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자가 아닌 사람’이 부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 것 아닌가요.
“노력하면 돼요. 부자가 전 국민의 2%라면 100명 중 2명은 부자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사람을 찾아가서 배우면 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앉아서 부자 욕만 합니다. 부자와 만나려는 노력이 부족합니다. 예를 들어 장사가 잘되는 돼지갈비집에서 돼지갈비 몇 인분 더 주문한 다음 사장과 사귀면 됩니다. 이번에 제 강의를 들은 학생 두 명이 건국대 뒤편 곱창집 주인이 부자라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간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후 5시에 손님이 아무도 없는 거예요. 그래서 곱창 2인분과 소주 한 병을 시켜놓고 사장님을 인터뷰하겠다고 했더니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장이 ‘부자에게 밥을 네 번 사주면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해서, 결국 곱창 2인분을 더 주문한 뒤 사장에게 돈을 번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사장도 곱창을 함께 먹었다고 합니다. 오후 6시 반이 되니깐 손님이 물밀 듯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결국 이 두 학생은 곱창을 사주고 사장에게 부자가 되는 비결을 배운 거예요.”
한 교수는 갑자기 화제를 돌려 기자에게 부자 되는 방법을 가르쳐주겠다고 했다. 앞으로 부자 100명을 인터뷰하면 그중 50명과 친해질 수 있고, 그중에서도 10명과는 가끔 만날 정도로 친분을 유지한다면 부자가 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한동철 교수는 열정적인 성격이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인지 말이 점점 빨라지고 문장이 ‘좌충우돌’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나중에 기사로 정리하는 데 좀 힘들었다. 아마 이런 성격 때문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부자학’이라는 미답지를 간 것인지도 모른다.
▼ ‘절약’ 외에 부자가 되기 위한 덕목으로 또 뭐가 있을까요.
“‘무모한 용기’입니다. 독한 사람이 부자가 됩니다. 부자뿐만 아니라 크게 성공하려면 무모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대통령을 보세요.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 모두 정말로 독한 사람입니다. 아마 다음 대통령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김연아 선수도 그럴 겁니다. 성취한 사람은 모두 독종이에요. 우리 학생이 부자 인터뷰를 위해 어머니 친구를 만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부자 아주머니가 경희대 음악당에서 만나자고 하더래요. 집에서 보온병에 물을 담아온 아주머니랑 가래떡 2000원어치를 사서 함께 먹었다고 합니다. 이 분이 종자돈을 마련한 사연은 더욱 기가 막힙니다. 1970년대 정말 가난했는데 중동 건설 붐이 일자 남편을 중동에 가서 돈 벌게 하고 자신도 일을 시작해서 돈을 벌었대요. 그리고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자기가 살던 집은 월세를 놓고, 시어머니와 살았다고 합니다. 평범한 사람의 상식으로는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그의 ‘부자학’ 강의는 현재 서울여대에서 인기 있는 강의 중 하나다. 서울여대생의 약 40%가 졸업할 때까지 한 번은 그의 강의를 듣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부자가 될 가능성이 더 높을까.
재학 중 8000만원 번 학생

한동철 교수.
▼ 요즘 재테크 강좌가 많습니다. 한 교수가 하고 있는 부자학 강좌와 재테크 강좌는 어떻게 다른가요.
“재테크는 부자가 되는 과정만 가르쳐줍니다. 그런데 부자는 두 가지 과정을 거쳐요. 부자가 되는 과정, 그리고 부자로 사는 과정입니다. 부자학은 이 두 가지를 다 가르쳐요. 100% 깨끗하고 순수한 사람이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 그런 사람은 부자가 절대 될 수 없어요. 신기술을 개발해 벤처기업을 일궈서 큰돈을 벌었으면 100% 깨끗하게 돈을 벌었다는 반론이 나올 수 있어요. 그렇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아요. 아마 그 회사가 1등이 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경쟁자가 망했을 겁니다. 그래서 부자학은 부자로 살아가는 과정도 가르칩니다. 얼마 전에 아나운서 출신으로 재벌가로 시집간 노현정씨가 미국에 가서 출산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부자가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거예요. 언젠가 우리 학생이 인터뷰한 부자가 있었는데 사업체를 5개나 가지고 있었대요. 그런데 이 부자는 매일 저녁 소주가 없으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것이 과연 행복일까요? 부자가 된 다음 부자로 살아가는 방법을 아는 것도 매우 중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