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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T 클래식 슈트, 10년 젊게 입기

  • 글·루엘 패션에디터 이혜진 eternits@hanmail.net/ 사진제공·루엘

SUIT 클래식 슈트, 10년 젊게 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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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T 클래식 슈트, 10년 젊게 입기
다양한 컬러 아이템 도전기

“대다수 남자는 액세서리를 마치 단순한 별책부록처럼 여긴다. 하지만 컬러풀한 소품 하나가 패션에 주는 힘은 실로 위대하다. 다시 언급하건대 다양한 컬러의 소품을 활용해 패션의 다양성을 시도하는 것을 멈추지 마라.”(에트로 브랜드 디렉터 야코보 에트로)

가을은 블랙과 그레이의 단조로운 슈트가 빛을 발하는 최적의 계절이다. 이런 밋밋한 슈트 선택권 안에서 좀 더 감각적으로 옷을 입는 방법은 다양한 컬러 사용에 능숙해지는 것이다. 같은 디자인의 옷이라도 컬러에 따라 평범한 룩이 될 수도, 세련된 스타일이 될 수도 있다. 모노톤 일색인 슈트 스타일에서 포인트를 주는 아이템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밝은 그레이 슈트에 기본적으로 패턴이 없는 무지 타이는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그중 컬러감이 강한 블루 계열이나 오렌지 계열 타이는 클래식 슈트보다 캐주얼한 아메리칸 슈트에 포인트 아이템으로 자주 응용된다.

얼마 전 일본 출장길에 범상치 않은 스타일의 중년 남자를 목격한 일이 있다.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 남자는 브라운 슈트에 하늘거리는 블루톤 스카프를 늘어뜨리고 있었다. 그것도 한국 남자라면 꿈도 꾸지 못할 것 같은 페이즐리(올챙이 비슷한 무늬) 패턴 스카프였다.

물론 아무나 이들처럼 과감한 스타일에 도전하라는 게 아니다. 하지만 평범하다 못해 지루한 슈트 차림에서 벗어나려면 적어도 컬러풀한 소품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만약 당신이 그레이 컬러 재킷에 네이비 블루 포켓치프를 했다면 다음에는 조금 용기를 내어 골드 기운이 감도는 브라운 실크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좋다.



다음 순서는 타이, 재킷 등 큰 아이템의 컬러 믹스다. 체크 재킷에 어울리는 밝은 브라운 컬러 크로스백은 기본이고 헤링본 재킷에 애니멀 프린트의 작은 브로치 등을 활용하는 건 어떨까. 돌조각처럼 굳은 한결같은 모양의 타이나, 제복처럼 획일화된 슈트 액세서리에서 디자인을 차별화하기란 난망한 일이다. 색상 선택이 중요한 건 그 때문이다. 유행에 둔감하다 못해 카키와 다크 그린의 경계조차 구분 못하는 남자들에게 다시 한 번 고한다. 컬러 아이템은 당신의 고루한 룩을 10년은 젊게 보일 수 있는 손쉬운 스타일 방식 중 하나라는 사실을.

SUIT 클래식 슈트, 10년 젊게 입기
1 딱딱한 타이보다 셔츠를 풀고 오렌지 색상 패턴 스카프를 러프하게 둘러보자. 한층 스타일리시해 보인다.

2 평범한 실버 커프스 링크보다 블루 컬러가 가미된 커프스 링크는 슈트에 소소한 포인트를 준다.

3 클래식한 체크 패턴 오렌지 색상 타이로 평범한 슈트 스타일링에 경쾌한 활력을 가미해 보는 건 어떨까.

베이식 아이템의 색다른 매력

브라운 슈트조차 도전하길 꺼리는 평범한 남자라면 어설픈 모험으로 난처한 상황에 빠지는 것보다 안정적인 베이식 아이템을 충분히 활용하는 게 더 낫다.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슈트의 친구들 중 구두는 스타일을 완성시켜주는 첨병 같은 아이템이다. 여기서 당신에게 던지는 질문 하나. 남자가 일주일을 무난히 보내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구두는 과연 몇 켤레일까? 만약 당신이 전형적인 한국 남자라면 ‘달랑 한 켤레’라 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매일 슈트를 갈아입는 세련된 남자라면 기본적으로 최소 두 켤레의 옥스퍼드 슈즈와 캐주얼이 허용되는 주말용 로퍼(굽이 낮고 발등을 덮는 스타일의 구두)까지 세 켤레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남자는 1년 내내 한 켤레의 구두를 고수하면서 옷 잘 입는 남자로 보이길 원한다. 그렇다고 답이 없는 건 아니다. 과감한 도전정신은 부족하지만 멋진 슈트 차림을 연출하고 싶다면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그리고 상황에 따른 아이템을 적절히 매치하면 된다. 화려한 색상이나 눈에 띄는 디자인의 액세서리를 더하지 않아도 스타일리시해 보이는 방법은 있다. 소소한 슈트 액세서리인 타이 홀더와 타이 핀을 활용하는 경우가 그렇다. 타이 핀과 타이 홀더는 뻔하고 고리타분한 슈트 스타일링에 절묘한 방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남자가 이런 아이템의 매력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타이 홀더를 하면 늙어 보이지 않을까’하는 노파심은 쓰레기통에 처박는 게 낫다. 총천연색 타이나 캐릭터가 그려진 타이 등 위트도 아니고 애교도 아닌 엉거주춤한 타이를 고르는 것보다 심플한 타이 위에 아름답게 빛나는 타이 홀더를 선택하는 게 훨씬 스타일리시해 보인다.

파리 출장에서의 일이다. 거리 곳곳에서 스타일 가이들이 넘쳐나는 와중에 유독 한 남자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테라스에 앉아 대화를 나누던 그는 몸에 착 붙는 네이비 슈트에 블루톤 스트라이프 타이를 매고 있었다. 심지어 담배를 쥔 손가락 모양까지 철저하게 계산된 듯한 느낌의 그는 말 그대로 스타일링 교본 자체였다.

그의 스타일의 정점은 타이와 칼라 사이에 반짝하고 빛나던 칼라 바에 있었다. 주위 남자들에게 칼라 바를 적극 권한 건 그 이후였다. 불편하다는 이유로 팽개쳐두기엔 너무나 매력적인 액세서리가 칼라 바라는 사실을 목격했으니까.

“멋쟁이의 대명사 이탈리아 남자와 클래식 슈트의 달인 영국 신사는 모두 값비싼 명품으로 치장하지 않는다. 진정한 신사는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옷을 입고 어디서든 그 스타일은 통용된다.” 키톤의 마스터 테일러 안토니오 마트리스의 말이다.

SUIT 클래식 슈트, 10년 젊게 입기
1 굳이 험프리 보가트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페도라는 정직한 슈트에 신선한 매력을 부여한다.

2 블랙 슈트와 화이트 셔츠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에 놓여 있다. 타이 대신 셔츠 단추를 풀고 러프하게 연출해 보자. 경쾌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다.

3 브라운 마블링 안경은 클래식 슈트와 캐주얼 슈트를 넘나든다. 베이식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아이템.

4 멋스러운 와인 색상 슈즈는 브라운 슈트와 완벽한 한 쌍을 이룬다. 여기에 몽크 스트랩(금속 버클 장식) 디자인이 더해지면 좀 더 멋스럽다.

역시 인터뷰 때문에 만났던 그는 베이식 아이템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에 대해 조언하며 로버트 레드퍼드가 애용했던 하이넥 칼라의 화이트 셔츠, 험프리 보가트의 브라운 페도라(챙 좁은 중절모)를 예로 들었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신사는 파리에서 점심을 먹고 스톡홀름에서 저녁을, 서울에서 아침을 먹어도 한 치의 오차 없이 근사한 남자다”라고 덧붙였다. 세련된 남자는 유행에 휩쓸리기보다는 항상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선호하는 화이트 셔츠나 브라운 로퍼 등 베이식한 아이템을 스타일링의 요소로 굳건하게 활용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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