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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사람의 마음 모으는 게 불교 리더십”

불교TV 되살린 성우 스님의 내공

  • 최호열 기자|honeypapa@donga.com

“사람의 마음 모으는 게 불교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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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법당을

주주들이 80% 감자에 쉽게 동의하던가요.
“회사가 망해 소유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실제 일각에선 불교TV를 폐업한 후 다시 만들자는 이야기도 나왔어요. 그러면 부채 136억 원을 안 갚아도 되니까요. 하지만 그럴 수는 없죠. 인과가 있는 거니까 갚을 것은 다 갚고, 불교TV에 투자한 주주들의 불심도 보호해야 한다고 제가 못을 박았죠.”

회사를 맡으실 때 구체적인 경영 청사진이 있었나요.
“그런 거 없었어요. 전 돈도 없고, 경영이 뭔지도 몰라요. 대차대조표를 볼 줄도 모르고, 방송에 대해선 더더욱 몰라요. 하지만 좌고우면할 일이 아니고 앞만 봐야 한다고 믿었어요. 원력(願力·부처에게 빌어 원을 이루려는 의지)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죠. 제가 생각한 건 하나였어요. 사람들 마음을 모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전국 사찰을 돌아다니며 법회를 열고 원불(願佛) 모시는 일을 시작했죠.”

경영하시며 어려웠던 점은.
“당시만 해도 스님들이 방송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언론에 오르내리고 방송에 나가는 것을 ‘상을 낸다’고 해서 터부시했어요. 법정 스님도 법문 모습을 촬영하려니까 ‘카메라 나가라’고 소리치셨죠. PD가 그래서 못 찍고 돌아왔다고 하기에 제가 ‘스님이 법회하다 말고 카메라 뺏으러 뛰어 내려오지는 않을 것 아니냐. 끝까지 찍어라’고 다시 보냈어요. 그렇게 해서 법정 스님 법문을 28시간 녹화해 방영했는데, 그게 불교TV에 큰 도움이 됐죠. 해인사 주지스님에게도 그랬어요. 해인사 불사에 신도가 가장 많이 모여도 2000~3000명입니다. 하지만 스님의 법문을 방송으로 내보내면 최소 50만 명에서 100만 명이 봅니다. 집집마다 법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득했죠.”



불교의 리더십

직원들이 잘 따르던가요.
“처음엔 못미더워했죠. 한 몇 달 있다 나갈 거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제가 회사 수입과 지출 내역을 매달 사원들에게 공개했어요. 그리고 월급 한 푼 안 받고, 법인카드도 안 썼어요. 운전기사가 휴가를 가 택시를 탈 때만 썼죠. 2년을 그렇게 하니까 노조에서 먼저 경영진을 믿으니까 그만 공개하라고 하더군요. 윗물이 맑으면 아래는 저절로 맑아져요.”



방송은 광고가 중요한데, 그러려면 스님께서 직접 영업도 뛰어야 하잖아요.
“방송을 만들고, 광고를 수주하는 일은 다 담당자들이 있으니 그들을 믿고 맡겨야죠. 믿고 맡기면 그걸로 끝이에요. 사람을 못 믿으면 부모형제도 못 믿게 되고, 모든 게 불안할 수밖에 없어요. 아무것도 안 돼요. 제가 직원을 믿으니 직원들도 저를 믿게 되고, 그러니까 함께 불교TV를 살리기 위해 힘을 합하게 되더라고요.”

경영이 믿음만으로 되는 건 아닐 텐데.
“그게 세상과 절간의 차이에요. 속세는 돈을 벌 계획을 잘 세우는 게 경영리더십이라지만 불교는 완전히 달라요. 절은 믿음이 형성되면 저절로 돈이 들어오게 돼 있어요. 그 절의 스님이 수행이 깨끗하고 신행이 바르면 저절로 신도가 늘어나요.”

불교TV 발전을 위한 앞으로 구상이 있다면.
“그런 것 없어요. 그저 부처님 말씀만 따라 하면 돼요. 부처님 말씀을 충실히 따르면 현실에 다 적응이 돼요. 시청률? 그런 건 신경 안 써요. 우리가 잘 만들면 많은 사람이 보고, 시원찮게 만들면 불자도 안 보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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