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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옥수 신창원 옥중 인터뷰

“6m 담장, 3m 철조망 , CCTV, 적외선감지기, 무장 교도관… 나, 이제 절대 탈옥 못해요”

  • 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탈옥수 신창원 옥중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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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망가졌어요”

탈옥수 신창원 옥중 인터뷰

신출귀몰한 절도행각, 탈옥 등 신창원을 모티프로 한 것으로 보이는 영화 ‘탈주’의 제작 예정을 알리는 인터넷 홈페이지.

신창원은 2007년 11월27일에야 인근 종합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았고, 병원은 ‘제4▼ 5번 요추 추간판 탈출증’이란 진단과 함께 ‘상태 심각하여 시급한 수술적 치료 요함’이란 소견을 내렸다. 이에 따라 12월 초 경북대 병원으로 이송돼 디스크 제거 수술과 신경줄기를 타고 흘러내린 수액을 긁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청송교도소 면회소에 도착해 “수인번호 5401번 신창원을 면회왔다”고 하자 전산망을 통해 기자의 신분을 파악한 담당직원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솔직히 면회가 이뤄지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신창원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만큼 교도소 측으로선 기자가 그를 만나는 게 달가울 리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20여 분 후 면회대기자 명단에 신창원의 수인번호가 떴다. 면회가 허가된 것이다.

해당 면회실에 들어서자 아크릴 칸막이 너머로 신창원이 보였다. 2000년 처음 봤을 때처럼 짧은 머리였다. 쑥스러운 듯 손으로 머리를 만지며 멋쩍게 웃었다. “잘 지내셨어요?” 하고 안부를 건네는 그의 얼굴이 조금은 수척해 보였다.

▼ 건강은 괜찮은가요.



“좋아지고 있어요. 여전히 통증이 있고, 하체에 힘이 안 돌아오긴 했지만 움직이는 건 괜찮아요. 칼을 대는 수술을 해서인지 회복이 좀 더딘 것 같아요. 지금은 조금씩 운동을 하고 있어요.”

▼ 지금도 독방에 있나요.

“한 달 전쯤에 병사(病舍)로 옮겼어요. 여전히 독방이지만 전에 있던 곳보다는 조금 넓어요.”

▼ 신앙생활은 잘 하고 있습니까.

“많이 망가졌어요. 지금은 종교집회도 참석하지 않아요. 아무리 열심히 살아보려 해도 벽에 부딪히는데다, 이런 일까지 겪고 나니 회의가 들더라고요. 다시 신앙을 일으켜 세우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목사님도 무조건 용서하라, 참아라, 싸우지 말라고만 하니까 이를 실천할 수 없는 제 맘이 편하지 않아요.”

영화제작 반대하는 이유

그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보였다. 하지만 곧장 본론으로 들어가면 면회를 제지당할 것 같아 화제를 돌렸다. 드라마틱한 요소가 많은 신창원의 삶은 영화 소재로 그만이다. 최근에도 배우 이동건이 영화제작사 씨네2000으로부터 영화 ‘거북이가 달린다’(가제)의 주인공 신창원 역을 제의받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 신창원씨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만들어질 모양이던데요.

“저도 신문기사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저를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려면 제가 동의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씨네2000 이춘연 대표에게 편지를 보내 물어보니까 저에 대한 영화가 아니라 전혀 다른 내용이라는 답장이 왔어요. 언론에서 왜 그렇게 보도했는지 자기도 모르겠다고 썼더군요. 그래도 미심쩍어서 일단 제작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내놓았어요. 저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 같아 기분이 언짢더라고요.

또다른 영화사에서도 저를 소재로 한영화를 기획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 영화사에선 누나에게 판권을 샀다고 하는데, 누나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설령 누나와 계약을 했다 해도 당사자인 제 동의가 없으면 무효잖아요.”

▼ 자신을 소재로 한 영화 만드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건가요.

“지금까지 제게 7, 8개 영화사에서 제안이 왔어요. 교도소까지 저를 찾아온 제작사만 그 정도예요. 영화에서 저를 어떻게 다루든 상관없어요. 하지만 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저로 인해 피해를 당한 분들의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잖아요. 그건 그분들을 두 번 죽이게 되는 거죠. 유족들에게도 미안한 일이고요. 그래서 다 거절했어요.

대전교도소에 있을 때는 허락할까 생각도 했어요. 당시 상황이 너무 힘들어서 행정소송을 하려고 했는데, 그러려면 변호사 선임비용 등 이런저런 돈이 필요했거든요. 하지만 도리가 아니다 싶어 맘을 고쳐먹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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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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