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이상곤 박사의 한의학 이야기

냄비근성 ‘인삼’ 기질 한국, 한결같이 따뜻한 ‘홍삼’ 되다

음양오행설로 해석한 세계 야구 한일전

냄비근성 ‘인삼’ 기질 한국, 한결같이 따뜻한 ‘홍삼’ 되다

2/2
냄비근성 ‘인삼’ 기질 한국,           한결같이 따뜻한 ‘홍삼’ 되다

충남 부여에 위치한 한 홍삼 제조공장.

이번 WBC에서 나타난 여러 가지 상황은 현실적으로 이 같은 속성을 증명한다. 선수단 구성 과정에서 한국은 박찬호 이승엽 같은 스타선수가 불참하고 감독을 서로 사양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 마음속의 불은 외부를 향했고, 곧 허망함에 사로잡혔다. 불은 적당한 경계가 있어야 제 기능을 한다. 오행(五行)에서 외부 껍데기의 세계는 호흡을 담당하는 폐에 해당하며 금(金)을 상징한다. 외부적 고난은 경계를 만들면서 내부의 불꽃을 치밀하게 하고 농염하게 만든다.

김연아 연습 방해한 건 왜구근성

불은 본래 위를 향해 전진하지만 쇠인 금을 만나면 아래로 흐르며 치밀해진다. 바로 초반의 좌절이 내부 팀워크를 단단하게 만든 것이다. 물은 도랑을 흐를 때 농작물을 기르며 제 노릇을 할 뿐, 길을 벗어난 물은 아무 소용이 없거나 홍수 등 재앙을 일으킨다. 일본은 철저한 관리야구를 한다. 대타자 이치로도 군말 없이 번트를 댄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질서를 어기지 않는다. 반면 결정적인 순간, 감독의 지시를 어기고 정면승부를 걸어 팀의 위기를 자초한 임창용의 행동은 바로 불의 자유로움에서 비롯된 것이다. 물은 현실적이며 불은 관념적이고 교조적이다. 현실적인 승부 앞에 남 보기 안타까울 정도의 반칙을 자행하는 모습은 그들의 현실주의적 협소함과 냉혹함을 보여준다.

물은 흐르는 길로만 흐른다. 물이 낯선 길로 들어서는 건 곧 죽음을 뜻한다. 일본의 역사를 살펴보면 일본을 벗어난 여행은 낯선 것에 대한 공포이자 죽음과 같이 묘사돼 있다. 지금도 깃발을 앞세우고 뒤따라 줄을 서서 여행하는 일본인 관광객들은 진풍경을 연출한다. 이는 그들의 심성을 잘 나타낸다. 그들은 알려지지 않은 낯선 투수에 대해선 이상하리만큼 무기력했다. 지난 올림픽 야구에선 김광현에게 철저히 농락당했고 이번에는 봉중근에게 당했다. 반면 올림픽 경기에서 겪은 바 있는 김광현의 공은 쉽게 공략하는 용의주도함을 보여줬다.

냄비근성 ‘인삼’ 기질 한국,           한결같이 따뜻한 ‘홍삼’ 되다
이상곤



1965년 경북 경주 출생

現 갑산한의원 원장. 대한한의사협회 외관과 이사, 한의학 박사

前 대구한의대 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

저서 : ‘콧속에 건강이 보인다’ ‘코 박사의 코 이야기’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그들은 외부의 감시가 없거나 자기의 경계를 벗어나면 통제되지 않는 사악함이 있다. 김연아 선수의 연습을 방해한 것은 그들의 경계를 넘어선 습성으로 왜구가 우리를 괴롭힌 지난 역사와 무관치 않다. 반면 우리 민족성은 신토불이인 인삼을 닮았다. 그런데 인삼은 기운을 북돋우고 활기차게 해주지만 쉽게 달아오르는 부작용이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해 증기로 쪄 고요히 끈질기게 정신과 육체를 데워주는 명품이 있다. 바로 홍삼이다. 지금까지 한국은 기세가 꺾이면 쉽게 무너지고 회복하기 힘들었다. 이번 야구에선 무너질 듯하면서도 작은 점수로 선방하면서 끈질기게 따라붙는 점이 예전과는 달리 홍삼의 기질을 닮았다.

이번 WBC에서 미국, 쿠바, 베네수엘라 등 여러 나라가 경이의 눈으로 한국야구를 다시 봤다. 우리를 일본의 아류쯤으로 생각했던 그들은 숙성된 홍삼의 기질 앞에 코가 납작해졌다. 자율과 관리, 미국과 일본이 조화된 진정한 한국식으로 다시 태어난 우리 야구처럼 우리 경제도 세계 속에서 우뚝 설 그날을 기다려본다.

신동아 2009년 5월호

2/2
목록 닫기

냄비근성 ‘인삼’ 기질 한국, 한결같이 따뜻한 ‘홍삼’ 되다

댓글 창 닫기

2019/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