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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술값, 1년 지나면 안 갚아도 된다

  • 장진영│변호사│

외상 술값, 1년 지나면 안 갚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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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회사의 소멸 시효 주장, 타당한가?

금융감독원은 상사 소멸 시효가 5년이므로 5년치의 부당이득금을 고객들에게 돌려주라고 지도했다고 한다.

1973년 중앙정보부의 조사를 받는 중에 숨진 최종길 전 서울대 교수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금청구소송에서, 2004년 2월14일 서울고등법원은 “국가가 소멸 시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원칙에 어긋나므로 허용될 수 없다”며 국가는 원고에게 18억여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 외에도 다수의 판례에서 우리 법원은 과거 군사정권이 강제로 사유재산을 강탈한 경우 국가가 소멸 시효를 주장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법원 판결은 이번 사례에도 중요한 참고사항이 될 수 있다. 돈에 관한 한 한 치의 빈틈이 없는 금융회사가 민법상 기간을 잘못 계산한 것은 다분히 고의적인 위법행위인데도, 그렇게 부당한 이득을 취한 금융회사가 고객의 무지를 탓하며 소멸 시효를 주장하는 것은 자신의 권리를 남용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것이다.

또 금융회사들이 이 같은 부당이득을 취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을 감독해야 할 금융감독원이 감독을 소홀히 한 것도 주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원인을 일부 제공한 금융감독원이 나서서, 그것도 단기 시효인 상사 시효 5년을 운운하는 것은 대단히 부절적하고도 부도덕한 처사다.



사실 필자는 2년 전부터 금융회사들의 이자 부과 행태에 법률적인 문제가 있음을 주목하고 법적 대응책을 찾던 중이었다. 다행히 한 선각자의 용기로 인해 필자의 수고를 덜게 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금융회사들이 스스로 잘못을 고치지 않고 있다가 금융감독원의 지도를 받은 것을 보면 우리 사회가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을 느끼며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법이라는 것이 아는 자에게는 모르는 사람의 등을 치는 수단으로, 일반인에게는 몰라서 당하는 설움을 주는 ‘횡포’의 다른 이름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지 않는 한 자신을 지키는 수단은 스스로 갖추어야 한다는 원론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독자께 든든한 방어수단을 돌려드리기 위해 앞으로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신동아 2010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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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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