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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령이 쓰는 이사람의 삶

30년간 정신원리 연구한 김봉주 교수

“생각대로 하면 되고…”(念卽成) 과학적 사고로는 불가능, 정신세계 법칙으론 가능!

  • 김서령 칼럼니스트 psyche325@hanmail.net

30년간 정신원리 연구한 김봉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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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사진으로 찍힌다?

30년간 정신원리 연구한 김봉주 교수
인간이 외적으로는 물질세계와 연결되어 있고 눈을 감고 앉으면 정신세계와 연결되듯이 우주도 외적 세계와 내적 세계로 이뤄져 있다는 인식, 정신계와 물질계가 별개의 것이 아니라 동일 존재의 다른 면일 뿐이라는 생각, 이 커다란 진리를 부질없는 이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눈을 감고 면벽수도하는 수도승도, 단전에 의식을 모으고 앉은 수련생도 무시로 이 4차원을 출입하는 게 가능하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색즉시공공즉시색(色卽是空空卽是色)을 말한 부처나 태허를 갈파한 노자나 몇 해 전 내가 인터뷰했던 박재우 선생이나 다들 자기 안에 깃든 차원을 경험한 사람들이었음을 인정한다.

둘은 결코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두꺼운 벽으로 가로막힌 것도 아니고 그저 안개처럼, 스펙트럼의 빛깔처럼, 살짝 얼기 시작하는 물의 온도처럼 무시로 변화하고, 그래서 서로 내왕할 수 있는 똑같은 존재의 다른 상태일 뿐이라는 것을 납득한다. 그러나 납득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뭔가. 삶에 구체적인 변화가 올까.

김봉주 교수에게 죽음에 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주장은 몸을 이루는 물질이 사라져도 몸에 깃들었던 정신인 영은 그대로 우주 공간 안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로 비유하는 게 가장 쉽지요. 우주는 용량 무제한인 대형 포털과 같아서 각자가 개인 PC에 기록한 내용은 포털 안에 남김없이 저장되지요. 자기 비밀번호만 누르면 개인기록을 정확하게 꺼내 볼 수 있잖아요. 정신은 양의 개념이 아니니 영이 아무리 많아도 넘치는 일은 없어요. 지금까지 살다 죽은 그 무수한 영이 다 어디 있느냐는, 그런 말은 성립할 수 없죠. 그러니 몸이 사라진다고 나의 본질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요. 상태가 달라지는 것일 뿐.”

그래서 그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이 없다. 언제든 가볍게, 편안하게 죽음을 맞을 준비가 돼 있다. 카메라 앞에서 그의 눈빛은 바윗돌 같았다. 전혀 흔들리지 않고 한 점을 오랫동안 응시하는 힘이 있다. 그는 원래 병약하게 태어났다. 어머니가 열둘을 낳았으나 다 없어지고 다섯만 남은 형제 중의 차남으로, 특별히 기운이 세다는 계룡산 아랫마을에서 태어났다. 왜 하필 심령 연구에 마음을 빼앗겼을까.



어려서 집에 아이 보러 온 계집아이가 있었다. 빨간 헝겊을 들고 ‘연자씨’ 어쩌고 하면서 노는데 수건을 감춰놓으면 찾아내곤 했다. 나도 그런 놀이를 기억한다. 우리 동네는 연자씨가 아니라 춘향이 어쩌고 하는 주문이었다. 눈을 감은 한 아이 앞에서 ‘춘향이 생일은 사월 초파일’ 식의 내용 없는 주문을 빠르게 외면 눈 감은 아이는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며 모종의 혼령에 들려버린다. 일종의 최면술이었다. 감춰놓은 수건 같은 건 일쑤 찾아냈다. 몇십 년 전만 해도 둘러앉아 벌이는 귀신놀이나 최면술 시범이 아이들에게 꽤 인기 있는 게임이었다. 그만큼 주술이 흔했고 그걸 통해 신령의 존재를 일상화했던 것 같다.

대학생 땐 김봉주 교수의 여동생 친구들이 둘러앉아 또 그런 빨간 헝겊 놀이를 했는데 최면당한 아이가 깨어나지 않는 사건이 있었다. 찬물을 끼얹고 때리고 흔들어도 아이는 깨어나지 않았다.

“그냥 ‘깨어나라’고 말만 하면 되는 건데, 그땐 그것이 최면술이란 것도 몰랐으니까….”

애들이 울고불고 하던 것이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 있다. 그 무렵 형님이 가져온 ‘과학’이란 잡지에서 ‘생각이 사진으로 찍힌다’는 기사를 봤다. 생각이 사진으로? 그건 도대체 어떤 세계일까. 심령 연구를 하겠다는 결심은 그때 이미 태동했을 것이다. 그는 스케일이 다른 사람과 달랐다. 인류를 위해 무언가를 이룩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 눈에 안 보이는 추상을 눈앞에 보이는 구체적인 사물보다 중시하는 경향, 그게 일생을 지배했다. 그의 관심은 일상이 아니라 거대담론이었다.

“사람이 곧 신이다”

대학 때 고민은 국제화였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니 세계 수많은 인종이 서로 활발히 교류할 것을 예측했다. 그러자면 가장 필요한 게 언어라고 생각했다. 소통에 불편을 느낄 인류를 위해 쉽게 배울 수 있는 국제어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다.

“노심초사 끝에 새로운 언어를 만들었어요. 자멘호프가 만든 에스페란토의 간단하고 과학적인 문법에 리차드가 착상한 ‘Basic English 이론(기본 단어 850어로 모든 사상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접목시킨 거죠.”

국제어를 창제하고 850단어짜리 국제어 사전까지 만들었다. 그 언어와 사전을 1988년 충남대 에스페란토학회에서 발표했고 1994년 충남대학교 어학연구소 학술지에 ‘국제어 제정의 이론과 실제’라는 제목으로 실었다. 나중엔 영어 배우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Reformaion of English’라는 새로운 영어체계도 만들어 학회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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