라’고 하셔요. 한 달쯤 기다리다 다시 그 말을 꺼냈더니 이번에도 똑같은 반응이셔요. 세 번을 해보다가 포기했어요. 이게 바로 나의 걸림이구나 싶데요. 어머니가 나를 너무 꽉 잡는구나. 그러면 나의 인연은 산속이 아니라 세상속이구나 싶데요.”

산에 가는 걸 포기했지만 여전히 그의 관심은 안 보이는 우주와 인간의 이치에 있었다. 단전호흡 수련을 하고 그런 단체의 지도자 노릇도 했다. 사회 속에 살려면 결혼을 해야겠는데 ‘누구하고 하지?’했을 때 눈에 들어오는 이가 있었다. 단전호흡 단체에서 만난 사람으로 아토피가 심각했다.



“지금의 연은 과거의 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거든요. 심법으로 들어가면 과거연이 보이죠. 그 사람에게 내가 빚이 있더라고요.” 다짜고짜 전생 빚을 갚을 테니 결혼하자고 했다. 친한 사이라고 할 수도 없던 사람이었다. “2주 후에 전화가 왔더라고요. ‘그럽시다’ 해요. 나는 벌써 잊어버리고 ‘뭘요?’ 했더니 기막혀 하면서 ‘전생 빚 갚는다고 했잖아요?’ 하더라고요.” 그래서 혼인했다. 혼인 후 아내의 아토피는 다 나았다. 알고 보니 아내도 동성동본 같은 차씨였는데 혼인날을 잡자 동성동본금혼법 위헌 판결이 나 혼인신고를 문제없이 할 수 있게 됐다.

陰陽中 3원 우주론

그의 우주론은 3원론이다. 이건 스승 현성 김춘호 선생의 철학으로 우주는 음양의 이원론이 아니라 음양중(陰陽中) 3원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고 이런 삼태극 사상은 원래 우리 한족(韓族)의 근원학문이고 민족생활의 기본 사상이다. (나는 2006년 1월호 신동아 ‘이 사람의 삶’에서 만났던 삼원론 철학자 박재우 선생에게 똑같은 주장을 들은 적이 있다)

“음양중은 삼신할머니, 삼태극, 삼성(三聖) 등으로 전래됐는데 우주의 변화, 생성, 소멸의 원리를 설명하는 기초요소예요. 수천년 동안 문자로 구두로 그림으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음양 둘만 남아 정리, 인용되고 중은 사용하지 않거나 사고할 능력이 상실되어 ‘중용’ ‘적당히’같은 말 속에 얼버무리게 됐다고요. 선 아니면 악인가요? 흑 아니면 백인가요? 지구와 인간이 이렇게 오래 존속되어온 건 이원론적인 음·양이 아닌 음·양·중의 삼태극사상 때문입니다.

달은 음이고 태양은 양이고 지구는 중이에요. +와 -와 0이 삼태극이고 그게 수학의 기본원리죠. 물질의 기본요소인 원자도 음전자와 양전자와 중성자로 이뤄져 있잖아요. 사람 역시 정신이 양이고 육체는 음이고 감정(마음)은 중이고 이렇게 정·기·신이 합해 인간을 이룹니다. 이 원리가 발전하여 세분돼 사상이 되고 오행이 되어 육기가 이루어집니다.”

사상, 오행육기는 말로 하면 난삽하지만 그림을 그려보면 간단하다. 동서남북의 사상은 움직이지 않는 대지에 해당되는 하통지리(下通地理)의 근본원리이며 오행은 별들의 세계, 즉 천체의 운행법칙인 상통천문(上通天文)이고 인체의 생명유지를 위한 순환원리는 육기(六氣)로 설명될 수 있다고 한다. 육기란 인체를 이루는 목·화·토·금·수 기운에 사람의 생명력을 관장하는 신진대사 기능이나 저항력, 초능력, 느낌, 감정 등을 포괄하는 상화(相火)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이걸 중통인사(中通人事)라고 부른다.

그는 진도 고군면이 고향이다. 산 하나 넘으면 바다가 보이는 동네에서 농사를 짓고 살았다. 9남매의 막내였다. 아버지가 지병으로 오래 앓으셨다. 학교가 끝나면 아버지 병에 좋다는 민달팽이, 지렁이, 도마뱀 같은 걸 잡으러 다녔다. 비온 다음날 민달팽이가 많다는 것과 어느 골짝에 약초뿌리가 많은지를 환하게 꿰게 됐다. 식구들은 다 밭에 나가고 아픈 아버지와 어린 성훈이 둘만 남아있는 날이 많았다. 그게 소년에게 인간과 병과 자연과 죽음에 관해 은연중에 사색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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