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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공격헬기 개발계획의 속내

겉으론 소형무장헬기 자체개발 속으론 중고 아파치 수입?

  • 김종대│D&D Focus 편집장 jdkim2010@naver.com│

한국형 공격헬기 개발계획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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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3월23일의 깊은 밤, 미 11항공연대 아파치 롱보우 31대는 힐라에 주둔한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의 메디나 사단을 공격하기 위해 적진으로 침투했다. 그러나 같은 시간 공화국 수비대원들은 이미 이에 대비하고 있었다. 휴대전화로 롱보우의 이동상황을 전파하고 AK소총과 RPG 로켓포, 23mm 대공포를 쏘아댄 이라크군의 공격에 롱보우는 1대가 격추되고, 6대가 심각한 피해를 당했으며, 나머지도 기체가 성한 게 없었다. 반면 전과는 이라크군의 전차 4~5대를 파괴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종심작전의 완전한 실패였다. 미군의 작전개념에서 공격헬기에 의한 적지종심작전이 소멸된 배경이다.

굳이 이런 작전을 모방해 아파치를 구매한다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한국군은 이미 공군의 전투기와 지대지미사일, 다련장포, 장사정포 등 종심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 현재 육군의 기갑작전 교리상으로도 이러한 무모한 공격헬기의 단독작전은 타당성이 없다. 공격헬기는 대부분 지상군과 ‘협조된 작전’을 수행하는 게 보편적인 추세인 까닭이다. 이러한 추세에 신경 쓰지 않을 만큼 한국 육군이 ‘용감한’ 군대라는 점에서는 감탄을 금할 수 없지만, 유사시 조종사의 생명도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하는 게 훨씬 합리적일 것이다.

육군의 하이-로 믹스 개념으로 소형헬기를 개발하게 되면, 소형급은 장시간 작전에 필요한 무장과 연료를 탑재할 수 없는데다 산악지형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심한 계곡풍으로 인해 안전성이 크게 제한된다. 전투효율성과 생존성 향상을 위해서는 다양한 임무장비와 무장을 장착해야 하는데 소형헬기는 그러한 군의 작전요구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저러한 이유를 다 떠나 쉽게 생각해도 결론은 마찬가지다. 하이-로 믹스라는 개념 자체가 미국이나 구 소련 같은 초강대국에서 달성할 수 있는 개념이다. 전세계 국가들 가운데 다양한 종류의 무기를 성능별로 구비하겠다는 개념을 채택한 나라가 과연 몇이나 있을까. 무분별하게 미군의 작전교리를 모방하다 굳어진 고정관념이 아닌 다음에야, 비좁은 국토와 제한된 자원을 가진 나라에서 다목적 단일기종이 아닌 여러 종류의 무기를 갖겠다는 구상 자체가 논리적으로 성립되기 어렵다.

무기의 종류가 많아지면 후속군수지원도 별도로 이뤄져야 한다. 운영유지비가 급증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어쩌면 획득비용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바로 헬기 기종의 다양화로 인해 초래될 유지비용의 급격한 상승일 것이다. 과연 이러한 문제점을 이번 기본계획을 입안하는 과정에서 진지하게 검토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왜 국내 방산을 불신하는가

이명박 정부 출범 이래 한국군 핵심 무기체계에 대한 정책수립과 의사결정이 난맥을 겪고 있다는 징후는 곳곳에서 확인된다. 1월5일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면서 “무기 획득시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상용구매는 제한하고 정부 간 직구매, 즉 FMS(대외군사판매) 방식으로 구매하겠다”고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FMS 제도란 한국의 방위산업 기반이 취약하던 시절 군수업체와 직접 협상을 벌여 구매할 능력이 안 되는 까닭에 미국 정부에 의존하던 시스템이다. 국내 방위산업의 체계종합능력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지금은 업체 차원에서 필요한 부품과 기술과 노하우를 구입해 하나의 무기체계를 완성할 수 있는 중견국가로 도약하는 시점이다. 이러한 시기에 과거의 FMS 도입을 고집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국방부 수뇌부가 과연 획득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과 불안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항공산업을 발전시키려면 우선 국내 방위산업체가 이룩한 성과의 기초 위에서 미래를 설계하는 게 옳은 방향이다. 이러한 간단한 원칙마저 부정하고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정책결정의 난맥상만을 고스란히 노출하면서 마련된 이번 기본계획은 항공산업의 도약이 아니라 추락으로 귀결될 공산이 커 보인다.

신동아 2010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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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D&D Focus 편집장 jd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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