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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전략│ 남아공월드컵

허정무 감독이 말하는 팀별 ‘맞춤형 전략’

“몸이 아닌 머리로 마라도나와 맞짱뜨겠다”

  • 최원창│일간스포츠 축구팀 기자 gerrard11@joongang.co.kr│

허정무 감독이 말하는 팀별 ‘맞춤형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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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정무, “빠른 공격템포 늦출 덫 준비하겠다”

#아르헨티나 깨기

① ‘늦춰라 멈춰라 압박하라’

아르헨티나 전술의 핵심은 리오넬 메시(22·바르셀로나)다. 팀에서 메시는 24년 전인 1986년 멕시코월드컵 때의 디에고 마라도나(현 아르헨티나 감독)와 같은 존재다. 당시 마라도나를 상대로 악착같은 맨투맨 수비를 펼친 이가 허 감독. 진돗개라는 별명답게 물고 늘어지는 수비를 벌인 탓에 ‘태권킥’이라는 오명도 썼다.

허 감독은 “신경을 돋우려고 시비를 걸어도 마라도나는 좀처럼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상대의 중심을 뺏는 드리블이 워낙 뛰어나서 정말로 혼쭐났다”고 회고했다. 멕시코월드컵 때 아르헨티나에 1-3으로 패한 허 감독은 “마라도나와 맞짱뜨고 싶다. 당시는 선수였지만 이제는 감독으로서 몸이 아닌 머리로 이기겠다”고 말했다.



초짜 감독 마라도나는 천신만고 끝에 월드컵 티켓을 거머쥐었다. 예선 도중 퇴진한 바실레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은 그는 남미예선에서 8승4무6패로 간신히 4위에 턱걸이했다. 메시를 비롯해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시티)·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등 호화 공격라인을 갖추었는데도 18경기 동안 23골(브라질 33골, 칠레 32골)밖에 넣지 못한 빈공의 이유는 뭘까.

평소 메시의 경기를 즐겨 보는 김호 전 대전 감독은 “메시를 막으려면 아르헨티나 수비수들을 괴롭히라”는 역설적인 답변을 내놨다. 수비 균형이 깨져야 공격수 메시가 힘을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좌우 풀백인 31세의 가브리엘 에인세(마르세유)와 36세의 하비에르 사네티(인터밀란)는 예전처럼 활발하지 못하다. 마르틴 데미첼리스(바이에른 뮌헨)와 가브리엘 밀리토(바르셀로나)가 지키는 중앙 수비도 어설프다. 아르헨티나 수비진은 남미예선 18경기동안 20골을 내줬다. 수문장도 약하다. 불안하기만 하던 로베르토 아본단시에리(보카 주니어스)가 후안 파블로 카리소(사라고사)로 대체됐지만 새 수문장은 A매치 경험(10경기)이 부족하다.

하지만 허 감독은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예선에서 흔들렸다고 해도 아르헨티나는 아르헨티나다. 6월까지 계속 헤매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르헨티나가 월드컵을 어영부영 나오겠는가”라고 그는 반문했다.

아르헨티나에 대한 허 감독의 대비책은 꼼꼼했다. 우선 아르헨티나의 경기 템포를 늦추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허 감독은 “우리가 잘 버텨서 상대가 지공을 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면 승산이 있다. 아르헨티나를 이기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가능성이 단 1%라고 하더라도 도전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대표팀 감독이던 1999년 3월28일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A매치에서 김도훈(현 성남 코치)의 하프 발리슛으로 브라질을 꺾은(1-0) 기억을 떠올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당시 우리는 미드필더를 6명으로 늘려 브라질의 공세를 늦추며 경기를 우리 쪽으로 끌어온 후 역습으로 승리했다. 아르헨티나의 빠른 공격템포를 늦출 덫을 준비하겠다. 24년 전 우리는 단지 숫자만 늘린 우왕좌왕한 수비로 아르헨티나의 공세를 막지 못했다. 이제는 한국축구도 경험을 축적했다. 천하의 아르헨티나라는 걸 잘 안다. 하지만 호락호락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르헨티나 깨기

②‘고지대는 독인가! 약인가!’

한국과 아르헨티나가 2차전을 벌일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은 해발 1750m 고지대다. 설악산 대청봉(1708m)에서 축구하는 셈이다. 허 감독이 루스텐버그(해발 1250m)에 베이스캠프를 꾸리는 이유도 고지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허정무호는 2009년 2월 이란 테헤란에서 고지대(해발 1500m)를 경험한 적이 있는데 ‘산소 탱크’ 박지성도 힘이 부칠 만큼 힘겨웠다. 고지대는 산소량이 적어 선수들의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운동능력이 떨어진다. 또한 공기 저항이 적어 저지대보다 공의 속도가 빠른데다 공의 밀도는 낮아 킥의 회전력이 감소한다.

아르헨티나는 유독 고지대에서 약했다. 2009년 4월 라파즈(3600m)에서 열린 볼리비아전에서 1-6으로 대패했고, 6월 키토(2800m)에서 벌어진 에콰도르전에서도 0-2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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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창│일간스포츠 축구팀 기자 gerrard1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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