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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권, ‘박근혜 X-파일’ 제작 이명박 정권, 박근혜 견제 위해 X-파일 활용說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노무현 정권, ‘박근혜 X-파일’ 제작 이명박 정권, 박근혜 견제 위해 X-파일 활용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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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간 부동산 50여 건 조사

노무현 정권의 사정기관이 제작한 문건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20여년간 고 최태민 목사(1994년 작고)의 딸과 사위가 매매·증여 등의 거래를 했거나 보유하고 있는 서울과 지방의 부동산내역을 항목별로 정리한 내용이었다. 문건에 기재된 거래 및 보유 건수는 50여건이고 총 금액은 공시지가 기준으로 수백억원대였다. 부동산 소재지의 등기부 등본, 폐쇄 등기부 등본을 떼 비교해본 결과 문건 내용은 등본 내용과 상당부분 부합했다.

문건에 따르면 최 목사의 딸은 27세 때인 1983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지 149.10㎡를 매입한 것으로 나와 있었다. 최 목사의 딸이 소유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신사동 두 필지는 시가 2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돼 있었다. 그는 29세이던 1985년 9월 이 중 한 필지를 임모씨와 공동매입한 뒤 2년 뒤 임씨 지분을 사들였고 32세이던 1988년 7월 다른 한 필지도 공동매입한 뒤 같은 해 12월 지분을 사들였다.

최 목사의 부인인 임모 씨 명의로 1985년 매입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두 필지 총 302.22㎡는 1995년 최 목사의 딸과 사위 앞으로 증여된 것으로 돼 있었다. 최 목사의 딸과 사위는 이들 역삼동 두 필지를 2002년 3월, 2002년 9월 각각 매도했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이 문건은 노무현 정권의 사정기관이 최 목사 딸과 사위의 ‘부동산 구입자금 출처’ 및 ‘부동산 매각 대금 사용처’를 추적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사정기관이 아니고서는 유력 대선주자와 관련된 특정인의 수십년치 부동산 거래 내역 수십건을 뽑아낼 수 없다”고 했다.



선거 과정의 네거티브, 그리고 국정원의 정치사찰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 측은 단호한 척결 의지를 표명해왔다. 이명박 대통령 본인이 네거티브와 정치사찰의 피해자로 알려져 있다. 국정원의 이명박TF, 박근혜TF 조사도 국정원의 정치·선거 개입을 차단하는 계기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국정원 조사는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사정기관과 정치권 일각에 따르면 ‘박근혜TF’와 ‘박근혜 X-파일’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A씨는 “이명박 정권이 박근혜TF를 조사한다는 것은, 그 과정에서 박근혜 X-파일도 함께 입수하겠다는 것과 사실상 같은 의미”라고 말했다. 국정원의 조사 대상은 박근혜TF의 활동 내역과 문서 유출 의혹인데, 문서 유출 문제는 우선 어떤 내용의 문서가 작성됐는지 알아야 규명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정권이 수집해놓은 박근혜 X-파일이 추후 ‘박근혜 견제용’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런 의문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협력과 갈등을 반복하는 현재의 정치 지형과 연결되어 있다.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이명박계에 의한 ‘박근혜계 몰살’ 논란이 일었고 총선 이후에도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의원들의 한나라당 입당 문제를 둘러싸고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대립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4월13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뒤 ‘친박’은 있을지 몰라도 ‘친이’는 없다”고 말했지만 사실 친이-친박의 대립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박 전 대표 측이 향후 여권 내부의 이명박 대통령 견제세력이 되리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국정원, 벌집 건드렸다”

특히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 측은 국정원에서 유출된 것으로 의심받은 박근혜 파일을 불법적으로 활용한 전력(前歷)이 있다. 한나라당 경선이 진행되던 2007년 6월 이명박 후보 캠프 정책특보인 임현규씨는 박근혜 의혹이 담긴 문건을 김해호씨에게 전달했고 김씨는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전 대표가 영남대 이사장 재직 당시 경남기업 신기수 전 회장으로부터 이 대학 강당 신축공사를 발주해준 대가로 성북동 자택을 무상으로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 기자회견으로 인해 임씨와 김씨는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 측은 “이명박 후보 캠프 측에서 김해호씨에게 준 박근혜 후보 관련 문건은 국정원으로부터 건네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씨와 김씨는 대선 후인 지난해 12월21일 각각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한나라당 경선 당시 검찰은 임현규씨 외에 이명박 대통령 측근 의원의 보좌관 김모씨도 박근혜 파일 및 김해호씨 불법 기자회견에 관련돼 있다는 혐의를 포착했다. 검찰은 김 보좌관을 소환했으나 김 보좌관은 이에 응하지 않은 채 4월 현재까지 도피 중이다. 이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 측에 대해서는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은 피의자를 붙잡지도 않고 수사를 미적거리고 있다. 대선 이후 새로운 권력에 대한 눈치 보기”라는 보도(‘국민일보’ 2008년 1월13일자)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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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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