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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검찰’

“현 총장 강제로 밀어내면 평검사들 들고 일어날 것”(검찰 간부)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이명박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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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제 총장을 바꾸려면 법을 위반해야 한다. 별로 인기가 없는 현 정권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명분도 없지 않은가. 만약 소문의 진원지가 청와대라면, 진짜 바꾸겠다는 게 아니라 이런 얘기를 흘림으로써 검찰을 정권 입맛대로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아니겠는가.”

정권 입맛에 맞게 벌이는 수사는 코드수사다. 코드수사는 표적수사나 보복수사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는 어찌 보면 검찰의 숙명이다. 특히 정권 초기의 검찰은 늘 그런 논란에 휩싸여왔다. 정도의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이명박 정부의 검찰 역시 코드수사나 표적수사를 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검찰은 몹시 기분 나빠하지만, 역대 어느 정권에서보다 심한 것 아니냐는 냉소적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다. 검찰 내에서도 이를 인정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한 중견간부의 지적이다.

“현 정부 들어와 검찰의 공안기능이 회복되는 등 국가 정체성과 관련된 수사는 더 나아졌다. 하지만 수사의 독립성보다는 정부 시책에 부합하는 검찰권을 행사하는 데 주력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수사방향이 청와대와 법무부의 방침에 부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가장 공을 들였다는 공기업 수사부터 순수하지 못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수사 명분이 있거나 실적이 좋으면 코드수사나 표적수사 의혹이 잠재워질 수도 있다. 그러나 대검 중수부가 주도한 공기업 수사는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게다가 저인망식 압수수색으로 과잉수사라는 비난을 초래했다.



곁가지 수사로 체면 유지

우선 수사 명분이 여론의 공감을 얻기에 약했다. 정상적인 사정수사라기보다는 전 정권에서 임명된 공기업 임원들을 퇴진시키거나 전 정권 실세들을 손보려는 청와대의 의중이 실린 표적수사로 비쳤기 때문이다.

성과도 미미했다. 강원랜드를 비롯한 여러 공기업에 칼을 들이댔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본질은 파헤치지 못한 채 곁가지 수사로 체면을 유지하고 있다.

강원랜드 비자금 사건의 경우 이광재 의원을 비롯한 전 정권 실세들이 연루됐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실제로 밝혀진 건 거의 없다. 하도급 업체 등에 대한 수사로 임직원 몇 명의 개인비리를 파헤치는 선에서 수사가 마무리되고 있다. 검찰은 오히려 수사과정에서 곁가지로 발견한 케너텍 비자금 수사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비자금 수사도 성과가 미흡하긴 마찬가지. 배임 혐의로 몇몇 전·현직 간부를 구속하는 데 그쳤다. 강원랜드와 마찬가지로 곁가지 수사가 더 활발하다. 최규선·전대월씨가 관련된 수백억원대의 해외자원개발사업 비리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 김상현 전 민주당 의원과 정웅교 전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최씨한테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했다.

그밖에 석탄공사 특혜대출 의혹사건과 관광공사 자회사인 GKL 카지노 비리사건 등도 의혹만 남긴 채 개인비리를 들추는 선에서 끝났다.

‘이명박 검찰’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강원랜드.

법원의 잇따른 무죄선고도 검찰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법원은 시추비용을 과다지급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된 석유공사 전직 간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입찰 정보를 빼주고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던 GKL 간부 김모씨는 무죄를 선고 받은 후 “검찰이 박정삼 전 GKL 사장을 어떻게든 엮으려고 나를 혹독하게 조사했다. 아니라고 해도 도무지 내 진술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고 검찰을 맹비난했다. 박정삼씨는 노무현 정부에서 국정원 2차장을 지냈다.

사기업체 수사도 표적수사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검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프라임, 애경, 강원랜드 등에 대해 전 정권과 가까운 기업이라서 수사대상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고 이것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표적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애경백화점 비자금 수사는 ‘386 인사’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검찰이 벌이는 수사 중 가장 성공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 KTF 납품비리 수사도 처음부터 조영주 전 사장과 이강철 전 청와대 수석의 친분관계를 염두에 두고 시작한 것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다.

역시 이 전 수석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진 김평수 전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의 비리의혹 수사도 표적수사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서울고검 국정감사에서 이 사건을 “대표적인 표적·편파수사”라고 지적했다. 법원은 김씨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두 차례나 기각했다.

김씨의 비리혐의는 폐기물 처리업체인 부산자원의 특혜대출 의혹 수사과정에서 포착된 것이다. 김씨가 실버타운에 부실 투자하는 과정에 이 전 수석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교직원공제회가 운영하는 골프장 운영권 관련 비리까지 캐고 있다. 그밖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이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도 농협의 휴켐스 헐값 매각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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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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