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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국방’ 리더십 & 정책

‘장관이냐 군 지휘관이냐’ 리더십 논란, 육군 편중 정책에 해·공군 반발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이상희 국방’ 리더십 &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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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관의 언행도 화제다. 계룡대 회의 때 육군 장성들에게 반말로 하대했다는 둥 이런저런 얘기가 많다. 최근 사례로는 지난 7월 에너지비상대책을 위한 화상회의에서 육군 고위직 인사가 “그동안 잘 지냈습니까”라고 편하게 인사하자 “공사 구분도 못 하냐”고 반말로 핀잔을 줬다는 얘기가 들린다.

“처음엔 다 코피 터진다”

지난 4월 군 장성 승진 및 보직인사를 앞두고 각 군 참모총장들에게 경고한 일화는 군내에 꽤 알려져 있다. 심사가 한창이던 3월22일 각 군 참모총장들은 류우익 청와대실장으로부터 다음날 청와대로 들어오라는 전갈을 받았다. 면담시간이 서로 다르게 잡혔다. 3월23일은 일요일이었다. 서울로 올라가던 총장들 중 한 명이 꺼림칙한 마음에 이상희 장관에게 청와대 행을 보고했다.

다음날 오전 이 장관은 국방부에서 간부회의를 주재하며 격한 반응을 나타냈다. “총장놈들, 가만히 두지 않겠다”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국방부는 내부전산망에 이 장관의 훈시를 게재했다. “정치권에 줄대는 행위, 보고 없이 상부와 접촉하는 행위, 근무지 이탈행위를 하면 누구든 좌시하지 않겠다”는 취지였다. 그 바람에 청와대의 각 군 총장 호출 사건이 주변에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장관이 그 사건과 관련해 총장들을 질책한 건 맞다”고 시인했다.

이 장관의 육사 한 기수 후배인 모 예비역 장성은 “군에 있을 때부터 독선적인 엘리트 의식으로 참모가 필요 없던 사람”이라며 “현재 국방부에서 누구도 이 장관의 생각과 다른 얘기를 못한다고 알고 있다”고 이 장관의 리더십을 혹평했다.



국방부 사정에 밝은 한 군사평론가는 “이상희는 완벽주의자”라며 “회의를 하다가 자신이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 않거나 보고내용이 시원찮으면 그 자리에서 ‘너 나가’ 하는 식”이라고 전했다. 그는 “참모들 고생문이 훤하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마따나 국방부 직원들은 이 장관 취임 후 강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뭣보다도 주5일제 근무가 유명무실해진 데 따른 고통이다. 장관이 토요일, 심지어 일요일에도 나오니 덩달아 출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장군들은 주 7일 근무에 적응해가고 있다. 이 장관은 매일 아침 8시에 간부회의를 한다. 실무진은 2시간 전부터 출근해 준비해야 한다.

군 관계자는 “이 장관은 ‘푸시’가 강하고 일을 많이 시킨다”며 “실무자들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국방부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평생 장관 하겠느냐. 하자는 대로 해주자’며 체념하는 분위기”라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아날로그 리더십’이라는 비아냥거림도 들린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 장관이 종종 무리한 지시를 해 밑에서 힘들어한다”고 했다. 한 예로 지난 4월 합참에 중기계획 수정안을 5월까지 완성해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무리한 지시였다. 결국 7월로 연기했다. 하지만 8월이 지나서도 중기계획 수정안은 국회에 보고되지 않은 상태다.

한번은 합참 강당에서 유머 강사의 강연이 있었다. 장성들을 비롯해 많은 간부가 참석했다. 강연 주제는 ‘유머를 통한 리더십’이었다. 강연이 끝난 후 “장관이 들어야 하는 얘기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이 장관은 종종 간부들에게 “니들이 장관 심정을 아냐”며 ‘하소연’한다고 한다. 국방부 사정을 잘 아는 군 관계자는 이 장관 리더십이 논란이 되는 것에 대해 “군에 대한 애정과 열정, 의욕이 넘친 탓”이라고 진단했다.

“애정은 좋은데, 그것이 자기중심적이고 자신만의 방식이라는 게 문제다. 사랑받는 사람 처지도 생각해야 하지 않느냐.”

‘신동아’가 이 장관에게 보낸 질의서에는 이런 문항이 있다.

‘국방부 내부에서는 엘리트의식이 강한 장관께서 매사 독선적이고 아랫사람들에게 말을 거칠게 하고 종종 무리한 지시를 한다는 비판이 있다. 이에 대한 장관의 설명을 듣고 싶다.’

이에 대한 이 장관의 답변을 옮기면 이렇다.

“나의 ‘강력한 리더십’이 보는 시각과 처한 환경에 따라 일부 다르게 평가되는 것이 아쉽다. 나의 리더십은 ‘Fight Tonight’의 자세와 함께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미래에 대비하고, 철저한 도덕성과 대관세찰(大觀細察) 개념에 기초한 원칙주의, 업무중심·능력중심의 지휘 스타일이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장관이 일을 많이 시키는 건 사실이다. 처음엔 다 코피 터진다. 하지만 장관 자신이 열심히 하기 때문에 따르지 않을 수 없다”며 이 장관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그에 따르면 이 장관은 철저하게 일의 결과를 두고 사람을 평가하는데, “일 많이 하고 험한 데서 근무하는 사람이 우선적으로 진급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고 한다.

늘 전투력 강화 방안 연구

이 장관의 업무 스타일에 대해 과거 그와 한 부대에서 근무했던 군 출신 모 의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지휘관을 할 때 부대에서 처리하지 못한 결재서류는 집으로 가져가 읽었다. 서류에 일일이 자신의 의견과 지시사항을 기록했다. 합참의장이 돼서도 이런 식으로 일했다. 머리도 좋지만, 군의 전투력 강화 방안을 끊임없이 연구했다. 그 점에서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논란이 되는 이 장관의 말투에 대해 “직설적이긴 하지만 거친 욕설을 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다음과 같은 표현 때문에 부하직원들이 상처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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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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