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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북부 위안화 경제권 편입 시나리오

달러, 유로는 가라! 위안화, 북한 기축통화 지위 노린다

  • 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한반도 북부 위안화 경제권 편입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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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 드러낸 위안화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12월24일 광둥(廣東)성·창장(長江·양쯔강) 삼각주·홍콩·마카오 기업 간의 무역거래에서 위안화 결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 광시(廣西)성, 윈난(雲南)성이 아세안 10개국과 무역할 때도 위안화 결제를 허용하기로 했다. 중국-홍콩은 통화 스와프 협정을 맺고 있으며, 중국은 타이완과의 교역에서도 위안을 쓰고자 한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세계경제가 요동치면서 ‘달러 패권’에 이상신호가 울렸다. 중국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위안화 경제권 구축의 야심을 드러낸 게 이번 조처다. 미국 투자은행(Investment Bank)의 잇단 도산 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의 ‘달러 패권’에 크건 작건 변화를 가져오리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최근 논평에서 미국이 달러화의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세계의 부를 획득해왔다고 비난했다. 중국 대외무역경제협력부(MOFTEC) 부부장을 역임한 룽 융투(龍永圖) 보(博)아시아포럼 비서장은 “미국이 금융을 지배하면서도 관리를 못해 재앙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 공산당은 이번 금융위기를 천재일우의 기회로 여긴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원자바오 총리는 러시아를 방문해 중-러 양국 간 무역 거래 시 달러 대신 위안화와 루블화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각각 외환보유고 1위(1조9000억달러)와 3위(5000억달러)인 중국과 러시아의 이 같은 합의는 달러에 대한 일종의 도전이다. 양국 간 위안/루블 거래액은 올해만 500억달러에 이르리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중국이 아세안 국가를 대상으로 위안화 결제를 허용한다고 밝힌 뒤 일부 언론은 “중국이 위안화를 무역 결제수단으로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중국이 가장 먼저 위안화 결제를 허용한 국가는 북한이다.

중국 런민은행과 외화관리국은 지난해 초 ‘대(對)북한 무역결제 신규정’을 마련했다. 지린(吉林)성은 지난해 초 북한 무역회사 및 개인에게 위안화 계좌 개설을 허용했다.

중국이 북한의 기업과 개인에게 ‘위안화 계좌’를 터주는 ‘잠정 조치’를 취한 때는 지난해 2월로 확인된다. 당시는 미국의 대북제재가 완화되기 전이다. 런민은행은 당시 단둥(丹東), 옌볜(延邊)의 금융기관에서 북한의 기업·개인이 중국과 무역할 때 위안화로 결제하는 것을 허용했다. 북한이 외화를 합법적으로 반입·반출할 루트를 제한적으로나마 확보한 셈이다.

2002년 11월 제2차 핵위기가 불거진 뒤 중국도 수차례 대북제재에 동참했다.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뒤 중국은 중국 내 북한 계좌의 대북송금과 계좌 신설을 제한했다. 그 결과 북-중 변경무역은 현금거래 혹은 물물교환으로 이뤄지는 예가 많았다. 공식적인 루트가 막히다 보니 북한으로 밀반출되는 위안화가 늘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12일 한국과 중국은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었다. 한중 통화스와프 계약과 중국의 기축통화 만들기를 연결해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위안화로 결제하라”

중국의 위안화 경제권 구축은 네 방향으로 이뤄진다. 티베트를 거쳐 서쪽으로, 몽골을 거쳐 북쪽으로, 베트남을 거쳐 남쪽으로, 둥볜다오 철도를 통해 동쪽으로 위안화가 흐른다.

앞서 언급했듯 중국은 동남권에서 먼저 ‘위안화 패권’의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북쪽으로는 몽골, 동쪽으로는 북한을 ‘위안화 식구’로 끌어들이고자 한다. 중국은 대(對)북한·몽골·미얀마·베트남·파키스탄 교역 및 투자를 최근 수년간 큰 폭으로 확대했다.

냉전 시기 북한의 결제통화는 옛 소련의 루블. ‘공산주의 카르텔’이 무너진 뒤 북한의 경제난은 가중됐다. 중국은 1991년 북한과의 무역에서 국제가격의 절반 이하로 상대에게 물품을 공급하는 우호가격제와 물물교환으로 이뤄져온 기존의 무역 방식 대신 경화 결제를 요구했다. 중국이 구상무역과 우호가격제를 부활한 때는 북한이 1995년 ‘고난의 행군’에 들어간 뒤의 일이다.

1990년대 초반 이후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중국 비중은 25~30%에 머물다가, 2002년부터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2005년엔 중국 비중이 50%를 상회했으며, 2006년과 2007년엔 각각 56.7%, 67.1%를 차지했다. 중국은 2004년부터 대북(對北) 투자에서도 1위에 올라섰다. 중국은 북한의 산업생산 영역뿐 아니라 주민의 소비생활 영역에서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

2008년 7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의 평양 방문 때 북-중 양국이 합의한 내용은 대부분 ‘경제 사업’인 것으로 알려진다. 제2압록대교 건설 및 신의주-평양 간 고속도로 건설 논의도 있었다고 대북소식통들은 전한다. 두 나라는 4대(大) 이슈에 합의했다고 알려지는데, 공개된 것은 △투자확대 △산업협력 △교류협력(북중 우호의 해) 셋이다.

중국 공산당 사정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나머지 한 가지 합의사항이 위안화 결제 계좌 전면 허용”이라고 전했다. 북-중간 잠정 합의는 지난해 10월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 직후로, 중국이 홍콩·마카오·아세안과 자국 기업이 무역할 때 위안화 결제를 허용한다고 밝히기 두 달 전이다.

중국은행과 북한은행 간 위안화 계좌 구축이 단기적으로 중국 중앙(中央) 차원에서 이뤄지는 건 아니다. 선양(瀋陽) 다롄(大連) 단둥 등에서 북한은행과 중국의 ‘특정은행’간 위안화 거래를 허용하겠다는 것. 중국건설은행과 중국농업은행 등이 ‘특정은행’으로 거론된다. 동남아 국가와의 위안화 결제 허용도 중앙이 아닌 지방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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