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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에코도시①

일본 기타큐슈

환경오염을 자산 삼아 세계 최고 에코도시로 발돋움하다

  • 글·송화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 사진·기타큐슈시 제공

일본 기타큐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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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타큐슈

기타큐슈의 변화과정을 보여주고 환경의 소중함을 알리는 기타큐슈 환경 뮤지엄.

기타큐슈 에코타운의 슬로건은 폐기물을 하나도 배출하지 않는 ‘제로 에미션(zero emission)’. 모든 쓰레기를 재활용해, 자원이 조금의 낭비도 없이 재활용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기타큐슈시 환경국 환경산업정책실의 야마시다 교타로씨는 “이를 위해 환경 산업 관련 학술 연구를 담당하는 ‘기타큐슈 학술도시’, 연구 결과를 활용해 사업화 모델을 만드는 ‘실증연구구역’, 이를 실제로 사업에 적용하는 ‘종합환경콤비나트’ ‘히비키 리사이클 단지’ 등 세 단계의 시설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기타큐슈 학술연구도시에는 기타규슈시립대, 규슈공업대, 와세다대 환경관련 학부와 연구실 등이 들어서 있다. 실증연구구역에는 후쿠오카대의 자원순환·환경제어시스템 연구소와 신일본제철 엔지니어링(주)의 기타큐슈 환경기술센터 등이 입주했다. 에코타운 사업이 실제로 이뤄지는 종합환경콤비나트와 히비키 리사이클 단지 등에서는 페트병, 가전제품, 형광등, 자동차, 폐목재 등 온갖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공장이 활발히 가동 중이다.

야마시다씨는 “기업들의 에코타운 입주를 촉진하기 위해 단지 안에 공장을 지을 경우 시에서 용지비를 포함한 설비 투자액의 5%를 보조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음식물쓰레기에서 차량용 연료 추출

에코타운에서 실제로 어떤 사업이 진행되는지 보기 위해 현지를 찾았다. 기타큐슈 시내에서 택시를 타고 40분쯤 달리자 에코타운 히비키나다 동부지구가 모습을 드러낸다. 와카토(若戶)대교를 건널 때는 차창 너머로 푸른 도카이만이 스쳐 가더니, 에코타운에 다다르자 맑은 하늘을 향해 솟아있는 새하얀 풍력발전 프로펠러가 시선을 붙든다. 공장 굴뚝이 곳곳에 서 있지만, 공기는 쾌적하다. 이곳은 ㈜NS윈드파워 히비키로가 풍력발전을 하고 있는 곳. 발전능력 1500kW급 발전기 10기를 가동 중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생산한 전기는 모두 규슈전력에 판매한다.



에코타운 입구의 페트병 재활용 공장, 자동차 재활용 공장 등을 지나 형광등 재활용사업장 ㈜J·RE-LIGHTS를 찾았다. 이곳은 기업체나 일반 가정에서 배출한 폐형광등을 수거해 수은, 유리, 금속, 형광체 등을 분리한 뒤 모두 재활용하는 곳. 일본 내에서 유일하게 재생 형광관도 제조한다. 이 회사 영업부장 지토시 오카베씨는 “우리 회사의 가장 중요한 고객 가운에 하나는 기타큐슈시”라며 “시에서 2001년부터 공무에 쓰이는 제품을 구매할 때 재활용품 등 친환경제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하는 ‘그린 구매’ 제도를 시작했다. 이 덕분에 우리가 생산하는 재활용 제품을 안정적으로 팔 수 있는 판로가 생겼다”고 말했다.

일본 기타큐슈

기타큐슈 에코타운에서 생산한 바이오 에탄올을 3% 섞은 자동차 연료는 기타큐슈시 공용차 등에 사용된다(왼쪽). 폐형광등을 재활용하는 ‘J·RE-LIGHTS’공장 작업 풍경.

공장을 나서 이번에는 실증연구구역에 있는 ‘식품 폐기물 에탄올화 리사이클 시스템’ 실험사업장 ‘기타큐슈 에코에너지’를 방문했다. 신일본제철 엔지니어링과 기타큐슈 환경기술센터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젝트 사업장이다. 이곳에서는 기타큐슈 시내 학교, 병원, 편의점 등에서 수거한 음식물쓰레기로 에탄올을 만든다. 에탄올은 휘발유의 대체재로 사용할 수 있는 연료. 일본 전체에서 쓰레기를 이용해 에탄올을 생산하는 시설은 이곳뿐이다.

신일본제철 기술본부 기술개발연구소 주간연구원인 히다카 료타 박사는 거대한 탱크 형태의 에탄올 추출기를 보여주며 제조 과정을 설명했다.

“기타큐슈 시내에서 하루 12t의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합니다. 그 가운데 포장재 등을 제외하면 10t쯤이 남지요. 에탄올 추출의 첫 단계는 이 쓰레기에 함유된 탄수화물을 모아 당화(糖化)하는 거예요. 보통 전체 음식물에서 탄수화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10% 안팎입니다. 1t 정도가 에탄올의 진짜 원료가 되는 셈이지요.”

이 공장은 매일 약 400ℓ의 에탄올을 생산한다. 이 에탄올 3%와 휘발유 97%를 섞으면 자동차용 연료가 된다. 이 연료는 올 2월부터 기타큐슈시의 공용차와 신일본제철 관계기업의 공용차에 주유되고 있다.

기타큐슈시의 에탄올 혼합 비율이 낮은 이유는 아직 생산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히다카 박사는 “미국 브라질의 경우 남는 옥수수, 사탕수수 등의 곡물에서 바로 에탄올을 추출하기도 하는데, 우리는 기타큐슈시의 음식물쓰레기만을 이용하고 있다”며 “이 사업의 목적이 에탄올 대량 생산이 아니라 음식물쓰레기 재활용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전역에서 연간 배출되는 음식물쓰레기가 2000만t에 달하며 이 가운데 75% 가량은 소각된다. 이로 인한 자원 낭비와 대기 오염 문제가 심각하다. 음식물쓰레기 에탄올화 프로젝트가 산업화되면 일본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에탄올의 가격은 1ℓ 당 100엔. 생산비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 사업을 하면 기타큐슈시의 쓰레기 처리비용 1t당 2만엔씩을 지원받기 때문에 채산성은 있다고 한다. 기타큐슈시 환경경제부 환경산업정책과의 가와지 히로아키씨는 “이곳에서는 에탄올 추출에 쓰이지 않는 2t 분량의 포장재와 비탄수화물 쓰레기로 화력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고, 그걸 이용해 다시 사업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생산비용이 많이 절감된다”고 소개했다. 기타큐슈 에코타운의 ‘제로 에미션’ 정책이 실감났다.

저탄소사회 여는 ‘녹색 개척자’

환경관련기술과 환경산업 면에서 이미 세계 정상의 위치에 올라있는 기타큐슈시의 다음 목표는 저탄소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는 녹색 개척자, ‘Green Frontier’가 되는 것이다. 기타큐슈시는 지난해 일본 정부로부터 ‘환경모델도시’로 선정됐는데, 이때 내세운 것이 저탄소 사회 구축이었다. 일본에는 기타큐슈시를 포함해 147개 지방자치단체가 모인 ‘저탄소화추진협의회’가 구성돼 있다. 일본 최대의 환경모임인 이 협의회 회장은 기타큐슈시장이 맡았다. ‘저탄소 사회’를 향한 기타큐슈시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타큐슈시 에코모델도시 디렉터 히쓰모토 레이지씨는 “우리 시의 미래 계획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2005년의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타큐슈시에서는 157건에 달하는 방대한 계획을 세워놓았다. 공장의 폐열을 다른 시설에서 재활용하고, 태양광 발전을 적극 도입하며, 내구 연수가 긴 주택을 건설해 오염 물질 발생을 최소화하는 등 다양한 구상이 포함돼 있다. 이 계획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기타큐슈시의 탄소 감축 기술을 아시아로 이전할 ‘아시아 저탄소화 센터’도 세울 방침. 빠르면 내년 안에 이 센터가 기타큐슈 시내에 들어선다.

히쓰모토씨는 “현대 산업사회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결코 불가능하지는 않다. 지독한 환경오염을 딛고 기타큐슈가 이렇게 새롭게 태어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의 기술력과 열정을 모두 쏟아 저탄소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는 게 미래를 향한 기타큐슈의 포부, 이상, 비전”이라고 밝혔다.

신동아 2009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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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송화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 사진·기타큐슈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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