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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촛불의 나라

이명박 정권 100일과 쇠고기 파동 비화

‘30개월 이상’ 포함된 건 버시바우 대사 작품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이명박 정권 100일과 쇠고기 파동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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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 100일과 쇠고기 파동 비화

청와대는 목가적인 풍경이지만(좌) 2008년 6월 한국 경제는 화물연대 파업(우)에 따른 물류정지로 몸살을 앓았다.

비슷한 시기, 이명박 정부도 재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수위는 1월10일 국방부 업무 보고에서 “전작권 전환 문제는 미국과의 충분한 협의를 전제로 시기 등에 대한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미국 쇠고기 수입은 국익과 관련된 중대한 사안이고 한미 정부간 공식 합의였다는 점에서 같은 성격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와 미국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선 재협상이 가능하다고 해석하면서 미국 쇠고기 수입은 재협상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해석한 것이다. 쇠고기 재협상을 해선 안 되는 ‘현실론’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한·미 정부가 보여준 ‘재협상 가능과 불가의 기준’이 지나치게 ‘임기응변식’이고 ‘자의적’이라는 의구심이 든다.

이명박 정부가 이번 쇠고기 협정을 통해 미국에 큰 선물을 안겨줬다고 해서 한미 간 결속이 더 굳건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상황은 오히려 반대로 흐르고 있다.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는 ‘반미감정의 확산’ 직전까지 와있다. 내치(內治)를 통제 불능 상태로 만들고 미국 쇠고기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무능한 동맹’은 미국 정부에도 오히려 골치인 것이다.

미국 내 여론이 이명박 정부에 “쇠고기 많이 사줘 고맙다”며 감사해 하지도 않는다. ‘워싱턴포스트’ 기사에는 “쇠고기를 재협상하면 한국 자동차의 미국 수출을 못하게 해야 한다”는 미국 네티즌들의 댓글이 달렸다. 한국 내 반미감정의 책임을 이 대통령과 버시바우 대사에게 묻는 기사도 게재됐다. 버시바우 대사는 자국의 국익을 위해 노력했지만 ‘learn’ 한 마디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6월12일자 인터넷판 기사에서 한국 대학교수의 말을 인용해 “한국에는 두 사람의 반미주의자밖에는 없다. 한 명은 이명박 대통령이고 다른 한 명은 버시바우 대사다. 이 두 사람은 자신이 한 행동과 자신이 한 발언으로 반미감정을 촉발시켰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심지어 “이완용은 한국의 넘버1 배신자”라는 설명과 함께 ‘이명박은 이완용’이라는 촛불시위대의 구호를 소개하기도 했다.

광우병 파동과 함께 나라를 마비시킨 두 번째 사건은 화물연대의 파업이다. 10조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정부의 ‘고유가 대책’은 파업을 막는 데 소용이 없었다. 파업 후 언론은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매일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야당은 파업에 이른 책임을 이명박 정부로 돌렸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고유가 땜질 처방의 결과가 극단적 상황을 불렀다. 정부의 무능이 빚은 대란이다. 정부는 적반하장으로 유가보조금 중단이라는 칼을 뺐다. 잔인한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이선희 진보신당 대변인은 “화주의 불공정거래를 제한하자는 것이 불법인가”라고 했다. 박선영 선진당 대변인은 “정부는 화물유통시장의 개혁, 경유세 감면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권영갑 한러문제연구소 소장은 국민들에게 최대 24만원씩 나눠주는 ‘10조원 고유가 대책’을 듣다가 분노와 실망감이 일어 눈시울까지 붉혔다고 한다. 권 소장은 “10조원이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허공에 뿌리는 것도 아니고…새 내각이 구성되면 이 대책은 즉각 철회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제 ‘고기 잡는 법’, ‘경제 살리는 법’을 얘기해야 한다. 고유가로 나라가 위기다. 석유는 자동차 운행과 전기발전에 가장 많이 사용된다. 그러면 고유가 대책도 거기에 맞춰야 한다. 단기 처방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석유를 사용하지 않는 ‘전기자동차’ 개발에 국가 역량을 모아야 한다. 1조원만 투자해도 큰 성과가 날거다. 원전 개발, 대체 에너지 개발, 해외 자원 확보도 구호성이 아닌 구체적 계획과 가시적 성과가 있어야 한다. 시간이 필요한 과제이더라도 ‘석유 문명 이후 시대’에 대비하는 길, 미래의 성장엔진을 제시해야 한다. 이런 진지한 고민 없이 돈만 나눠주는 대책은 안 된다.”

대선 이후 여권은 이명박계와 박근혜계가 1차적으로 분열됐고 그 뒤엔 이명박계 내에서 이상득 대 이재오·정두언으로 나뉘어 권력투쟁을 벌였다.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4분의 1 토막이 난 것과 여권의 사분오열은 미묘하게 오버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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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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