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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지식재산포럼 김명신 회장

“21세기는 두뇌전쟁 시대, 지식재산법으로 국가경쟁력 키워야”

  • 정현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지식재산포럼 김명신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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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포럼 김명신 회장

김 회장은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지만 아직도 청년 같은 열정을 갖고 있다.

그는 뜬금없이 독도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기자에게 대뜸 “독도 공시지가가 얼마인지 아느냐”라고 물었다.

“독도 공시지가가 8억5000만원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왜 우리가 그토록 독도를 사수해야 합니까. 물론 원래 우리 땅이었다고 주장하고, 역사적인 이야기들을 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또 어족자원 때문에 소중하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그 일대에 매장된 가스하이드레이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이 가스 대신 30년간 쓸 수 있는 가스하이드레이트가 그곳에 묻혀 있습니다. 그런데 가스하이드레이트에 관한 기술특허 가운데 65%를 일본이 갖고 있습니다. 한국은 2%도 안 됩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결국 기술이라는 겁니다. 두뇌전쟁 시대에 옛날 방식의 영토전쟁 개념으로 ‘독도는 우리 땅’을 외치는 캠페인은 좀 유치하지 않습니까.”

김 회장은 일반 시민이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할 수 있는 국민제안운동도 벌이자고 주장했다. 이를테면 어느 조직에 속한 이가 사무실의 종이를 절약할 수 있는 획기적 아이디어를 제안했을 경우 그 절감효과의 10분의 1일을 종자돈으로 만들어 적정액을 매달 평생 지급하는 제도를 만들자는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에 대해 적정한 대가를 지급하면 국민의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

그는 강연회에 가면 청색발광다이오드(LED)를 개발한 나카무라 슈지 미국 샌타바버라대 교수 이야기를 가끔 거론한다. 슈지 교수는 1993년 니치아화학 재직 시절 세계 최초로 LED를 개발했다. 덕분에 소기업이었던 니치아화학은 연 10억달러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회사는 슈지 교수에게 과장으로 승진시켜주면서 겨우 2만엔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이후 슈지 교수는 샌타바버라대에서 스톡옵션과 연구자금을 제시하자 과감하게 회사를 떠나 학교로 옮겼다. 이후 정당한 보상을 받겠다며 소송을 제기해 항소심에서 회사 측으로부터 80여 억원을 받았다.

“직무발명에 대해서는 정당한 보상을 해줘야 합니다. 슈지 같은 사람이 나오는 사회는 희망이 없습니다.”



그는 지식재산위원회가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로 중소기업 대책 문제를 들었다. 그동안 정부에서 중소기업, 벤처기업을 육성하겠다며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가장 중요한 은행의 대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담보로 내세울 게 없는 중소기업은 아무리 돈이 급해도 은행 대출을 받는 게 쉽지 않았고, 정부의 대책도 ‘립서비스’에 그치고 말았다.

“발상을 바꿔서 중소기업이 담보가 없어도 좋은 아이디어나 시나리오를 가졌을 경우 그 가치를 돈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구를 하나 만들자는 겁니다. 이 기구에서 아이디어를 1억원짜리로 평가했다면, 그 평가서를 담보로 은행대출을 받습니다. 그런데 그 기업이 부도가 나면 은행이 30% 정도 책임을 집니다. 나머지는 은행이 지적재산에 관한 재보험공사 같은 데서 받아가는 형태가 좋습니다. 수출상품에 대한 재보험공사가 있듯이 지적재산 재보험공사를 만들어야겠지요. 이 공사는 다시 국제재보험을 듭니다. 이런 형태가 되지 않으면 중소기업이나 벤처 육성은 영원히 공염불이 될 겁니다.”

‘통통’ 튀는 열정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지만 김 회장은 아직도 젊은이처럼 ‘통통’ 튄다. 그런 열정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김 회장은 음악에도 조예가 있다. 1997년 호주 시드니에서 아시아변리사회가 열렸을 때 뜻 맞는 회원들과 함께 APAA(Asi-an Patent Attorneys Association) 밴드를 설립했고, 이후 3년마다 치르는 정기총회에서 연주해왔다. 얼마 전에는 넥타이를 직접 디자인해서 귀한 손님이 오면 하나씩 선물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그는 열정의 많은 부분을 사회봉사활동에 쓰고 있다.

요즘 그는 서울남산라이온스클럽 회장으로 어려운 처지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 개안수술을 이끌고 있다. 이 클럽 회원수는 32명에 불과하지만, 대학병원 수준의 안과 수술 기자재를 갖추고 45년간 3만2756명의 환자를 진료했고, 3744명을 수술했다. 백내장 수술 뒤 인공수정체를 넣어주기 때문에 안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어려운 수술이다.

“비용을 아끼려면 환자들을 서울로 불러와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양쪽 눈이 다 보이지 않는 노인을 서울로 데리고 올 재간이 없습니다. 또 영양실조에 걸린 이들은 영양 보충이 수술보다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또 안과병원에서 자기들 손님 뺏어간다고 항의하기도 하고, 자기 동의 없이 수술했다고 항의하는 자식들도 있고….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명감이 없으면 하기가 어렵습니다.”

김 회장은 또 국제라이온스협회 354복합지구 의장으로 있던 2000년 북한에 지하2층 지상 4층짜리 평양라이온스안과병원 설립 캠페인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이 병원은 2002년 11월22일에 착공돼 2005년 6월 18일 완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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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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