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낙표 무주 군수가 태권도공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반딧불천마는 30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고 있다. 전국 생산량의 50% 이상이 바로 안성면에서 나오고 있을 만큼 무주는 천마의 고장이기도 하다. 무주군은 또 임야가 전체 면적의 83%를 차지하는 지형적 특성과 서늘한 기후 때문에 호두 생산의 적지로 평가된다. 호두식품산업도 정부로부터 2010년부터 3년간 30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탑프루트로 선정된 반딧불사과도 전국적으로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우수 시범단지가 된 무풍면 금평리 사과단지(10농가·2ha)의 경우 지난해 50t 분량의 사과를 전국 유명 백화점과 할인마트에 판매했다. 올해부터 2011년까지는 무풍사과단지가 2기 탑프루트 프로젝트 시범단지로 운영된다.
다논코리아를 유치하기 위해 홍 군수는 본사가 있는 프랑스에까지 출장을 가기도 했다. 다논은 전세계 45개국에서 연간 450만t의 유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생수, 이유식, 건강기능식품 등의 분야에서 세계 선두를 지키고 있는 기업이다. 이 기업이 2012년까지 총 1000억원을 투자해 하루 100t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10월30일 공장 준공식을 열고 시판에 들어가는 다논코리아는 첫해에 800억원대의 유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최진호(38) 공장장은 “무주에 낙농기반은 없지만 본사 사장이 무주가 어느 곳보다 깨끗한 지역이라는 점을 높이 샀고, 땅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무주군이 편의를 봐줬기 때문에 이곳에 공장이 들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주의 변화를 이끄는 크고 작은 사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홍 군수는 150개 마을회관을 황토방 등 펜션형으로 만들도록 지원했다. 농사철인 여름과 가을에는 주민들이 마을회관을 자주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 이를 농가수익으로 연결하기 위해 고안해낸 아이디어였다. 대신 마을 주민들은 농한기인 겨울에 회관을 활용토록 하자는 것이다. 특히 무주구천동의 마을회관은 외지인에게 인기가 높아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무주를 대표하는 관광지였던 구천동의 경우 그 역사가 30년이 넘어 변화가 절실한 시기다. 이에 무주군은 700억원 규모의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차로 400억원대 규모의 관광호텔을 유치했고, 산책로 및 다목적 관광시설에 추가로 무주군의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교육에도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지역의 인재를 키우고 외부의 우수한 인재를 무주로 불러들이기 위해 무주군은 여러 가지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영어 등 외국어 교육을 위한 국제화교육센터 운영, 특정 부문에 재능 있는 아이들을 위한 맞춤형 수월성 교육, 학교급식 지원과 장학재단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대학진학률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학업 성취도가 높아져 지난해엔 일반고인 설천고에서 서울대 법대에 진학한 학생이 나왔고, 서울의 다른 명문대에도 여러 학생이 입학했습니다.”(홍낙표 군수)
‘착한’ 고장의 부자 꿈
무주에는 귀농 및 귀향 인구도 제법 있다. 안성면 진도리의 경우 프로그래머 약사 등 지식인 중심의 17가구가 귀농해 살고 있다. 실제 농가수입의 기반이 추가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는 것도 큰 변화다. 무풍면의 사과농가는 30곳에 불과했는데, 2년 만에 130곳으로 늘어났다. 앞으로 무주에는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20세 이하 청소년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려고 합니다. 또 안성면에 30만평의 땅을 마련해서 무주의 농산품을 활용한 다양한 시설을 유치하려고 합니다. 터만 닦아놓고 지지부진한 기업도시도 활성화되도록 물밑에서 부지런히 뛰고 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벌여놓은 일들뿐 아니라 앞으로 해야 할 사업이 너무 많아서 눈코 뜰 새가 없다”는 홍 군수의 말을 듣고 조금 과장된 말이 아닐까 의심했는데, 그가 직접 안내해준 여러 현장을 방문하면서 그런 생각이 슬그머니 들어가버렸다. 무주는 아직도 재정자립도가 11.5%밖에 되지 않는 ‘가난한’ 지자체이지만 서서히 변화가 나타나 ‘잘사는’ 지역으로 일어설 조짐이 보이는 듯했다. 2008년 경찰서 유치장에 단 한 명도 유치된 이가 없는 ‘착한 고장’ 무주의 앞날이 밝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