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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前 종교 참모가 털어놓는 ‘불교차별’ 뿌리

법장스님(前 조계종 총무원장) ‘형님’으로 모셨던 MB, ‘서울봉헌 행사장’ 떼밀려 간 뒤 편향 시작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MB 前 종교 참모가 털어놓는 ‘불교차별’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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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前 종교 참모가 털어놓는 ‘불교차별’ 뿌리

9월10일 어청수 경찰청장(가운데)이 동화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다 떠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내각, 청와대 인사에서 기독교인, 천주교인의 비율이 불교인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 최근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그런데 그 징후는 이미 이명박 후보 경선 캠프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에서도 나타나고 있었다. 이 후보의 핵심 측근 그룹인 ‘안국포럼’이나 ‘S라인(서울시청 라인)’에서 불교를 믿는 측근은 별로 없다. 이명박 후보의 전국 단위 대규모 외곽지원 그룹인 ‘선진국민연대’도 지도부를 중심으로 기독교계가 주로 포진됐다. 뉴라이트 전국연합은 이 후보와 절친한 김진홍 목사가 이끌었다.

‘이명박 인재풀’에서 이처럼 불교계가 자취를 감추게 되니 집권 후 그 인재풀에서 나오는 청와대 수석·비서관이나 장·차관에 불교계가 희박해진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강만수 못 내치는 ‘진짜 이유’

(※ 편집자 : 이와 관련, 이명박 정부의 한 고위 공직자는 기자에게 “이 대통령은 전문가들의 무수한 비판과 악화된 국민 여론에도 불구하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 여전히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여기엔 ‘종교적 이유’도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1998년 국회의원 직을 잃은 뒤 2002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 전까지 서울 강남 소망교회에서 독실한 신앙생활을 했다. 1997년 12월 외환위기에 책임을 지고 공직에서 물러난 강만수 전 차관도 소망교회에 다니고 있었다. 이 대통령은 새벽 일찍 교회에 나가 기도하고 봉사활동을 한 뒤 테니스를 치고 아침식사를 하는 식으로 하루 일과를 열었다. 이 때 강 전 차관은 빈번히 이 대통령의 새벽 기도, 테니스, 식사 스케줄에 동참했다. 아침식사가 끝난 뒤 강 전 차관은 개인 연구소에 가 연구 활동을 해야 하는데 이 대통령이 ‘나와 더 얘기하자’고 붙잡아 이 대통령과 시간을 한참 더 보내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대건설 회장-국회의원을 하다 물러난 때였고, 강 전 차관은 재정경제원 차관을 하다 그만둔 상태였다. 강 전 차관의 경력이 당시의 이 대통령보다 결코 뒤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 대통령은 국가경제 전반을 직접 경영해본 강 전 차관의 식견을 높이 사 그와의 대화를 즐겼다는 것이다. 이처럼 수 년의 ‘백수 시절’ 동안 거의 함께 신앙생활을 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눠 서로를 잘 이해하는 사이가 됐으니 강 장관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뢰가 엄청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이해 될 것이다. 이 대통령의 종교생활을 모르면 이 대통령의 지금의 통치방식이 제대로 설명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정권의 호전적 불교정책

집권 후 ‘고소영 S라인’ 인사 파행 논란은 이명박 정권 출범에 협력한 불교계 인재들에게도 자괴감을 줬다. 특히 소망교회 출신 박미석 교수를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에 끝까지 임명하려 한 것은 문제였다. 박 교수의 학자 경력은 나무랄 데 없었으나,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현장경험이 없다’는 복지계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 교수를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로 임명한 전례가 있었다. 그런 박 교수를 더 크게 끌어안으려다 결국 각종 의혹이 터지자 포기하는 모습은 인사에서 완전히 소외된 불교계의 ‘상대적 박탈감’을 폭발 직전까지 끌어올렸다.

정부 전자지도의 불교사찰 누락,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에 대한 검문검색, 어청수 경찰청장의 포교사진 등이 지금의 불교대란을 촉발한 대표적 매개로 꼽힌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이명박 정권의 인사(人事)에 있다.

스님의 성향이나 경전의 내용에서 잘 나타나듯 불교는 ‘논리’나 ‘계산’보다는 ‘인정(人情)’을 우선시하는 종교다. 박정희 정권의 이후락, 전두환 정권의 권익현, 노태우 정권의 김태호, 김영삼 정권의 서석재에 이르기까지 전임 정권에선 불교계와 정권을 마음 대 마음으로 이어주는 대통령의 최측근이 존재했다. 이들이 청와대와 불교계의 중요한 소통창구 역할을 했다. 현 정부에선 이런 역할을 맡아줄 거물 정치인이 없다. 중진 이상 중에서 불교를 믿는 사람이 별로 없다. 기독교인인 대통령 형 이상득 의원의 불교계 접촉은 애당초 무리였고, 실패로 귀결됐다.

실무급으로 내려오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한나라당이 ‘불교 몫’이라고 직·간접적으로 말하는 모 의원은 실은 불교계의 주류와는 거의 연결되지 않는 인물이다. 불교계에선 “자기들 정치하면서 불교 이름 팔지 말라”며 불쾌해 한다. 이 대통령은 “집권하면 불교를 전담하는 전통문화비서관을 청와대에 두겠다”고 했으나 현재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청와대 수석, 비서관, 행정관 중에도 불교계의 주류를 아는 사람은 없다고 봐도 된다. 불교계 일각에선 “청와대와 내각이 기독교 일색이면, 적어도 불교업무 담당자 정도는 불교계와 소통이 되는 사람을 뽑아야 하는 것 아니냐. 불교를 완전히 무시한다”고 본다. 최고위급에서 실무진까지 불교계는 씨가 마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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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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