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Interview

실물경제 회생 중책 맡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1차 건설·조선 구조조정은 너무 약했다 훨씬 강도 높은 대책 필요”

  • 정현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실물경제 회생 중책 맡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2/6
실물경제 회생 중책 맡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이윤호 장관이 2월12일 집무실에서 주요 해외자원 개발사업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속도전 ’ 강조

▼ 지난해 2월29일에 취임했으니까 12개월째입니다.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고 또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인지요.

“취임한 날부터 바쁘게 움직여서 그런지, 이제 1년이 되어가는데도 10년은 된 것 같습니다. 되돌아보면 쉬운 일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정권 초기 중요한 시기에 촛불시위 등으로 정책이 추동력을 잃었던 점, 사상 유례없는 유가 폭등, 그리고 현재의 글로벌 경제위기가 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국회의 파행으로 경제 살리기에 필요한 법개정이 자꾸 지연돼 정책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아쉽습니다.

하지만 ‘지식·혁신주도형 산업강국 건설’이라는 비전을 세우고, 경제위기 대응과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구체적으로 10년, 20년 후 우리 경제를 책임질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자 노력했습니다.”

▼ 요즘 장관께서 ‘속도전’을 강조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졸속으로 빨리빨리 하자는 것이 아니고 정책의 집행속도가 느려 중앙정부로부터 국민에게 가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걸 염두에 둔 겁니다. 연구 개발 분야에 대한 예산집행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예컨대 녹색기술 분야를 보면 우리가 북미 선진국에 많이 뒤처집니다. 국가의 큰 발전전략으로 녹색성장을 상정했는데, 그것을 뒷받침하는 녹색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기술을 확보하는 데는 평상시 속도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밤새도록 불이 켜진 연구소가 반드시 있어야 하고, 또 두 배의 노력을 기울여서 더 빠른 시간 내에 기술을 확보하고 그것을 실용화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야 한다는 차원에서 강력한 속도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 말씀하신 것처럼 태양광·풍력 기술, 하이브리드카, 연료전지카 개발 등 녹색기술 분야에서 일본 독일 등에 비해 상당히 뒤처져 있는데, 지금 이대로 가다가는 비싼 로열티만 주고 뒤꽁무니만 쫓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우리가 뒤처져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그러나 반도체나 선박 분야도 처음엔 한참 뒤처져 있었지만, 그들을 따라잡았습니다. 지금은 자동차산업 세계 5위, 조선산업 세계 1위, 반도체 메모리산업 세계 1위로 도약했습니다. 특히 태양광 기술은 프로세스가 반도체와 상당히 비슷합니다. 우리가 못할 것 없다고 생각합니다.”

▼ 골드만삭스 등 주요 해외 투자은행들이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2.3%, 내년엔 3.5%로 제시하고, U자형 회복을 예상했습니다. 반면 IMF는 올해 -4.0%, 내년 4.2%로 V자형 회복을 전망했습니다. 장관께서는 어떤 형태의 경제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시는지요? 그리고 그 근거는 무엇입니까?

“구체적인 경기회복 시기와 형태는 기본적으로 세계경제의 회복 시기가 변수이지만, 저는 경제회복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위기극복뿐만 아니라 위기를 미래 도약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경험과 저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조선·반도체 등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산업군(群)을 갖고 있습니다.

둘째 최근 세계시장의 급격한 위축에 따라 한국 기업의 수출도 다소 부진하고 내수에 힘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원화 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증대 등을 잘 활용한다면 위기를 더 빨리 극복할 수 있을 겁니다. 예컨대 세계 5위 반도체 업체인 키몬다사가 파산했고, 6위 기업인 대만의 파워칩도 정부에 구제금융을 신청했습니다. 한국 기업으로선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이지요. 또 삼성 휴대폰의 경우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 22%로 1위로 도약했습니다. LG전자는 휴대폰시장 점유율 세계 3위로 도약했고요. 디스플레이도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우리 경제가 올해 중반쯤 바닥을 치고 상승국면으로 들어서고, 올해 말쯤에는 숨통이 트여 서광이 비치기 시작할 것으로 봅니다.”

“올해 말쯤 숨통 트일 것”

▼ 그러나 일부 기업의 약진만으로 올해 말 경제회복이 가능하다는 데 동의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사실 현재 경기가 나쁜 것에는 심리적으로 패닉(panic·공황) 상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봅니다. 저는 올해 중반까지가 정말 어려운 국면이라고 생각합니다. 1월 실적도 아주 좋지 않았습니다. 올해 중반까지는 실업문제도 더 악화될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그러나 현재 전세계적으로 경기부양책을 쓰고 있고, 그런 부양책들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하면 점차 나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우려하는 것은 실물경제가 나빠지면서 2차 금융위기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금융기관들이 부실해지면, 그게 다시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끼쳐 회복 기간이 오래 걸릴 위험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준비를 철저히 해서 2차 금융위기가 오지 않도록 해야 하고, 설령 온다 해도 가벼운 충격에 그치도록 해야겠죠.”

▼ 10년 전 외환위기 직후에는 V자형 회복세를 기록했지만, 지금은 그런 성장이 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70%에 달하는데, 세계 경제상황을 보면 수출이 빠르게 호전될 상황은 아닙니다. 따라서 수출의존형 산업의 큰 틀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기본적으로 산업정책의 큰 틀은 △부품·소재 산업육성 등을 통해 수출 중심에서 수출과 내수의 선순환 구조 정착 △제조업 중심에서 제조업과 지식서비스산업의 동반성장 △요소 투입형에서 지식과 혁신주도형 경제로의 전환 등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분명히 지속적인 성장과 고용창출, 경제의 변동성 완화 등을 위해서는 내수 비중을 점차 확대할 필요가 있지만, 그렇다고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를 단시간에 바꿀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현재 상태에서 더 중요한 것은 경쟁기업의 도태, 기업의 자율적인 구조조정 그리고 가격경쟁력 등 기회요인을 살려 수출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며 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회복의 관건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의지와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의 경제위기의 승자는 ‘강한 자가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되리라고 봅니다.”

2/6
정현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목록 닫기

실물경제 회생 중책 맡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댓글 창 닫기

2021/11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