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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특집ㅣ글로벌 경제위기와 한국

‘월가의 구원투수’ 웰스파고의 ‘기본중시경영’

“우리는 월스트리트의 유행에 관심 없다”

  • 이심기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sglee@hankyung.com

‘월가의 구원투수’ 웰스파고의 ‘기본중시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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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구원투수’ 웰스파고의 ‘기본중시경영’
총 자산에서 예금이 차지하는 비율도 50%가 넘고 특히 비이자 예금 등 핵심 예금의 비중이 13%로 경쟁은행보다 2∼3배 이상 높은 점도 웰스파고의 강점이다. 기은경제연구소 신동화 박사는 “고객 이탈은 최소화하면서 우량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은 예금주를 적극 유치, 강점인 소매금융의 기반을 키워나간 것이 웰스파고의 성장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웰스파고가 보수적인 영업 전략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웰스파고가 최근 10년간 미국 은행 중 가장 높은 연평균 17%의 자산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자산규모만 6000억달러(올 1/4분기 기준)에 달하고 순익 증가율도 연 평균 16%가 넘는다는 사실을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웰스파고는 최근 3년 동안 매출 증가율 58.1%, 순익증가율 14.9%, 주당 순이익 증가율 16.1%라는 기록적인 경영실적을 거뒀다. 미국의 경영전문잡지인 ‘포춘’은 웰스파고를 전세계, 전 업종에 걸쳐 매출액 기준 41위, 수익 기준으로는 17위로 평가했다.

도대체 웰스파고가 미국 내에서만 머무르면서도 고속 성장을 지속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수익의 80%는 기존 고객에게서 나옵니다.”



스티븐 배시 부행장은 웰스파고의 성장 비결을 한마디로 이렇게 정리했다. 내부에서 블루오션을 찾는다는 얘기다.

웰스파고에서 처음 계좌를 개설한 고객은 2주 후 담당 뱅커로부터 감사 메시지를 받는다. 90일 이내엔 웰스파고 상품의 가입을 권유받는다. 웰스파고는 이후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과 재무 상황을 파악, 지속적으로 상품 판매 기회를 발굴한다. 이렇게 해서 웰스파고는 고객 한 명당 평균 8개의 금융상품을 판매한다. 이른바 교차판매(cross selling)다.

상품의 종류는 주택담보대출, 신용카드, 보험, 뮤추얼펀드, 퇴직연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웰스파고의 교차판매 실적은 다른 은행의 2배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보험, 자산관리계좌 가입을 통해 장기 거래를 유도한 뒤 당좌와 신용카드, 가계대출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 상품 판매를 통해 고객을 묶어두는 것이다.

세일즈 컨설턴트인 레이먼드 킴은 “20대 미혼 고객에게도 퇴직연금에 가입할 의향이 없는지 물어본다”며 “고객들은 자산관리 상태에 언제든지 조언해주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이를 전혀 불쾌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웰스파고는 이처럼 스스로를 은행이 아닌 금융상품 판매업자로 규정한다. 상품 개발보다는 판매에 주력하면서 금융상품 백화점을 지향한다. 월마트나 홈디포와 같은 유통업체가 경쟁 상대이자 벤치마킹의 대상인 셈이다.

콜센터에 우수인력을 투입하는 것도 차별화된 경쟁 요소다. 웰스파고는 미국 전역의 13개 콜센터에 20대 우수 직원으로만 구성된 3500명의 상담원을 두고 있다. 이곳에서 월 2억4000만건의 전화상담을 통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웰스파고의 비(非)이자수익 비중은 47%에 달한다. 그 가운데서도 신탁과 펀드 등 자산관리 상품과 보험, 신용카드 수수료 수입이 40%를 넘다. 예대(預貸)마진에만 의존하고 금리 변동에 따라 이익 기반이 흔들리는 국내 은행과 뚜렷이 구별되는 점이다.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신용위기가 닥친 상황에서도 웰스파고의 순익은 10%가 증가했다.

워런 버핏, 지분 9% 보유

웰스파고는 무엇보다 기업 인수·합병(M&A) 중개나 파생상품 판매 등 투자은행(IB) 사업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배시 부행장은 ‘웰스파고의 전략은 일반적인 트렌드와 반대인 것 같다’는 기자의 말해 “우리는 상업은행(CB)이다. 투자은행(IB)이 아니다. 그것이 심플하면서 분명한 차이다”라고 밝혔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투자은행들의 과도한 욕망을 부추긴 캐피털 마케팅, 이른바 자기자본 투자(PI)가 진정으로 고객을 위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한국형 CIB(Commercial Investment Bank)’를 만들겠다고 경쟁적으로 나서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글로벌 전략에 대해서도 웰스파고의 입장은 명쾌하다. 고객들이 해외 진출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배시 부행장은 “웰스파고의 총자산이익률(ROA) 목표는 20%다. 한국에 투자해서 그러한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잘 아는 시장에 집중해서 부가가치를 이끌어내는 것이 웰스파고의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일전에 로이터 기자가 ‘웰스파고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 일반 사람 10명 중 9명이 그러할 것이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그때 나는 ‘모든 고객이 웰스파고를 알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은행원 10명 중 대부분은 웰스파고에 대해 얘기한다’고 받아쳤다”고 말했다.

투자의 달인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웰스파고 지분을 9%나 보유하고 있는 것도 웰스파고가 얼마나 본업에 충실한 은행인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글로벌 투자은행의 대표 격이자 미국 금융의 자존심인 JP모건체이스도 소매 금융의 강자인 웰스파고의 성공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빌 윈터스 JP모건 IB담당 최고경영자는 “웰스파고는 상대적으로 좁은 타깃을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강점에 집중해 성공한 대표적 은행”이라며 “비즈니스의 초점이 분명한 것, 이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신동아 2008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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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심기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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