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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정상호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갓길 주차와 안전벨트만 신경 써도 800명이 덜 죽어요”

  • 안기석│출판국 전문기자│

정상호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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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9월1일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는데….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니까 직원들이 그동안 별일 없었는데 무슨 비상이냐고 그래요. 그래서 정부 국정지표로 교통사고 절반 줄이기를 내세웠는데 전혀 준비가 안돼 있으니 비상이 아니고 뭐냐고 말했어요. 1997년부터 민간업체도 자동차검사를 할 수 있게 경쟁체제로 바뀌었는데 교통안전공단 검사 점유율이 12년째 계속 떨어지는데도 대책이 없지 않으냐고 말했어요.

2008년에 적자였거든요. 공기업이기 때문에 적자 나면 채권 발행도 못하고 은행에서 빌려서 갚아야 한단 말입니다. 그리고 정부에서 공기업 경영평가를 하는데 지표를 보니까 교통안전공단이 꼴찌예요. 이게 비상이 아니고 뭐냐고 했어요.”

▼ 직원들이 따라와줬습니까.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핵심업무인 사고와 검사 문제에 집중했어요. 9월과 10월 두 달 동안 매일 오전 9시에 담당 직원들과 회의를 했어요. 그렇게 소통을 하다보니 천사2020 같은 아이디어가 나온 겁니다. 직원들과 대화하면서 격려나 질책을 넘어 대안도 제시했습니다.”



자동차검사가 아니라 교통안전을 파는 곳으로 변화

▼ 성과는 있었습니까.

“그렇게 두 달 동안 해보니 사고야 당장 줄지 않지만 검사 점유율은 올라갈 줄 알았는데 2008년 10월에 24.7%로 역대 최저로 떨어진 겁니다. 저도 당황했죠. 시장과의 싸움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직원들만 고생시켰구나 하는 후회도 했어요.

우리 검사소는 100개가 안 되지만 민간업체는 전국에 1000개가 넘어요. 경쟁이 되겠어요? 그래서 제가 도입한 것이 카드업체와 제휴해서 할인도 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기법이었어요. 검사소장들에게는 성과목표량도 할당했어요. 다행히 11월에는 25.5%로 올라가더니 점차 올라가 이제 30%로 안정궤도에 올랐어요. 전년 동기 대비 5% 올랐는데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겁니다. 처음에는 노조에서 ‘그렇게 목표량을 정하면 서비스가 나빠집니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직접 현장을 다녀보니 그렇지 않다는 판단을 할 수 있었어요. 오히려 서비스가 더 나아졌다는 반응을 얻었어요.”

정 이사장은 1년4개월 동안 현장지도를 212회 했는데 워낙 바빠 파워포인트로 만들지 못하고 칠판을 갖다놓고 분필로 써가며 지도했다고 한다.

“스타벅스가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를 팔 듯이 여러분은 자동차검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교통안전을 파는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용어를 공유하게 되니 생각도 변화하게 된 겁니다.”

▼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예를 들면 사내망에 두 가지를 개설했어요. 하나는 업무와 생활과 관련된 누리마당이고 다른 하나는 개인적 얘기를 나눌 수 있는 핫라인인데 현장지도 후에 핫라인으로 반응이 올라와요. 강의를 듣고 보니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겁니다. 그래서 실적이 나오자 매일 회의를 매주 회의로 완화했어요. 이제 자동차검사 관련 회의는 매달 합니다. 그래도 사고 관련 회의는 매주 합니다.”

▼ 공무원 출신으로 공모에 참여해서 이사장을 맡게 됐는데 취임 후 처음으로 느낀 벽은 무엇입니까?

“직원들이 비상상황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으니 현실 인식의 벽부터 느꼈어요. 성과관리를 해야 하는데 노조가 기득권을 옹호하려고 하지요. 사고를 줄이겠다고 하니까 운수업체에서는 ‘귀찮게만 하지말라’식의 냉소적 태도를 보이는 분위기였어요.”

▼ 직원들에게는 어떤 동기를 부여했습니까?

“교통안전공단이 초일류기업이 돼야 한다는 꿈을 심어주고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계획을 제시했어요. 매일 회의하면서 아이디어도 내는 등 제 나름대로 솔선수범했어요. 공감대 형성 등 소통을 위해서도 애썼어요. 온라인을 통해서나 현장에서 대화를 나눈 거죠. 노조와의 대화를 위해서 대의원회의에도 참석해서 발언했어요. 나는 3년짜리 계약직으로 어떻게 보면 비정규직이지만 여러분은 10~20년 일해야 할 정규직이다. 내가 일을 잘하는지 감독하고 나를 활용해서 회사가 발전하도록 하는 것이 여러분을 위한 길이라고 말입니다. 스킨십을 위해 서바이벌게임 등 할 것은 다했죠. 2009년초 워크숍에서는 세족식도 했어요. 임원 및 간부들이 직원들의 발을 씻어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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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석│출판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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