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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大전환! 오바마 시대

대선 캠페인 700일, 현장에서 본 오바마 리더십 요체

경청과 배려로 말단까지 파트너 만드는 ‘풀뿌리 조직관리’

  • 김동석 뉴욕뉴저지한인유권자센터 소장 dongsukkim58@hotmail.com

대선 캠페인 700일, 현장에서 본 오바마 리더십 요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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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조직 일선까지 부하 아닌 파트너로 만들어라

앞서도 언급했지만, 오바마의 참모들은 그의 부하라기보다는 정치적 동반자에 가깝다. 놀라운 것은 캠프 지휘부뿐 아니라 전국 곳곳의 일선 선거운동원까지 그렇게 느끼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오바마 캠프의 힘은 팀워크에서 나왔다. 그는 자신의 당선이 아니라 공동의 이익을 우선으로 삼는다는 믿음을 운동원들에게 심어주었다. 오바마 캠프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군살이 없고, 사무실에 앉아 입으로만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민주당 예비경선 당시 오바마 캠프의 목표는 초전(初戰) 승리였다. 아이오와에서 기선을 제압하고 뉴햄프셔를 거쳐 1월26일 사우스캐롤라이나까지 이긴 뒤 그 여세를 몰아 2월5일 슈퍼화요일에 승부를 결정한다는 전략이었다. 이러한 전략이 가능해진 것은 중앙당의 징계 덕분에 1월15일 열릴 예정이던 미시간 예비선거와 1월29일의 플로리다 예비선거가 생략됐기 때문이었다. 힐러리의 텃밭이었던 데다 각각 79명과 105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두 대형 주의 예비경선이 생략되면서 분명 오바마 캠프는 중요한 기회를 얻었다.

그렇다면 관건은 경선의 시발점인 아이오와였다. 캠페인의 총지휘를 맡은 데이비드 플러프가 2002년 이 지역에서 상원의원 선거를 치른 경험이 있다고는 하지만, 아이오와의 민주당 대의원은 95%가 백인인 데다 민주당 지역조직은 이미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탄탄하게 장악하고 있던 상태였다. 아이오와 예비경선은 당원대회(Caucus) 방식이기 때문에 사실상 조직선거가 승부를 결정해왔다.

그러나 아이오와 예비경선 현장에서 직접 상황을 마주하자 필자는 오바마가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오바마 운동원들의 헌신적인 활동이었다. 힐러리 후보 운동본부에는 사람들로 사무실이 북적거렸다. 반면 오바마 본부에는 사무실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 모든 선거운동원이 현장을 누비며 득표활동을 펼치느라 사무실에 앉아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것이다.



오바마 운동원들은 1월 칼바람이 몰아치는 아이오와의 눈밭을 헤매며 각 카운티의 당원대회장을 찾았다. 결국 이 경선에서 오바마 후보는 2차 투표를 거쳐 9%의 격차로 힐러리를 따돌렸다. 닷새 후 뉴햄프셔에서 이기고 곧바로 사우스캐롤라이나를 겨냥한다는 전략이 비로소 가능해졌다.

배려 또 배려

캠프 전략회의에서 그는 언제나 가장 조용한 사람이라고 한다. 후보가 나서서 떠드는 것이 아니라 회의의 과정을 꾸준히 지켜본다는 것이다. 특히 회의석상에서 말수가 가장 적은 사람을 주목하고, 마지막에는 꼭 그의 의견을 묻는 식이다. 이너서클(inner circle)이 아닌 사람의 의견을 회의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러고는 그의 의견을 끝까지 경청한다. 전체 논의방향을 혼자서 결정하지 않고, 혹은 몇몇 사람이 결정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모든 구성원의 생각을 듣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바마 상원의원실의 법률고문을 지낸 루치 보미크는 “오바마 의원은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싫어한다. 누군가 ‘항상 그런 식으로 일해왔는데요’라고 말하면 ‘왜 우리가 꼭 그렇게 해야 하나요?’라고 되묻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과묵하지만 부드럽고, 신중하지만 단호하다. 사색이 많지만 발언은 간결하다. 캠페인 매니저인 데이비드 플러프가 취재기자들에게 “오바마만큼 타인을 배려하는 정치인을 만난 기억이 없다”고 말할 정도다. 그의 이러한 태도는 모든 참모와 직원들에게 상하관계가 아닌 동지관계임을 실감하게 만든다. 그가 운동원으로부터 얼마나 깊은 존경과 애정을 받고 있는지에 관한 얘기가 선거판의 입과 입을 거쳐 내내 흘러나온 것은 결코 우연일 수 없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일일이 배려하는 그의 태도에 관한 일화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난 7월초 오바마 후보가 뉴욕 맨해튼을 방문했을 때 그와 가족이 탄 차를 운전하면서 시내를 안내했던 한인자원봉사자 라이언 김(한국명 김대용)씨는 이렇게 말한다.

“정말로 거리낌 없이 대하기 편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잘나가는 후보가….?’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가족들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오바마 후보는 내가 한국인이란 것을 알고는 한국말로 인사를 하더군요. 자기도 하와이에서 한국 식당엘 자주 갔었다고 하면서요.”

힐러리, 매케인 캠프의 전략가들은 엄청난 연봉을 받는 선거전문가들이었다. 캠페인 비용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인건비다. 반면 오바마 캠프가 무보수 직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들 가운데 대다수는 그간 민주, 공화 어느 당에도 소속되지 않았던 정치권의 고급인력이었다. 이러한 고급인재들이 ‘자신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주는’ 후보를 위해 전국의 각 주로 배정, 파견됐다. 상대 캠프가 자금부족에 허덕이는 동안 오바마 캠프는 온라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기부금의 거의 전액을 홍보비용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것이 오바마 팀을 이끄는 리더십의 근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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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뉴욕뉴저지한인유권자센터 소장 dongsukkim5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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