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신동아-미래전략연구원 연중 공동기획 미래전략 토론 ⑧

위기의 한반도-우리는 준비돼 있는가

“미국 핵우산만으로 폭우 못 피한다”

  • 정리·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위기의 한반도-우리는 준비돼 있는가

3/4
전시작전권 전환 미뤄야 하나

백승주 주제를 바꾸겠습니다. 한미연합사령부 해체와 전시작전권 전환에 관한 한미합의를 반대하는 운동에 850만명이 서명했다고 합니다. 전시작전권 전환 일정을2012년 4월17일에서 뒤로 미루자는 겁니다. 미국에선 어떻게 850만명이 그렇게 신속하게 서명할 수가 있는 건지 신기해하기도 합니다. 전시작전권 전환 같은 중요한 문제가 여론의 영향을 받아서 결정될 사안은 아니라고 봅니다. 먼저 조명진 박사가 말씀해주십시오.

조명진 전시작전권 전환 시기가 이르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국군이 지금 67만명입니다. 미군은 100만명이 조금 넘고요. 그런데 한국 육군은 미군 육군보다 병력 수가 많습니다.

백승주 미 육군보다 약 7만명 많지요.

조명진 6·25전쟁 때는 우리에게 자체 방어능력이 없었습니다. 코흘리개 어린애가 고통을 당할 때 엉클 샘이 도와줬는데 환갑이 돼서도 삼촌한테 손을 내밀겠다는 겁니다. 2012년, 2015년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정보능력과 그것을 토대로 한 작전 구사능력을 갖추면 내년이라도 전시작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한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합니다. 2012년이 너무 빠르다고만 말하는 것은 틀린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박영준 전쟁시 작전통제권이 주한미군사령관한테 있다는 것이 한국의 주권을 심대하게 침해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동맹으로서 연합작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심각한 주권 침해라고 보는 인식은 잘못된 것입니다. 2012년 전시작전권을 전환하기로 합의했지만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연기하는 것을 우리 정부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전시작전권 전환이 결정되던 때와는 안보 상황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북한 핵실험이 대표적이겠죠. 국민이 느끼는 불안을 정부가 어떠한 형태로든 해소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는 전시작전권 전환과 관련해서 2012년까지 중요 전력을 보강하려던 계획이 늦춰지고 있습니다. 셋째는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이 미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백승주 대체 전력 확보가 지연된 상황에서 목표연도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는 거군요.

이상현 저도 생각이 비슷합니다. 전시작전권 전환은 시기의 문제가 아니라 조건이 갖춰지면 그때 해야 하는 겁니다. 2012년 이전이라도 조건이 갖춰지면 할 수 있는 것이죠. 여건이 되느냐, 안 되느냐가 우선적 고려사항이라고 봅니다.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안보상황을 점검해서 결정한다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2012년이 굉장히 골치 아픈 해라는 건 다들 알고 있을 겁니다. 북한이 2012년까지 강성대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한국과 미국에선 대통령선거가 있습니다. 중국도 지도부가 바뀌고요. 한반도 주변의 안보상황이 굉장히 유동적인 때입니다. 따라서 한국이 미국한테 연기하자고 요구하지 않더라도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국군의 아프가니스탄 파병 필요한가

백승주 저도 목표연도 방식보다는 타깃프로그램 방식, 즉 조건충족 방식으로 진행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언제 전시작전권이 바뀌었는지 북한이 모르면 어떻습니까? 국민이 모르면 또 어떻습니까? 군사적으로 비밀로 해놓고 조건을 맞춰가는 게 더 안전하지 않을까요? 다음 주제는 국방부 장관보다 더 높은 사람이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가정을 해봅시다. 우방국과 국제사회가 아프가니스탄에 국군의 파병을 요구한다면 국군통수권자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요?

이상현 파병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미 전략동맹의 평화구축 활동인데다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로 봐야 합니다. 미국 전쟁에 왜 우리가 말려들어야 하느냐는 반발이 분명히 나올 겁니다. 하지만 한미동맹은 더 이상 한반도에 국한하지 않습니다. 미국은 한국이 초국가적 문제에 통참하기를 바랍니다. 이명박 정부가 지구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고요. 우리는 미국의 핵우산을 얻어 써야 합니다.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도 해야 하고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미국의 희망을 저버릴 수 있을까요. 중요한 점은 정부가 신속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라크에 파병할 때도 1년 이상을 질질 끄는 바람에 파병하고도 생색을 내지 못했습니다. 미국은 2009년을 아프가니스탄 안정화의 결정적 시기로 보고 있어요. 국군을 파병한다면 빨리 결정해서 미국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줘야 합니다.

조명진 저는 반대입니다. 아프가니스탄엔 어떤 형태로든 파병을 안 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됩니다. 금융위기를 겪는 미국이 겉으로는 멀쩡한 것 같지만 재정문제로 군사적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F22랩터의 배치 계획도 축소했고요. 영국이 5월28일 이라크에서 발을 뺀 이유가 뭔지 압니까? 전쟁을 수행할 돈이 없어서 그런 겁니다. 미국은 영국이 아프가니스탄에 추가로 파병해주기를 원하는데 영국은 2000명 이상은 곤란하다는 의견입니다. 미국이 수행하는 전쟁에 앞장서 참여하던 영국도 재원이 부족해서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아프가니스탄은 국제연합(UN)의 치안유지군(ISAF) 이름으로 파병하기 때문이 국민을 설득하기는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미군이 아니라 다국적군의 전쟁을 돕는 것이라고 설명하면 되거든요. 실제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핵심이고요. 그런데 문제는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겁니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요. 탈레반은 제거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또한 지정학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은 매우 특별한 곳입니다.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댄 나라 중 중국을 포함한 4개 국가가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입니다. 아프가니스탄은 NATO와 SCO의 최전방 마찰점이죠. 국제연합 작전능력을 키우는 건 필요하지만 아프가니스탄은 지정학적 요건과 전략적 요건이 좋지 않습니다. 중국, 러시아와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습니다. 생색이라도 내야 한다면 병참, 공병을 보내는 선에서 검토해야 합니다. 전투병을 보내는 건 마이너스 요소가 더 많습니다.

백승주 조명진 박사는 득보다 실이 많다고 보는군요.

박영준 저는 한국이 글로벌 수준에서의 역할을 늘려야 한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아프가니스탄에 다산부대, 동의부대를 파병했다가 철수했습니다. 공개된 형태는 아니었지만 당시에 우리가 어떤 시그널을 국제사회에 줬습니다. ‘인질을 석방할 때 조건이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국제사회에 줬는데 또다시 파병하면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어떤 이미지를 갖게 될지 걱정입니다. ‘저 나라는 미국이 요청하면 뭐든지 다 하는가’란 말이 나올 수 있겠지요. 국제사회에 대한 신의 문제가 걸려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미국이 추진하는 안보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현장이 사실은 한반도라는 겁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상황에서 한반도는 미국의 안보전략에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그런 한반도를 떠나서 다른 지역에 가는 건 다른 나라가 보았을 때 위험한 상황에서 전투병력을 빼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한반도의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는 게 미국의 안보이익에도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맹국으로서 뭔가 역할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 민간재건팀(PRT)을 강화하는 형태가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3/4
이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목록 닫기

위기의 한반도-우리는 준비돼 있는가

댓글 창 닫기

2021/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