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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단독대담

美 국가경쟁력위원회 채드 에반스 부회장의 충고

“국가매력도=경쟁력, ‘한국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자문해보라”

  • 워싱턴=김동률 KDI 연구위원 yule21@kdi.re.kr

美 국가경쟁력위원회 채드 에반스 부회장의 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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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같은 강대국이 국가경쟁력을 고민하는데 사실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더없이 초라하다. 숫자로 매기기는 뭐하지만 한국의 경제력은 10위권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지만 국가경쟁력은 30위권이다. 이에 비해 아시아의 싱가포르나 홍콩은 2, 3위권이다. 도시국가와의 단순 비교는 그렇다 치더라도 낮은 국가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높다. 경쟁력 관점에서 도대체 한국의 문제는 무엇인가.

“우선 좋은 점부터 얘기해 보자. 한국은 세계적으로 뛰어난 제조업체를 가진 나라다. 삼성 휴대전화는 말할 것도 없고 LG 세탁기는 미국에서 최고 인기다. 창밖을 보라. 현대가 만든 자동차가 꼬리를 물고 다닌다. 가장 큰 문제는 서비스업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삼성이나 현대 등 훌륭하게 성장한 제조업에 비해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금융, 서비스업은 한국이 풀어야 할 난제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경우 대개 GDP의 4분의 3이 서비스업에서 창출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지식기반 경제시대(knowledge-based economy)에는 서비스업이 더욱 중요하다. 불행하게도 한국에는 세계적 수준의 제조업체는 있어도 같은 수준의 서비스업체는 없다. 외환 딜러가 엔터키 한번 두드리는 것이 1만 명이 1년 동안 일한 것과 맞먹는 경우가 자주 있다. 금융 등 서비스업이 국민을 먹여 살리는 시대가 아닌가? 지식이 먹여 살리는 시대가 왔다는 의미다.”

에반스 부회장은 “한국은 나라 밖 사정, 즉 외부적인 요인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부상은 미국에도 위협적이지만 한국의 경쟁력에도 치명적이다. 세계경제에 편입된 브릭스는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특히 제조업의 분야에서는 한국과 겹치는 부분이 지나치게 많은 게 문제다. 현 상황에 대한 한국 정부의 유연성 부족도 ‘경쟁력 없는 한국 만들기’에 한몫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지나친 갈등구조’도 어려운 대목이다. 빈약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당국의 규제과잉, 방만한 공기업, 부정부패에도 주목해야 한다.”

“삼성·LG·현대차를 넘어서라”

▼ 국가이미지나 국가브랜드(nation brand), 이른바 소프트 파워가 중요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세계화가 하루가 다르게 진전되면서 국가이미지, 국가브랜드가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강력한 국가경쟁력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가의 힘이 물리적인 힘에 비례하던 시대는 지났다. 하드파워 중심의 세상에서 소프트 파워가 위세를 떨치는 세상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다. 국가이미지나 국가브랜드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으려는 것일까. 국가는 나름대로 독특한 이미지와 품격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세계인이 특정국가의 상품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올림픽경기나 국가대항 게임을 보라. 사람들은 특정국가에 대한 자신의 이미지에 따라 응원하기도, 야유를 퍼붓기도 한다. 국가이미지는 특정 국가의 방문이나 투자에도 상당한 영향을 준다. 민감한 국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 국가와 기꺼이 협력하고자 하는 마음이 국가이미지에서 생겨날 수도 있다. 간단히 말해 국가이미지는 세계가 그 국가를 바라보고 대하는 방식을 결정한다.”

매력적인 국가가 강한 국가

에반스 부회장은 사례를 들었다. 지난해 11월26일 캔자스 주립대학 강당에서 로버트 M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국가이미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고 한다.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얻은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군사적인 성공이 승리의 충분조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세계인의 시각이, 즉 미국의 국가이미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매력적인 국가가 강한 국가이며, 좋은 국가이미지를 갖는 것은 지속가능한 미국의 경쟁력 우위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연설의 골자였다.

미국은 2006년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 등이 주축이 되어 학계, 관계, 시민단체 인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국가이미지 제고를 위한 CSIS위원회를 발족시켰다.

▼ 지난해 연차총회에 참관해 보니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상당히 경계하는 듯했다. 중국이 그렇게 두려운가.

“어려운 질문이다. 중국이 두렵다기보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인구 규모에서 중국은 미국의 서너 배다. 아시아 전체, 특히 중국과 비교했을 때 미국이 상대적으로 퇴보하는 상황이다. 억지로 원상복귀를 추진하기보다는 태도를 바꾸어야 할 때가 됐다. 미국과 부상하는 중국 등 아시아 간 경제적 격차는 분명 좁혀지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중국의 부상이 두렵긴 하지만 현재와 같은 속도로 중국경제가 계속 성장한다고 가정할 경우에도 중국의 GDP 규모가 미국과 같아지려면 적어도 20년은 걸릴 것이다.”

▼ 인권 문제 등 중국 사회의 불안요인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중국은 급변하는 경제가 야기하는 내부적 긴장, 엄격한 통제체제에서 오는 부작용, 심각한 빈부격차, 절망적인 인권상황 등으로 인해 현재와 같은 경제 성장속도를 계속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상당하다. 지나친 패권주의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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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동률 KDI 연구위원 yule21@k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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