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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재│공자에게 경영을 묻다

현실정치가로 실패한 孔子 학교 경영으로 성공한 이유

  • 배병삼│영산대 교수 baebs@ysu.ac.kr│

현실정치가로 실패한 孔子 학교 경영으로 성공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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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는 신뢰를 얻은 다음에 아랫사람을 부려야 한다. 만일 신뢰를 얻지 못한 채로 사람을 부리면 자기를 괴롭힌다고 의심을 받는다. 또 신임을 얻은 다음 윗사람에게 충고해야 한다. 만일 신임을 얻지 못한 채로 바른 소리를 하면 윗사람은 자기를 비판하는 줄 의심을 산다.” (논어, 19:10)

다르지 않은 말이다. 하긴 진리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용된다는 점에서 진리일 것이다. 어쩌면 코비는, 아니 최신의 경영이론서들은 이런 보편적 진리를 오늘날 환경에 맞춰서 재해석하고 있는 것일 테다. 그러니 책에는 죄가 없다. 하면 진짜 문제는 우리 자신에게 있는 것은 아닐까. 이 땅의 오랜 삶의 지혜에는 시큰둥하면서 저쪽의 현란한(그러나 진부한) 말에는 귀를 쫑긋 세우는 행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식과 이론을 이른바 서양의 ‘경영 구루(guru·현자)’에게 기대다보면 다음과 같은 행태도 빚어지게 되는데, 이럴 정도면 우스꽝스러움은 바보짓으로 변한다.

군(軍) 리더십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의 에드가 F. 퍼이어 박사가 국방부 청사에서 현역 장성을 포함한 국방부 및 합동참모본부 직원 500여 명을 대상으로 리더십 강연을 했다. 퍼이어 박사는 이날 ‘미래지향적 군 조직에 요구되는 리더의 인격과 역량’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훌륭한 리더의 우선 조건으로 인격수양을 꼽았다. “부하에 대한 포용력과 애타심(愛他心) 등을 바탕으로 한 인격수양이 훌륭한 리더가 되는 길입니다.”

그는 “지난 40여 년간 150명의 미군 장성들을 직접 인터뷰한 결과, 유능한 리더가 되는 길은 인격을 쌓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2005년 6월, 연합통신)

이 기사를 읽는 중에 픽하고 웃음이 터진 것은 ‘훌륭한 리더의 우선 조건으로 인격수양을 꼽았다’는 대목에서다. 개인의 인격수양은 수기치인(修己治人)이라고 하여 유교적 인간교육의 기본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화가 난 까닭은 공공부처에서 이런 강연을 듣기 위해서 들인 헛된 비용 때문이다.



조선이 망해 일본의 식민지가 된 것이 1910년이었으니 올해로 꼭 100년이 흘렀다. 이제는 우리도 차분하고 진지하게 공자와 논어의 의미를 헤아려 따져볼 때가 되었다고 여긴다. 지난 100년 동안 서양의 위세에 주눅들었던 자세에서 벗어나 이 땅에 연면한 지혜들을 헤아릴 정도의 물질적· 정신적· 역사적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공자의 학교

우리는 공자를 도덕적 교설가, 의례주의자로 알고 있지만 실은 실무에도 밝은 사람이었다.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초상화에서 연상하는, 책상머리에서 관념적으로 세상일을 꿈꾼 창백한 이상주의자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공자는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 그 속에서 이치를 궁구하고 또 배우며 평생을 산‘실학자’였다. 이에 그는 스스로를 두고 호학(好學)이라, 배움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규정했던 터였다.

배움에 목말랐던 사람이라야 또 남에게 베풀 줄 아는 법. 공자 스스로 “배움에 싫증내지 않고, 남을 가르칠 적에 게으르지 않은 미덕이 어찌 내게 있으리오!”(논어, 7:2)라고 겸양했지만 그는 자기가 아는 것을 누구에게든 베풀고자 하였다. 이에 그는 동양사회에서 학교를 최초로 세운 사람이면서 그 학교의 운영자이기도 하였다.

공자학교의 특징은 열린 학교라는 점에 있었다. 귀천을 구별하지 않고 또 빈부나 인종을 차별하지 않고 누구든 배우려는 사람이라면 학생으로 받아들였다. 정녕 이건 놀라운 사실이다. 오늘날조차 인종이나 민족 간에, 그리고 계급 간에 갈등이 엄존한 사회가 도처에 존재하는데 2500년 전에 이른바 ‘개방 대학(open university)’을 열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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