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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왕 장보고 고향은 완도 아닌 변산반도”

작가 최홍의 역사 추적

  • 최 홍 작가 doksuri-ch@hanmail.net

“해상왕 장보고 고향은 완도 아닌 변산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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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왕 장보고 고향은 완도 아닌 변산반도”

수성당 오른쪽에 위치한 여울굴.

더구나 죽막동이 있는 변산 지역은 옛적 중국의 영향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죽막동 제사 유적에서 5세기 말경 중국 남조시대의 청자가 발굴됐고, 변산에는 관세음보살을 모시는 관음신앙이 유달리 두드러지고 있다.

우리가 선조들이 남겨놓은 설화를 중요시해야 하는 것은 그 상징성 때문이다. 왕조시대와 정권의 변화를 겪으면서 사실로 나타낼 수 없는 것, 또는 기록으로 남길 수 없는 것들을 선조들은 설화라는 방식으로 전승했다. 따라서 설화에 담긴 의미구조를 찾아내는 것은 또 다른 역사 연구 방편이다.

죽막동의 ‘대막골 철마 설화’는 무엇보다도 서술 자체가 서사 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단순한 민담(民譚)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웬만한 설화에선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또한 황금부채나 철마, 봉래도 같은 상징어들이 등장한다. 여기에 왜구를 물리치고 사람들의 목숨을 구제했다는 구체적인 활동 내용도 있어 뭔가 선조들이 강하게 전하려 했던 메시지가 있을 것임을 짐작케 한다.

장보고와 정년

이렇게 보면 설화 속 두 형제의 정체에 대해 감이 잡힐 듯하다. 바로 장보고, 그리고 그와 생애를 함께한 고향 후배 정년(鄭年)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정년은 장보고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청해진이 있던 완도 장좌리 당집에도 함께 모셔져 있다.



이렇게 생각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설화에서 두 형제가 죽은 뒤 그들의 행적이 계승되지 않고 종식된다는 점이다. 군사력을 의미하는 철마도 두 형제와 운명을 함께하면서 더 이상 활동이 이어지지 못한다.

장보고와 정년은 함께 중국으로 건너가 군인으로 크게 입신한다. 그리고 청해진을 근거지로 서·남해안의 해적을 소탕하는 큰 공을 세운다. 이를 바탕으로 동아시아 해상권을 장악하지만 장보고의 죽음과 함께 청해진의 운명도 다한다.

설화에서 두 형제가 금의환향했다는 것은 장보고와 정년이 중국으로 가서 크게 입신해 귀국한 사실을 나타내는 게 아닐까. 또한 용왕신을 의미하는 듯한 도인으로부터 황금부채를 받았다는 것은 바다를 근거로 삼아 재력을 쌓았음을 뜻하는 것 아닐까.

장보고와 정년이 중국으로 향했던 장소는, 여러 정황으로 봐서 봉래의 또 다른 명칭인 등주가 가장 유력하다. 당시 신라와 중국이 활발하게 교역하던 항구가 등주였기 때문이다.

혹자는 장보고가 펼친 왕성한 해상무역 활동상이 설화에 나타나지 않는다고 할지 모른다. 맞는 얘기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기록에 따르면 중국에서 귀국한 장보고가 신라 흥덕왕에게 청해진 설치를 요청하면서 내세운 명분은 서·남해안에 출몰하는 해적들을 소탕하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해적들은 백성들의 재물을 약탈하고, 이들을 납치해 당나라에 노비로 팔아넘기는 게 일이었다. 속셈이야 어떻든 그는 이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했고, 그 후 청해진을 국제적인 중계무역지로 키워나갔다. 따라서 적어도 그의 공식적인 임무는 서·남해안에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었다.

혹자는 변산은 장보고가 활약한 청해진과는 멀리 떨어진 지역이라고 반박할지 모른다. 그러나 설화에 두 형제가 인근에서만 활약했다고 나와 있지는 않다. 장보고의 활약 범위도 청해진 주변이 아니고 서·남해안과 황해 지역이었기에 설화의 내용과 어긋남이 없다.

설화에서 여울굴은 서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여울굴에서 나왔다는 철마는 수군(水軍)을 의미하는 듯하다. 여울굴에서 솟아나온 백발노인은 물론 바다를 다스리는 용왕신 또는 해신일 것이다.

두 형제의 정체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근거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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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홍 작가 doksuri-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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