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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大전환! 오바마 시대

오바마 시대의 한반도

北核 문제 후순위로 밀릴 것… 1~2년 지나야 제 색깔 나온다

  • 차두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lancer@kida.re.kr

오바마 시대의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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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새 행정부는 미국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테러리스트 집단이나 그 지원국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오히려 단호한 대응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라크전 개전 자체를 비난했고 단계적인 이라크 내 미군 철군을 추진하면서도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지속하겠다고 시사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명분상 다른 국가들이 이론을 제기할 여지가 적고 적대세력을 추가로 양산할 가능성이 적은 여건이라면 확실한 본보기를 보여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오바마가 이란이나 북한이 계속 비확산에 위배되는 핵 개발 활동을 할 경우 강력한 국제제재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 역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셋째, 특정국가나 집단에 외교력 혹은 군사력을 실제로 사용할 필요가 있을 때는 가능한 한 부담을 다른 나라와 분담한다는 것이다. 오바마 당선자는 각종 공약을 통해 세계질서 유지를 위해 미국의 리더십을 보완, 지원해줄 국가로 유럽연합(EU) 국가들을 꼽았고, 이러한 관점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강화를 모색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또한 일본, 한국 등 아시아권 동맹국과의 관계 증진 역시 공약했다.

이는 국제질서 유지를 위협하는 외교적, 군사적 소요가 발생할 경우 기존의 동맹 및 우방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해결하겠다는 구상을 반영한다. 일방주의를 포기하는 대신 상대방도 대접에 상응하는 기여를 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미국의 부담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기존의 쌍무적 관계 외에 다자협력의 가능성 역시 함께 모색하게 될 것이다.

넷째, 환경파괴와 에너지 안보 같은 비전통적 안보위협에도 강조점을 두고 있다. 오바마 당선자는 또 세계의 비핵화에 대해서도 이전의 어떤 대통령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많은 국가가 공감하는 협력적 의제를 확대함으로써 미국의 세계질서 주도에 대한 지지를 확대하는 한편 미국적 도덕성을 부각시키는 효과가 있다.

다섯째,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은 세계 및 지역 질서에 있어 세력을 균점한 강국들과 과감하고 분명한(tough) 타협 및 협상을 벌일 가능성을 암시한다. 오바마는 선거기간 중 기존 핵무기의 대폭 축소, 폐기를 위해 러시아와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중국과도 에너지 안보 및 경제분야에서 협력 폭을 넓혀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한 바 있다. 동시에 그는 떠오르는 중국의 군사력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러시아의 독재정치와 호전성을 지적한 일도 있다. 협력과 갈등이 병존하는 미국과 여타 강대국 사이의 관계나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안보자원이 제약된 시대적 상황은 국제질서의 변화를 내포하고 있다. 각종 안보 현안을 놓고 주요 국가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기 쉽지만, 또 그만큼 극적인 타협도 쉬울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강대국 중심 외교의 그림자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분위기가 중견 혹은 약소국들에 적지 않은 딜레마를 안겨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전과 같은 ‘줄 서기’가 매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오바마 당선자의 세계전략은 동북아 및 한반도에도 충실히 투영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전략이 기회 이상으로 많은 고민을 우리에게 안겨줄 수 있다는 점이다. 새 백악관의 세계전략은 동아시아 지역에서도 더욱 안정적인 질서의 도래를 기대할 수 있게 한다. 미국 일방주의의 탈피와 대화 중시를 특징으로 하는 대외정책은 중국과 러시아 등 역내 주변국으로부터 환영받을 것이고, 경쟁보다는 협력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동아시아 국제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한반도에서도 비핵화의 원활한 진행과 북한의 긍정적 변화, 남북한 관계 발전이 선순환적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그림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대외정책의 근간을 ‘의리’보다는 ‘실리’에 둠으로써 국력이나 자원에서 우월한 강대국 중심의 외교가 전개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오바마의 동아시아 정책이 ‘주요 강국들의 협의를 여타 국가들이 추종하는’ 틀을 지향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강대국 간 갈등과 극적 타협이 수시로 반복되는 여건 속에서 미국 대외정책을 섣불리 지지하고 나섰다가 한중, 한러 관계에서 한국만 손해 보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대외정책에 대한 소극적 지지가 한미관계에 불이익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중적 부담이 생긴다.

일각에서는 오바마의 대선 공약으로 미루어 미중 협력관계가 강화됨으로써 한국이 한중관계에서 느끼는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황이 실제로 그렇게 만만할지는 별개 문제다. 오바마 당선자는 공약을 통해, 중국의 경제성장이 미국과 중국에 모두 호혜적인 것이 될 수 있으나 중국은 세계경제의 균형된(balanced)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결국 중국이 전과 같은 단독 고속성장을 희생해 ‘지역 및 세계 경제의 활성화’(보다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미국의 경제회복’)에 기여할 경우, 안보 분야에서 협력적 의제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암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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