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단독보도

국방부 법무관리관 인사파행 내막

“무늬만 민간 공모(公募), 돌고 돌아 결국 군 출신으로”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국방부 법무관리관 인사파행 내막

3/5
최종평가 하루 앞두고 ‘없던 일’로

‘김창해 파동’에 ‘세트’로 날아갔던 조동양 현 법무관리관도 당시 국방부로부터 사퇴를 요구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병과 장교들 사이에서는 그가 고위층 지시로 사퇴서를 냈다는 얘기가 널리 퍼져 있다. ‘장관의 인사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자진사퇴했다는 국방부의 주장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당사자인 조 법무관리관은 “사퇴서를 쓴 것은 맞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국방부로부터 사퇴요구를 받았나”라는 질문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며 곤혹스러워했다.

2차 공모는 8월에 있었다. 앞서의 방희선 변호사를 비롯해 4명의 변호사가 지원서를 냈다. 나머지 세 사람은 부장검사 출신의 최모, 해군 법무감 출신의 김모, 법무법인 일신의 강모 변호사였다.

국방부 선발시험위원회는 이들 중 방 변호사와 강 변호사를 선발해 장관에게 추천했다. 1순위는 강 변호사였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대로 두 사람 모두 ‘석연찮은’ 사유로 임용되지 못했다.



방 변호사가 국방부 운영지원과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은 것은 8월22일 오전. 공무원채용담당 최모 사무관으로부터 이런 내용의 e메일을 받았다.

“…축하드립니다! 지난 8월20일에 응시하신 국방부 법무관리관 공개채용선발시험위원회에서 합격자로 결정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명을 선발하였으며… 행정안전부 소속 고위공무원임용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1명이 채용될 예정임을 알려드립니다.”

방 변호사는 국방부의 요청에 따라 국정원 신원조사에 필요한 각종 서류를 제출하는 한편 관계기관이 요구한 개인정보 열람 동의서에도 사인했다. 행정안전부의 역량평가에 대비해 사전교육도 받았다. 그러다가 평가일을 하루 앞두고 날아온 국방부의 ‘무효’ 통보로 그간의 절차가 없던 일이 돼버린 것이다.

방 변호사가 ‘탈락’ 통보를 받은 날 밤,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이 문제와 관련해 방 변호사의 부인과 이상희 장관의 부인이 ‘대리 통화’를 한 것이다. 방 변호사의 부인은 서울 대치동의 모 교회에 다니는데, 마침 이 장관의 부인이 그 교회 신자였다. 교회를 통해 전화번호를 알아낸 방 변호사 부인이 이 장관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이 장관의 부인이 전화를 받았다. 방 변호사 부인이 남편 일을 얘기하자 이 장관의 부인은 “남편한테 물어보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10분 후 두 사람은 다시 통화했다. 이 장관 부인은 “남편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한다”고 답변해 방 변호사 부부를 실망시켰다. 이 장관 부인이 전한 장관의 답변은 “나는 관여하지 않았다. 실무자들이 알아서 한 일이다. 타당한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였다. 이에 방 변호사 부인이 “내일 중앙인사위원회(행정안전부) 평가장에 가야 하느냐”고 묻자 이 장관은 부인을 통해 “나는 모르는 일이니 알아서 하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사퇴서 내달라”

다음날 아침 방 변호사는 행정안전부 담당 직원한테 전화를 받았다. 국방부에 확인해보니 임용절차가 취소됐다는 것이었다. 이날 국방부 운영지원과의 담당 서기관이 다시 방 변호사를 찾아와 “다른 후보자한테도 받았다”며 사퇴서 제출을 종용했다. 하지만 방 변호사는 거부했다.

“평소 알고 지내는 예비역 장성들한테 물어보니 ‘사퇴서를 내지 말라’고 했다. 나중에 신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였다. 자기들 필요에 따라 취소해놓고는 마치 당사자가 문제가 있어 스스로 사퇴한 것처럼 덮어씌우는 행위라는 것이었다.”

담당 서기관이 “장관한테 보고해야 한다”고 사퇴서 제출을 거듭 부탁하자 방 변호사는 “공문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이날 오후 국방부 운영지원과는 방 변호사에게 ‘법무관리관 임용절차 종결통보’라는 e메일을 보냈다. 내용은 간단했다.

“당 부처의 인사사정상 더 이상 임용절차 추진이 어려워 종결처리하기로 하였음을 통지하니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방 변호사는 지금까지 사퇴서를 내지 않고 있다.

국방부는 2차 공모 당시 두 후보자가 탈락한 이유와 “장관 지시로 임용절차가 취소됐다”는 운영지원과 관계자의 발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선발시험위원회를 통과했다고 해 임용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신원조사 등을 거쳐 적격자로 판단되는 경우 한 명의 후보자만이 최종 임용되는 것이다. 2차 공모에서 선발된 2명의 임용후보자 역시 신원조사를 비롯한 검증 결과를 인사 실무부서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법무관리관으로 부적격해 장관에게 보고 후 당사자들에게 채용절차 중단을 통보했던 것이지, 장관이 독단적으로 판단해 지시를 내린 것이 아니다.”

3/5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목록 닫기

국방부 법무관리관 인사파행 내막

댓글 창 닫기

2021/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