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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2006년 ‘백성학 스파이 사건’ 재규명 나섰다

“盧 정권 때 美 고위 관리에 스파이 누명 씌워”(김양 보훈처장)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MB정부, 2006년 ‘백성학 스파이 사건’ 재규명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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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측 메신저, 美와 접촉”

이명박 정권의 핵심은 정권 출범 초기에는 이 사건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측이 사실상의 진상규명 요청을 해오자 3월쯤부터 김양 국가보훈처장(장관급)으로 하여금 롤리스 특보 및 그 주변 인사의 입장을 청취하도록 하는, 일종의 ‘의사소통 창구’ 역할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의 손자인 김 처장은 중국 상하이 총영사를 역임하는 등 외교관 경력이 있는데다 롤리스 특보와는 오래전부터 잘 알고 지내던 사이라고 한다.

김양 처장은 “지난 6월 초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주한미군사령관 이·취임식 참석차 방한했을 때 게이츠 장관을 수행한 롤리스 특보와 ‘미국 스파이 사건’을 논의했다. 메신저 역은 아니고 우리 정부 관료로서 주로 그쪽 입장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양 처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김 처장은 롤리스 특보 등과의 접촉은 비공식 차원이었으므로 처음에는 이를 공개하는 데 있어 방어적 태도를 보였지만, 기자가 사전에 정보를 알고 물어오자 하는 수 없이 질문에 대답하는 듯했다.

▼ 롤리스 특보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사태 및 미국 스파이 사건을 논의한 것으로 아는데요.

“그렇게 질문하면 이상하게 보일 수 있는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와 미국 스파이 사건은 서로 연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니까.”



▼ 그 두 문제를 각각 논의했나요.

“네, 네. 스파이 건은 당사자인 그 분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듣는 차원에서. 쇠고기 건은 그때 한참 촛불시위가 벌어지고 있을 때여서 화제가 된 거고요.”

▼ 처장께선 보훈처에 계시고 롤리스 특보는 미국 국방부에 소속되어 있는데 두 분이 어떻게 연관이 되는지.

“아, 내가 롤리스 특보와 안 지가 한두 해도 아니고, 20여 년 전부터 잘 알고 지냈어요. 우리 두 사람이 기업에 있을 때부터. 그 쪽으로부터 미국 스파이 사건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받기도 했고요.”

▼ 처장께서 미국 스파이 사건의 한국 정부 측 메신저 역이라는 얘기도.

“아, 기사 어떻게 쓰려고 하나요. 옛날부터 알고 지내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불만 사항 하소연하면 들어드리고, 아이디어 물으면 답 드리고, 조언하는 정도죠. 메신저는 아니고요.”

▼ 롤리스 특보는 미국 스파이 사건의 미국 측 주동자로 몰렸었죠. 그는 이 사건에 대해 처장께 무엇이라고 말하던가요.

“짧게 말하더군요. ‘이 사건이 해결 안 되고 있다. 펜딩(pending) 되고 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고 했어요.”

▼ 어떤 뜻으로 이해했나요.

“그는 원래 자기 입장에서 얘기를 잘 안 꺼내요. 우리 정부를 다그치고 그런 건 전혀 없어요. 그러나 완곡한 표현 속에 불만감이 녹아있다고 느껴졌어요.”

“美 정부 억울해할 만하다”

미국 측으로서는 한국 정부가 반미좌파 성향의 노무현 정권에서 친미보수 성향의 이명박 정권으로 교체된 이상 ‘스파이 혐의로부터 미국 정부의 명예를 완전히 회복시켜 주는’ 여러 가시적인 조치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는 그런 기대에 걸맞은 어떠한 움직임도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 국정에 바쁘실 텐데 롤리스 특보 측의 주장을 일방의 주장으로 보고 안 만날 수도 있었을 텐데요.

“서로 안 지도 오래됐는데 모른 체하기도 그렇고. 신문, 인터넷에 난 거 관심 있게 봐 왔고요.”

▼ 롤리스 특보는 자신이 지금도 누명을 쓰고 있는 상태라고 생각하는가 보죠.

“당연하지 않겠어요. 사건 발생 때와 상황이 달라진 게 별로 없잖아요. 누명 아닌 누명을 벗기를 원하죠. 자료를 검토해 보니까 일부 언론에서는 미국 스파이단의 책임자로 묘사되게끔 롤리스 특보의 사진을 크게 실어놓았고, 그 옆에는 스파이단의 배후로 보이도록 부시 미국 대통령 사진도 실어놓았대요. 정말 이런 사건에다 국가원수를 연결해 놓는 건 외교적으로 안 맞죠. 설령 정확한 물증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건의 백그라운드인 양 그렇게 처리하는 건. 외교적으로 얼마나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인데요.”

▼ 이 사건과 관련해 롤리스 특보 등을 접촉해온 한국 정부 관료로서, 처장께선 롤리스 특보는 백성학 회장이나 배영준 전 사장을 활용하여 한국에서 스파이 활동을 교사했다고 판단하나요. 아니면, 그 문제는 조사를 좀 더 해봐야 알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보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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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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