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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은 이명박-김영삼 동거정권?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이명박 정권은 이명박-김영삼 동거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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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은 이명박-김영삼 동거정권?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현재 공기업에 진출해 있는 현철씨의 측근은 “박형준 정무수석이 YS계의 영입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이 측근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이 자연스럽게 우리 ‘보수진보’(그는 YS세력을 이렇게 표현했다)를 쓰고 있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이전의 전두환·노태우 정권은 극우세력이니 거리감이 있지 않겠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권을 엄호하는 데 적극적이다. 이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세종시 수정도 마찬가지다. 김 전 대통령은 “정부를 절반 이상 쪼개어 이전한다는 것은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한 정책이 아닐 수 없다”고 이 대통령의 손을 번쩍 들어주면서 ‘국민투표에 의한 해결’이란 해법까지 제시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내가 국회의원 9선을 하는 동안 이런 국회는 본 적도 없고 이런 정치인도 처음 본다”면서 박근혜 전 대표를 정조준하기도 했다. 국민투표 방식을 훈수하면서는 “박정희 대통령은 집권 18년 동안 자신의 장기집권 등을 위해 네 번이나 국민투표를 악용했지만 세종시 문제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것”이라고 했다. 또 지난 연말 야당의 4대강 예산 삭감투쟁으로 여·야가 격하게 대치하자 “하늘 아래 이런 국회가 있느냐”며 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현 정권을 겨냥해 ‘독재’라는 표현을 써가며 공격하자 “나라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틈만 나면 평생 해오던 요설로 국민을 선동하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 김대중씨는 이제 자신의 입을 닫아야 한다”고 말하는 등 이 대통령을 적극 엄호했다.

이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 사이의 밀월이 깨질 뻔한 위기도 있었다. 2008년 18대 총선 한나라당 공천파동 때였다. 당시 부산·경남을 중심으로 상당수 YS계 의원이 재공천을 받지 못했다. 그러자 김 전 대통령은 3월18일 경성대 특강에서 “민의를 전혀 존중하지 않은 공천이기 때문에 솔직히 저는 아주 실패한 공천, 잘못한 공천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측근인 김무성 의원이 낙천한 데 대해 “국민이 지지하느냐, 국회의원 생활에서 공로가 있는가를 고려하지 않고 (당 실세가) 멋대로 제일 좋아하는 사람을 공천해버렸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다음날 김무성 의원의 부산 선거사무실을 찾아 격려하면서 “경쟁자보다 여론조사에서 7배나 앞서는 김 의원을 낙천시킨 한나라당 공천은 공천도 아니다. 김 의원을 압도적 다수로 당선시켜 한나라당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줘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정가에선 YS가 공천파동을 계기로 이 대통령과 결별하고 박근혜 전 대표에게 기우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후 YS와 이 대통령 측의 갈등은 해소국면을 맞았다. 한 정치평론가는 “앞으로 YS가 박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는 일은 결코 없을 것 같다. YS는 체질적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독재자’로 규정하고 싫어하기 때문에 그의 딸에게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PK정치 부활의 인큐베이터

이 대통령 입장에서도 김 전 대통령에게 신세를 진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때 YS는 상도동계 출신 측근 정치인들을 일일이 불러 “이번에 박근혜는 안 된다. 이명박이 된다”며 MB 캠프로 갈 것을 권유해 실제로 여러 사람을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빼 와 이명박 후보 진영으로 보냈다고 한다. 이 대통령 집권 후 국정의 고비 때마다 YS가 나서서 한 마디씩 지원사격을 해주고 있다. 가끔은 박 전 대표도 겨냥하니 친이계로선 든든한 원군이다. 이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은 기독교 장로라는 공통점도 있다.

물론 노련한 정치인인 YS가 MB를 적극 지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봐야 한다. ‘이명박 정권을 통한 PK정치의 복원’이라는 원모심려(遠謀深慮·원대한 꿈과 깊은 생각)도 없지 않은 듯싶다. 이렇게 된다면 현재의 이명박 정권은 PK정치의 화려한 부활을 위한 ‘인큐베이터’ 구실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러한 점이 2012년 대선구도에서 PK변수의 부상으로 이어질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송영길 최고위원은 4월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명박 정권은 제2의 김영삼 정권이 되어가고 있다”고 힐난했다. 정치적인 측면이 아니라 경제문제를 거론하면서 나온 지적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없지 않았다.

신동아 2010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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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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