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자유인’과의 대화 8

유라시안 필하모닉 이끄는 예술 CEO 금난새

“우린 자급자족하는 ‘비정규직’… 이게 경쟁력 원천이죠”

  • 김정호 자유기업원장 kch@cfe.org

유라시안 필하모닉 이끄는 예술 CEO 금난새

3/4
유라시안 필하모닉 이끄는 예술 CEO 금난새
김정호 복지부동하는 공무원의 태도 같은 것을 말하는 건가요.

금난새 그렇습니다. 정부 돈은 결국 국민이 낸 세금입니다. 대통령이든 장관이든 그 돈을 쓸 때는 늘 납세자에게 보답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제도권 안에 있는 단체라는 이유로 예산을 주는 것은 후진국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나랏돈을 받고도 열심히 하지 않는 문화단체도 옳지 않습니다. 모두들 세금을 낸 사람들에게 충분히 보답해야 합니다.

“오케스트라도 경쟁시켜야”

김정호 좋은 대안이 있을까요.

금난새 지금은 큰 단체에 예산을 몰아주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시향이나 KBS 교향악단은 각각 연간 100억원 안팎의 큰 금액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저라면 그 돈을 한 군데에 몰아주는 대신 20억원씩 쪼개서 여러 군데를 지원하고 서로 경쟁하게 하겠습니다. 나머지 예산은 스스로 조달하게 하는 거지요. 생각만 바꾸면 나머지 예산도 얼마든지 조달할 수 있습니다. 저희 유라시안 필하모닉은 정부 지원을 단 한 푼도 받지 않지만 매년 100회가 넘는 연주를 해오지 않았습니까.



너무 큰 것만 좋아합니다. 물론 대외적으로 우리나라 음악계를 상징할 만한 큰 오케스트라가 있을 필요는 있지요. 그러나 올림픽 금메달을 많이 딴다고 해서 그 나라의 체육이 발전했다고 할 수 없듯이 음악도 그렇습니다. 큰 오케스트라가 한두 개 있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수요에 다양하게 맞출 수 있는 다양한 오케스트라와 청중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김정호 국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는 오케스트라와 스스로 재정을 확보해야 하는 유라시안 필하모닉 사이에는 어떤 음악적 차이가 있다고 보십니까.

금난새 하하! 매우 예민한 부분이라 답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것만큼은 말할 수 있습니다. 재정이 보장된 악단은 사람이 오든 말든 정기 연주회를 꼬박꼬박 합니다. 그러나 유라시안은 청중을 찾아다닙니다. 그리고 “다시 오라”는 소리를 들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 연주자들이 늘 ‘청중을 감동시켜야 한다’는 고민을 하고 삽니다. 우리 유라시안에는 청중의 반응이 매우 소중하고, 그래서 청중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더 고민한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김정호 유라시안 필하모닉의 연주 횟수가 매년 늘어난 것을 보면 매번 고객 감동에 성공한 듯합니다. 특별한 비법이 있습니까.

금난새 말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군요. 김 원장께서 직접 연주회장에 와서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하하. 김 원장께선 사회주의가 망한 이유를 어디서 찾으십니까? 저는 그들이 고객을 생각하지 않은 데 그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소비자를 배려하지 않고 그냥 기계적으로 공장만 돌렸어요. 저는 그렇게 의무적으로 일하는 것을 제일 싫어합니다.

처음 청소년음악회를 맡게 됐을 때도 정부의 사업이니까 의무적으로 시간만 때우자는 식으로 했으면 지금과 같은 ‘해설이 있는 음악회’는 나올 수 없었겠죠. 저는 청소년음악회가 미래 청중을 만들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했고, 해설을 그들의 눈높이에 맞췄습니다. 제목도 더 친근하게 ‘금난새와 함께하는 세계음악여행’으로 짓고요. 제가 해설을 하겠다고 했을 때 다들 비웃고 말렸지만 첫날부터 모두 매진됐습니다. 저는 지금껏 청중과 호흡해왔고, 앞으로도 청중이 원하는 것을 할 것입니다.

“기업 돈은 공짜가 아니다”

김정호 청중의 취향에 맞추다 보면 대중성이 너무 짙다느니, 예술성이 훼손된다느니 하는 비난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금난새 아니지요. 유라시안 필하모닉은 청중에게 다가가기를 원하지만 크로스오버나 대중음악을 연주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사찰에서 도 닦는 스님이 아닙니다. 저는 관객의 사랑을 받아야 하는 아티스트입니다. 사람들은 쉬운 것을 우습고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선입관은 좋지 않아요. 유치원 아이에게는 유치원 아이에게 맞는, 고급 관객에게는 고급스러운 음악과 해설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3/4
김정호 자유기업원장 kch@cfe.org
목록 닫기

유라시안 필하모닉 이끄는 예술 CEO 금난새

댓글 창 닫기

2022/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