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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제2롯데월드 공청회 외압설 파문 이한호 전 공군총장

“충돌확률 1000조분의 1 주장은 국민 사기극, 신격호 회장이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해야”

  • 이정훈│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제2롯데월드 공청회 외압설 파문 이한호 전 공군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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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공청회 외압설 파문 이한호 전 공군총장

‘그림2’ 두개 엔진을 가진 항공기가 이륙중 한개 엔진이 꺼지면 힘이 약해 더 먼거리를 날아야 이탈할 수 있다. 이러한 항공기가 ①방향으로 간다면 장애물과의 최소 이격거리를 침범한 것이되고 ②의 길로 간다면 제2롯데월드와 충돌할 수도 있다.

공항에는 착륙하려고 접근하는 항공기를 포착해 비행장으로 유도하는 공항감시 레이더 ASR(Airport Surveillance Radar)이 있습니다. 관제사는 공항감시레이더로 착륙하려는 항공기를 포착해 조종사에게 구두로 활주로 방향을 불러줍니다. 그리하여 이 항공기가 활주로 연장선 상에 도달하면 이후부터는 정밀접근 레이더(PAR·Precision Approach Radar)로 착륙을 유도합니다.

정밀접근 레이더는 활주로 정 중앙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라 공항감시 레이더보다 훨씬 정밀하게 탐지합니다. 정밀접근 레이더가 잡은 것을 보고 관제사는 조종사에게 방향과 고도를 불러줘 안전하게 착륙하게 합니다.

공항 착륙방법에는 관제사가 ASR과 PAR을 이용해 유도하는 것 외에 조종사가 공항에서 쏘는 전파를 항공기에 탑재된 장비로 포착해 착륙하는 것도 있습니다. 착륙하려는 항공기에 전파를 쏴주는 장비가 VOR/DME와 ILS입니다. VOR/DME는 원거리에 있는 항공기에 전파를 쏴 비행장까지의 거리와 방위각을 알려주는 것이고, ILS(Instrument Landing System·계기착륙 시스템)는 활주로를 향해 막 내려오는 항공기를 위해 보다 정밀한 전파를 쏴주는 장비입니다. VOR/DME는 공항감시 레이더와 비슷한 기능을 하고, ILS는 정밀접근 레이더와 비슷한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장비는 고장 날 수 있습니다. PAR이나 ILS가 고장나면 ASR이나 VOR/DME만으로 항공기를 착륙시켜야 합니다. 전시가 되면 공군기지는 가장 먼저 공격을 받기에 PAR이나 ILS가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ASR과 VOR/ DME를 이용한 비정밀착륙 훈련을 반복합니다. 그런데 미 연방항공청(FAA)이 이런 착륙을 할 경우 설정해놓은 보호구역 안에 제2롯데월드가 들어가 있습니다. 따라서 제2롯데월드가 건설되면 서울공항의 서편활주로는 비상시에 대비한 ASR과 VOR/DME를 이용한 착륙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억지로 정부 요구 맞춰주는 공군



▼ 그런데 공군은 그 문제가 해결됐다고 주장하더라고요.

“PAR이 고장 나거나 파괴되는 경우에 대비해 PAR을 한 대 더 설치하고, VOR/

DME의 위치는 활주로 앞쪽으로 옮겨 보호구역의 각도를 변경함으로써 제2롯데월드가 보호구역 안에서 나올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지요.”

▼ 그렇다면 서편활주로의 비정밀접근 문제는 해결된 것 아닌가요.

“롯데 측은 이 조치만 취하면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만, 이는 미국 연방항공청의 보호구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탁상 계산에서 나온 것이라 현실성이 없습니다. 이것은 동편활주로를 3도 틀어서 계기비행을 할 수 있는 최소조건을 맞춘 것과 이치상으로는 같다는 이야기입니다. 엔진이 꺼졌다든지 피격됐다든지 하는 비상시에 이뤄지는 비행이 규정대로 된다고 누가 자신할 수 있습니까.

롯데는 선진국 사례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규정을 살펴볼까요. ‘그림 3’은 우리의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과 ICAO에서 규정한 비행안전구역을 비교한 것인데 ICAO의 안전구역 범위가 우리보다 훨씬 넓습니다. 이 기구 규정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는 비행안전 6구역에 들어갑니다.

‘그림 4’는 우리 법과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비행안전구역을 비교한 것입니다. FAA기준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는 7구역에 위치합니다. ‘그림 5’는 우리 법과 일본 항공법의 비행안전구역을 비교한 것입니다. 일본 항공법도 7구역까지 설정해놓았는데, 이 법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는 6구역에 들어갑니다.

ICAO와 FAA, 일본의 항공법은 비과학적이라 이렇게 해놓았을까요. 제2롯데월드 건설에 찬성하는 세력이 과학을 거론하려면 ICAO와 FAA, 일본이 왜 비행안전구역을 우리보다 엄격히 설정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 ‘그림 4’를 보니까 미국 연방항공청의 비행안전구역은 우리와 똑같은데 우리에게 없는 7구역이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네요. 한국은 미국의 규범과 규정을 그대로 모방했을 터인데, 왜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에서는 7구역을 설정하지 않았습니까.

“1945년 7월28일 미 공군의 B▼ 25 폭격기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79층에 충돌해 14명이 숨지고 26명이 부상당한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있으니 미 공군은 7구역을 설정했겠지요. 1970년 한국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의 전신인 ‘군용항공기지법’을 만들었는데, 이때는 아무도 한국에서 초고층 건물이 지어지리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기에 7구역을 설정하지 않은 것 아닐까요.

ICAO의 6구역과 FAA의 7구역은 꼭 설정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설정을 하는 것도 좋다고 추천한 비행안전구역입니다. 롯데는 이 단서를 근거로 ICAO의 6구역과 FAA의 7구역은 무시해도 된다고 주장하더군요. 다른 것을 계산할 때는 FAA 기준에 따라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 왜 비행안전구역의 7구역은 무시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장애물이 없던 기지에 장애물을 만들겠다면 안전규정은 더욱 강하게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 엔진이 꺼지거나 기계가 고장 나는 것에 의한 사고말고도 사람의 실수에 의한 사고도 일어날 수 있겠지요.

“허드슨 강의 여객기 비상착륙은 조류가 엔진으로 말려들어와 일어났다고 합니다. 항공기는 조종사의 비행착각에 의해서도 사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항공기는 여러 가지 사고를 당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서울공항은 유사시 전투기까지 전개될 수 있는 곳이라 장애물은 가급적 설치하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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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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