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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풀 인터뷰

새 앨범 낸 ‘트로트 여왕’ 장윤정

“트로트 가수 설움도 겪었지만 이젠 자랑스러운 숙명”

  • 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 장소협찬·디어초콜릿(02- 3446-7251)

새 앨범 낸 ‘트로트 여왕’ 장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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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워진 트로트?

‘어머나’를 시작으로 ‘짠짜라’ ‘꽃’ ‘이따, 이따요’ ‘첫사랑’ ‘약속’ 등 부른 노래마다 히트를 시킨 장윤정은 이제 ‘트로트를 부르는 젊은 여가수’에서 ‘트로트 여왕’으로 우뚝 섰다. 한 지상파 방송은 ‘장윤정 쇼’라는 이름으로 특별무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런 경우는 조용필, 이미자, 패티김 등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 평론가들은 종종 트로트를 ‘장윤정 이전과 이후’로 나눠 이야기하더군요. 그만큼 트로트 부흥에 기여한 부분도 있지만, 트로트가 가벼워졌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후배 트로트 가수들이 잘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미꾸라지 한 마리가 논두렁을 흐려놓았다’는 말을 안 들을 테니까요. 노래는 시대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트로트라고 해서 시대를 등지고 갈 수는 없는 거죠. 윗세대가 부른 트로트와 요즘 트로트 중에서 어느 게 더 심도 있느냐를 따질 수는 없다고 봐요.”

▼ 요즘 신인들 노래를 듣다 보면 트로트를 희화화한다는 느낌은 안 드나요.



“노랫말이 점점 자극적이 되는 것 같기는 해요. 멜로디도 간단한 리듬이 반복돼 자칫 성의 없이 들릴 수도 있고요. 하지만 대중이 그걸 사랑해주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 대중에게 인기가 있으면 된다는 건가요.

“작품성이라는 게 어떤 기준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중가요는 대중이 원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그림도 누구나 딱 봐서 좋다고 느껴지는 게 좋은 그림인 것처럼 노래도 많은 사람이 비슷한 느낌을 받고 좋아하면 좋은 노래라고 생각해요. 대중이 원하지 않으면 그건 자기 혼자 듣는 음악이겠죠.”

▼ 트위스트, 고고 등 다양한 장르를 트로트라고 통칭해요. 기준이 모호한데, 트로트의 정의를 내린다면.

“처음 데뷔하면서 내가 하는 음악이 뭔지는 알아야겠다 싶어 인터넷으로 검색해봤어요. 폭스트롯에서 유래했다고 하더군요. 여우의 발걸음처럼 ‘쿵짝쿵짝’하는 리듬이라 그렇게 됐대요. 그런데 어찌어찌하다 보니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트로트’라 통칭되는 음악을 달리 부를 말이 없어요. ‘성인가요’라고 하자니, ‘애들은 안 불러?’ ‘야한 음악이야?’ 하는 반론이 나오고, ‘전통 가요’라고 하자니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잖아요. 예전에 나훈아 선배님이 ‘트로트의 이름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셨는데, 맞는 말 같아요. 제 목표가 있다면 좀 더 공부해서 트로트를 이론적으로 정리하는 거예요.”

▼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트로트’라는 이름으로 묶일 수 있는 공통분모가 뭘까요.

“서민이 즐길 수 있는 노래, 서민의 삶과 애환과 정서를 담은 노래, 서민이 공감하는 노래라는 거죠.”

▼ 아직은 그걸 공유하기가 쉽지는 않을 나이 아닌가요.

“연습을 정말 많이 하는 편이에요. 음을 내고 박자를 맞추는 차원의 연습은 아니고요. 전에는 드라마에 관심이 없었는데, 지금은 일부러 찾아서 봐요. 제게 부족한 삶의 경험을 드라마를 통해 간접경험하는 거죠. 물론 살다보면 저절로 알게 되겠지만 그걸 빨리 알려고요. 배우들의 감정표현을 많이 봐요. ‘아! 저런 식으로도 슬픔이 표현되는구나, 나도 이렇게 슬픔을 노래로 표현해봐야겠다’ 하는 거죠. 호흡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특히 느린 노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호흡이 흐느껴야 맛이 살거든요.”

▼ 지금까지 가장 힘든 때는 언제였나요.

“트로트로 데뷔하기 전이죠. 일이 계속 꼬였어요. 기획사 여러 곳을 돌아다녔는데 안 되더라고요. 운동선수가 다리를 다친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어요. 내가 제일 잘한다고 생각했던 게 노래인데 그것을 못하니까 멍해지는 상황이었죠. 아무것도 할 게 없다는 생각을 했을 때, 그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심장 대 심장

요즘 장윤정은 가장 바쁜 가수 중 한 명이다.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한반도는 죄다 훑었고, 미국도 제주도 드나들 듯한다. 올해도 지난 2월과 6월 미국에서 단독콘서트를 가졌다.

▼ 미국 공연은 한국에서 할 때하고 많이 다른가요.

“으으하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어요. 재미 한인들 중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이 많아요. 정말 열심히 일하다 그날 하루 즐기시는 거예요. 고향이 얼마나 그립겠어요. 그래서 흘러간 노래들을 부르면 정말 좋아하세요. 옛 노래 하나하나에 추억들이 떠오르면서 가슴이 짠해지는 게 느껴지니까 저도 관객 마음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돼요.”

▼ 무대에서 관객들 감정이 느껴지나요.

“그럼요. 무대에서 공연을 하면 확실히 심장 대 심장이 만나는 것 같아요. 관객들이 흥분하면 저도 같이 가슴이 뛰어요. 반면, 제가 아무리 열창을 해도 관객들의 심장이 멈춰 있으면 아무런 느낌이 오지 않아요.”

▼ 가수들은 보통 앨범활동이 끝나면 몇 달씩 쉬는데 장윤정씨는 1년 내내 바쁘더군요.

“데뷔하고 지금까지 한 번도 쉰 적이 없어요. 공연과 행사가 끝없이 이어졌어요. 저도 사람인지라 몸이 못 버티고 몇 번 위기가 있었어요. 정신적으로 힘든 때도 있었고요. 내가 왜 이래야 하는지 이유를 못 찾겠더라고요. 이제 그런 시기는 지난 것 같아요.”

▼ 이유를 찾았다는 건가요.

“이유를 못 찾고 헤맬 때도 무대에 올라가면 ‘아! 이거였구나!’ 하고 하루에도 대여섯 번씩 답을 얻었어요(웃음).”

▼ 그렇게 행사를 많이 가다 보면 ‘내가 이런 자리에 있어야 하나’ 싶은 때도 있었겠어요.

“많죠. 무대가 좋고 나쁘고, 관객의 매너가 좋고 나쁘고의 차원은 아니에요.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고, 즐거움을 드리고, 박수를 받는 게 제 직업이니까요. 그런데 가끔 제가 음악자판기가 된 것 같은 때가 있어요. 사람들이 제 노래를 즐기는 게 아니라 ‘어디 한번 해봐’ 하고는 아무도 저를 쳐다보지 않는 거예요. 제일 황당했던 건 애견 관련 행사였는데, 개들만 잔뜩 있고 사람이라곤 행사진행요원 두 명이 전부였던 적도 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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