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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술 더 뜨는 검찰 막말

‘개XX .”성욕을 어떻게 풀어?” ”감방에 처넣겠다”

  • 강지남| 주간동아 기자 layra@donga.com |

한술 더 뜨는 검찰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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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법정과 달리 검찰 조사실은 폐쇄된 공간이다. 검찰이 ‘아니다’라고 하면 입증할 도리가 없다. 대검찰청 측은 언론에 검찰의 막말 사례가 일부 보도되자 “검찰과 관련한 인권상담 사례 중 대부분은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며 “일방적인 주장일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이에 대해 인권위 관계자는 “상담을 요청한 사람들의 일방적 얘기이고 증거가 확보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하기엔 정황이나 구술이 너무 구체적이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나 가능했을 법한 검찰의 막말이 여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대 조국 교수(법학부)는 “일부 검사들이 피의자를 자신과 동일한 헌법상 기본권을 가진 동료 시민이 아닌, 처단되어야 할 범죄자로 간주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처리해야 할 사건이 많고 유죄 입증이 실적과 직결되다보니 인내심을 잃고 무리수를 쓰게 된다는 것. 조 교수는 “검찰의 인격권 침해를 줄이려면 검사에 대한 인권 교육을 강화해야 하며, 현재 피고인에게만 국한돼 있는 국선변호의 적용 범위를 넓혀 피의자 신분에서도 국선변호인과 동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엄격하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당당하지만 섬기는 마음으로

단호하지만 열린 마음으로



대검찰청 홈페이지 첫 화면에 뜨는 문구다. 국민을 향해 이와 같이 천명하기에는 검찰의 현실이 부끄럽다는 생각은 기자만의 것일까.

검찰의 막말과 폭행에 뇌출혈 일으킨 최수영씨의 절규

“부러진 갈비뼈는 붙었지만 마음의 상처는 여전”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접수된 검찰의 인권침해 사건들 중 가장 심각한 것 중 하나가 최수영(가명·59)씨 사건이다. 그는 검찰의 막말뿐 아니라 불법감금, 폭행 등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2001년 한 외국계 투자기업의 임원으로 재직하던 그는 출근길에 검찰에 끌려가 3박4일 동안 불법감금당한 채 조사를 받았다. 조사 과정에서 갈비뼈 두 개가 부러지고 4개월 뒤 뇌출혈을 일으켜 평생 치료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인권위는 1년에 걸친 조사 끝에 2006년 6월 해당 검사와 수사관 두 명을 검찰총장에게 고발 조치했다. 지난한 소송 과정이 이어졌고 2008년 7월 대법원은 해당 검사에 대해 징역 6월, 자격정지 1년형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그 사이 해당 검사는 검찰에서 퇴직한 뒤 변호사 개업을 했다.

판사 막말에 이어 검찰 막말이 이슈가 되자 최씨는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응했다. 그는 “되씹을 때마다 온몸과 마음이 괴롭지만 나 같은 피해자가 더는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인터뷰에 응한다”고 했다. 먼저 최씨가 인권위에 밝힌 ‘악몽’ 중 일부를 소개한다.

“이대로 죽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파랗게 어린 수사관들이 쌍욕을 해대면서 모욕을 주더군요. 이틀째부터는 저를 꿇어앉혀놓고 뒤꿈치를 밟고 왼쪽 가슴을 때렸습니다. 제가 넘어지니까 갈비뼈를 발로 밟았는데 그때부터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복사용지를 목구멍에 밀어 넣고 피가 날 때까지 돌리는데 지옥이 따로 없었지요.”

-사건이 있은 지 벌써 9년이 지났다. 충격에서 벗어났는가.

“지금도 그때의 고통이 자주 생각난다. 사람 만나기가 싫고, 혹시 날 해칠까 싶어 피하게 된다. 더는 살 필요가 없다는 극단적 생각도 수차례 했다. 부러진 갈비뼈는 붙었지만 마음의 상처는 낫질 않는다.”

- ‘검찰 막말’이 사회적 이슈다. 당시 검사에게 부당한 언사를 들었는가.

“수도 없이 들었다. 나보다 한참 나이 어린 검사가 ‘쌍놈의 새끼’ ‘씨발 새끼’라고 했다. ‘똑바로 말 못해?’라며 주먹으로 머리, 얼굴, 입을 때렸다. 그 때문에 앞니가 부러졌다. ‘너 때문에 종이를 버렸다’며 쓰레기통에 있는 복사용지를 강제로 입안으로 쑤셔 넣었다.”

-오랜 기간 검찰을 상대로 법적으로 다퉈 성과를 거뒀다.

“그래도 미움은 여전하다. 나는 여전히 고통 속에 있는데 그 검사는 변호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권총이 있다면 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건강은 회복했나.

“사건 이후 간질이 생겼다. 지금도 한 달에 한두 번 쓰러지곤 한다. 지하철에서도 몇 번 쓰러진 적 있어 혼자 외출하는 것이 두렵다.”


신동아 2010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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