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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양극화 시대의 한국 경제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 이명박 정부에 대한 경고

  • 이승협 한국노동연구원 교수 solnamu@gmail.com

양극화 시대의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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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상호의 글은 노무현 정부의 연금정책을 사회적 연대와 평등의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사회복지정책은 기본적으로 시장실패를 보완해주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소시키는 사회안전망이다. 따라서 사회복지정책은 항상 시장에 대한 개입을 그 원칙으로 한다. 김대중 정부에서 보편주의적 복지제도의 기틀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제도의 포괄성과 보장성이란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복지제도는 여전히 많은 한계를 갖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한국 사회가 급속하게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나타나는 노후생활의 안정문제다. 비경제활동인구인 노령인구가 늘어나고, 저출산으로 인해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급격한 인구구성비의 변동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인한 실업자 및 비정규직의 증가, 퇴직연령의 하락과 같은 노동시장의 구조변화 역시 노후생활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대간 협약의 형태로 충당되는 연금재정의 안정성 확보는 2018년 고령사회에 진입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사회정책적 측면에서 긴급한 당면과제라고 할 수 있다.

대안적 방향과 반대로 가는 현실

이상호는 노무현 정부의 연금개혁방안을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한다. 즉 연금재정의 안정성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연금체계가 갖고 있는 사각지대, 즉 납부예외자와 장기체납자 문제를 간과함으로써 고령인구의 빈곤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금제도의 기본 취지는 취약계층의 소득안정에 있다. 그런데 연금제도가 존재함에도 생활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자의 소득불안정성이 여전히 높다고 하면, 연금제도의 존재의미 자체가 의심받게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노무현 정부의 연금개혁정책의 한계가 존재한다. 연금재정의 안정성을 위해서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는 서구의 연금개혁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여 ‘더 내고 덜 받는’ 재정 안정성 확보로 연금개혁 방향을 설정함으로써 연금재정의 안정성은 확보됐지만, 연금의 사회적 정당성은 오히려 후퇴하는 아이러니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은 연금에 대해 힘들 때 목돈 내고, 나중에 푼돈 받는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특히 소득수준이 낮은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이 오히려 연금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 그 이유는 낮은 보장성에 있다. 연금이 실질적인 소득보장성을 제공하지 못하는 한 연금제도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노무현 정부의 연금개혁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가? 아쉽게도 이상호는 연금체계의 지속가능성 확보라는 방향만을 설정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이 책은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양극화의 관점에서 주요 쟁점별로 정리했다.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시장의 폭주에 대한 사회적 규제라는 관점에서 재검토한다. 양극화시대의 한국 경제는 이러한 쟁점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역사적 과거에 대한 검토이지만 쟁점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현실은 이 책에서 설정하고 있는 대안적 방향과는 반대로 나아가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보다 더 시장적이고 더 기업친화적이다. 사회적 연대와 평등은 더욱 가치절하되고 시장은 과소사회화되어 폭주하고 있다.

대안 부재의 사회에서 구체적인 대안을 이 단 한 권의 책에서 기대하는 것은 읽는 이의 과욕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한계로 남는다.

신동아 2008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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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협 한국노동연구원 교수 solnam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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