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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의 골프경영 ⑪

氣와 運 살리는 포옹의 기술, 포용의 기술

  • 윤은기│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경영학 박사 yoonek18@chol.com│

氣와 運 살리는 포옹의 기술, 포용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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氣와 運 살리는 포옹의 기술, 포용의 기술

절대 무리하지 않고 즐기는 골프를 추구하는 김종필 전 총재.

“나 홀인원 안 할 겁니다”

“무엇이든 과하다 싶으면 사고가 납니다. 골프도 무리하면 사고가 나게 돼 있어요. 균형을 잘 잡고 거리보다는 방향을 잘 잡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2년 전 제주도 라온 골프장에서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골프를 하면서 이분의 독특한 골프철학을 들을 수 있었다. 라운드하면서 느낀 첫 번째 놀라움은 김 전 총재의 체력이다. 80세를 넘어선 나이에도 드라이버 비거리가 180~200야드 나갔다. 그동안 10년 이상 나이 차가 나는 선배들과 라운드를 많이 해 봤지만 김 전 총재의 실력은 정말 대단했다.

스윙 자세는 전형적인 8자 스윙에 가까웠는데 임팩트 때 상당한 파워가 실리기 때문에 비거리가 나온다. 김 전 총재는 이것을 ‘검도타법’이라고 했다. 검도 유단자 실력을 살려 목표물을 칼로 베듯이 기를 실어서 친다. 방향도 좀처럼 페어웨이를 벗어나지 않는다. 특기할 점은 세컨드 샷을 페어웨이에 티를 꽂고 드라이버로 치는 것이다. 이렇게 두 번을 치고 나서 아이언으로 그린에 공을 올리고 정교한 퍼팅으로 파를 잡아낸다. 파4홀에서는 ‘스리 온 원 퍼팅’이 도전목표라고 했다. “나이 들어서 무리하면 사고 납니다. 우리 나이에는 스리 온 원 퍼팅 하면 좋은 성적을 내면서 골프를 즐길 수 있어요.” 팔순을 넘긴 나이에 무리해서 파온을 시도하거나 아이언으로 땅을 찍어 샷을 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40년 이상 구력의 지혜가 느껴진다.

“골프는 누구를 이기려고 하는 운동이 아닙니다. 자기 몸과 마음을 스스로 관리하면서 자연과 인생을 배우는 운동입니다. 그러니까 골프를 해보면 그 사람의 인생관이나 성격이 드러나게 돼 있어요.” 골프방송 촬영을 겸해 이뤄진 이날 라운드는 시간 제약 때문에 9홀(라온CC 스톤코스)만 진행됐다.

국무총리 재임 당시 미국에서 당시 로저스 국무장관과 라운드하면서 5달러를 잃고, 그가 방한했을 때 재대결해서 5달러를 되찾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홀당 5000원짜리 내기를 제안했다. “나는 내기는 잘 안 합니다. 그러나 윤 교수가 도전하니까 파3에서만 합시다.” 파3에서만 내기를 하겠다는 건, 페어웨이에 티를 꽂고 치는 건 공정한 방식이 아니라는 엄정한 자기기준 때문이다. 나중에 비서에게 들어보니 김 전 총재는 꼭 파3홀에서만 내기를 하는데, 돈을 따면 캐디에게 팁으로 준다고 한다.



이날 첫 홀은 둘 다 보기로 시작해 마지막 홀은 파로 끝났다. 김 전 총재는 보기, 보기, 파, 파를 치더니 다섯 번째 홀에서 내리막 퍼팅이 지나쳐 더블보기를 하고, 다시 보기, 보기를 하다 파, 파로 마무리했다. 파 네 개에 총 42타를 쳤다. 나는 파 6개에 보기 3개로 39타를 쳤다. 5000원이 걸린 파3홀-네 번째 홀(152m)-은 파 대 파로 비겼고, 일곱 번째 홀(141m)은 보기 대 파로 내가 이겨서 5000원을 땄다.

氣와 運 살리는 포옹의 기술, 포용의 기술
윤은기

약력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경영학 박사, 한국골프칼럼 니스트협회 회장

저서: ‘時테크’ ‘스마트 경영’ ‘윤은기의 골프마인드, 경영마인드’ 외


“총재님, 저는 50대인데 오늘 시합에서 제가 지면 젊은 사람이 졌다고 비난받을 것이고, 제가 이기면 예의를 모른다는 비난이 나올 것 같아서 처음부터 고민이 많았습니다.” “골프는 이기거나 지는 게 목표가 아니잖아요. 그냥 다른 사람들에게는 즐겁게 쳤다고 해주세요.” 앞으로 홀인원 하시라는 덕담을 하니 의외의 답변이 돌아온다. “나 홀인원 안 할 겁니다. 홀인원 세 번 하면 꼭 죽어요. 그동안 내가 본 사람들이 모두 그랬다니까!” 나는 문득 JP의 ‘지속가능성’과 ‘2인자 철학’을 읽을 수 있었다. 요즘 JP의 건강이 예전만 못하다는 보도가 있었다. 빨리 좋은 기운을 되찾아 함께 라운드하며 좋은 말씀을 듣고 싶다.

골프도 경영도 정치도 강하면 부러지고 무너진다. 좋은 기와 운을 살려야 성과가 좋아진다. 사랑하는 사람은 포옹하고 나와 다른 사람은 포용하는 것이 이 시대의 성공지혜가 아닐까.

신동아 2009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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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경영학 박사 yoonek18@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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