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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에코도시 <마지막회>

‘청정해안도시’ 호주 브리즈번

‘나는 브리즈번의 기후와 생활방식과 사람들과 자연환경을 사랑한다’

  • 글·사진 조성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청정해안도시’ 호주 브리즈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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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브리즈번시의 친환경적인 노력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에코스페시파이어(Ecospecifier)다. 에코스페시파이어는 친환경적인 건물을 짓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자재와 물품 검사를 통해 그 건물이 얼마나 친환경적인지를 평가하는 회사다. 인테리어, 가구, 카펫, 페인팅, 심지어 호텔에서 사용하는 수건까지 평가대상이다. 검사결과를 통해 해당 건물이 탄소를 얼마나 배출하는지 알아내고 수명이 얼마나 되는지도 가늠한다.

에코스페시파이어의 평가자료를 토대로 시드니에 있는 그린빌딩위원회에서 건물들에 대해 환경등급을 매긴다. 건축환경 등급은 전세계적으로 세 가지가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GREENSTAR, 미국과 중국 인도 싱가포르 등지에서는 LEED, 영국은 BREEAM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에코스페시파이어 공동 창업자이자 이사인 매리 로 켈리는 “접근방식은 차이가 있지만 기후변화에 부합하는 친환경 건물을 짓는다는 목적은 같다”고 설명했다.

그린스타의 경우 1~6등급까지 있다. 예컨대 브리즈번시의 새 청사는 4등급이다. 건축가들은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노력한다. 유기농 인증을 받은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우호적이듯 그린스타 등급이 높으면 건물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한편 환경 관련 비용이 절감되고 매출이 증진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퀸즈랜드 주정부도 건물을 지을 때 친환경 시설을 갖추면 지원금을 주는 등 적극 장려하고 있다. 켈리 이사는 이 일을 하게 된 동기를 묻자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에서”라며 웃었다.

햇빛 양에 따라 자동으로 채광



‘청정해안도시’ 호주 브리즈번

그린스타 6등급의 산토스 플레이스는 브리즈번의 대표적인 친환경건물이다.

2009년에 완공된 산토스 플레이스는 그린스타 6등급의 36층 건물이다. 에너지회사인 산토스가 임차해 사옥으로 쓰기 때문에 산토스 플레이스라는 명칭이 붙었다. 전체 면적이 3만5000㎡인 이 건물에는 산토스 외에 법률사무소, 건축회사, 회계법인, 엔지니어 사무실 등이 입주해 있다. 그중 산토스가 10개 층을 쓰고 있다.

이 건물을 지은 건축회사 도노반 힐은 뛰어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일본에서도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엔 한국 진출도 꾀하고 있다. 건물 내부를 안내한 도노반 힐의 이사인 브라이언 도노반과 폴 존스는 “호주 전체에서 상업용 건물로는 가장 친환경적인 건물”이라며 “기술적으로도 매우 잘 지어진 건물”이라고 자랑했다. 그들에 따르면 브리즈번에 있는 업무용 건물 중에 처음으로 그린스타 6등급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건물은 천연가스를 끌어들여와 자체 전력을 생산한다. 그것으로 냉난방시설을 가동하고 온수를 만들어낸다. 옥상에서는 1600개의 실린더가 태양에너지를 끌어들인다. 또 빗물을 모아 생활용수로 활용하는 시설도 갖춰져 있다. 실내 채광은 자동으로 조절된다. 햇빛의 양에 따라 블라인드가 저절로 오르내린다. 조명도 자동이다. 사람의 인기척이 없으면, 즉 직원이 다 퇴근하면 사무실 내 모든 조명이 자동으로 꺼진다.

산토스 플레이스의 소유주는 부동산재벌로 통하는 로스 닐슨이다. 이 건물을 포함해 그가 소유한 부동산들의 평가액은 2억9000만달러에 달한다. 건물 꼭대기인 36층에 있는 그의 사무실은 전망이 뛰어났다. 브리즈번 강과 사우스 브리즈번 일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는 산토스 플레이스에 대해 세 가지 면에서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첫째, 건물이 아름답고, 둘째 임차인들이 건물을 좋아하고, 셋째 브리즈번에서 이만큼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 건물이 없다는 것이다.

브리즈번의 관광명소인 퀸 스트리트 몰(Queen Street Mall)은 서울의 명동처럼 차가 다니지 못한다. 길 가운데에는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고 양옆으로 쇼핑몰과 백화점, 각종 전문점, 영화관, 술집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호주인은 물론이고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하루 종일 인파가 넘쳐난다. 한국말도 심심찮게 들린다. 유학생이나 워킹 홀리데이(working holiday·나라 간 협정을 맺어 여행 중인 젊은이들에게 취업을 허용하는 제도) 프로그램을 이용해 호주에 머물고 있는 젊은이들이다.

‘청정해안도시’ 호주 브리즈번

브리즈번 강 앞 광장에 모여 춤추는 관광객들.

퀸 스트리트 몰에서 도로를 건너면 브리즈번 강이 인접한 작은 광장(Reddacliff Place)이 나온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 광장을 거닐다가 경쾌한 음악이 들리기에 발길을 돌렸다. 키가 크고 덩치 좋은 민머리의 호주인이 음악에 맞춰 원 투 스리를 외치며 흥겹게 춤을 추고 있었다. 그 앞으로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그의 춤동작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수십 명으로 불어났고, 자연스럽게 남자와 여자 줄이 구분돼 서로 마주보면서 춤을 추는 모양새가 됐다. 미국인, 독일인, 인도인, 중국인, 한국인, 일본인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유롭게 춤추는 광경을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이것이야말로 이 도시의 진짜 경쟁력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 취재를 위해 애써주신 퀸즈랜드 주정부 김영미· 송상현 상무관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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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조성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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