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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세 개의 조국을 가진 남자 정대세 축구인생

“정치는 축구를 따라옵니다, 제가 잘해야 공화국이 빛납니다”

  • 유재순 재일(在日) 르포라이터 yjaesoon@hanmail.net

세 개의 조국을 가진 남자 정대세 축구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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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조국을 가진 남자  정대세  축구인생

정대세는 북한에 대한 조국애는 투철하지만 손으로 하트를 만드는 20대 청년이었다.

▼ 만약 한국 구단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가 온다면?

“조건에 따라 갈 수도 있고 안 갈 수도 있습니다. 역시 간다면 인기 있는 팀으로 가야겠지요.”

그러면서 “사실은 얼마 전에 한국에서 그런 이야기가 잠깐 오간 적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 선수 본인이 아직은 현재의 소속팀을 떠날 의사가 없어 그 얘기는 없던 일로 했다고 한다. 한국 선수 중에 누구를 가장 좋아하느냐고 묻자 조금도 망설임 없이 “김남일 선수”라고 했다. 아직 개인적으로는 친하지 않지만 같은 J리그에서 뛰고 있어서인지 동료의식을 느낀다고 했다. 반면 한국-북한전에서 부딪친 적이 있는 박지성에 대해서는 “라이벌 의식이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언젠가의 유럽 진출을 위한 준비작업으로 꾸준히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영어회화 실력이 어느 정도냐고 묻자 지난 3월26일 한국-북한전에 출전하기 위해 상하이에 갔던 일화를 소개했다. 북한대표팀이 묵은 호텔에서 우연히 독일 사람을 만났다고 한다. 그 독일인과 두 시간 넘게 영어로 대화를 나눴는데, 주로 일반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치나 경제 같은 전문적인 내용으로 이어지자 자신도 모르게 위화감이 들더라고 한다. 영어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뼈저리게 느꼈다고.

유럽 진출 준비



“일반적으로 ‘스포츠 선수’ 하면 공부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저는 다릅니다. 어머니가 축구선수도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셔서 공부는 늘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대학 때 최우등으로 졸업했습니다. 아이큐요? 그것은 무서워서 재보지 않았습니다.”

그는 일본 기자들 사이에서 두뇌 회전이 빠른 선수로 통한다. 몸으로만 축구를 하는 게 아니라 눈으로 경기의 흐름을 읽고, 머리로 공의 속도와 움직임을 계산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때문에 그가 유럽 축구에 진출하면 나카다 히데토시처럼 대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는 사람이 많다. 그도 이 같은 평가를 알고 있는 듯, “지금은 완벽한 몸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유럽에 진출해서 성공할 자신이 있나요.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매일 경기 내용을 점검하고 분석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해가고 있습니다.”

▼ 프로축구선수로서 자신에게 몇 점을 줄 수 있을까요.

“앞으로의 성장가능성을 포함해서 점수를 준다면 50점입니다. 나머지 50점은 앞으로 제가 노력해서 채워가야 할 점수입니다.”

▼ 자신의 장단점을 꼽는다면.

“장단점의 차이가 너무 큽니다. 장점이라면 피지컬하고 강한 헤딩과 슈팅, 스피드가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무방비 상태가 될 때가 있습니다. 이런 갭을 없애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또 다른 단점은 제가 필요 이상으로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성격인데요, 그런 소심함을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축구와 정치는 어떤 함수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까.

“스포츠엔 국경이 없잖습니까. 역시 축구는 정치를 앞서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라가 아무리 어려운 일에 처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축구가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정치가 축구를 따라오는 것처럼 말이지요.”

▼ 그럼 정 선수는 축구선수로서 스스로 북한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조선은 오늘날 저를 있게 한 조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구심점이 되고 있지요. 저는 제가 축구선수로 성공하는 것이 곧 조국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활약이 뛰어나면 뛰어날수록 우리 공화국에 대한 이미지도 높아져갈 테니까요. 실제로 북조선에 대해 무섭다고 생각했던 일본인들의 인식이 저의 활약으로 인해 많이 희석됐습니다. 그동안 북조선은 실체가 없는 나라라고 비판하는 기자가 많았습니다. 바로 이런 인식을 제가 좀 더 열심히 활약함으로써 불식시키고 싶습니다.”

이쯤 되면, 비록 ‘인터뷰 조건’이 신경 쓰이긴 해도 그의 국적에 대해서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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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순 재일(在日) 르포라이터 yjaes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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